"용기가 필요한 상황에서 용기를 보여줄 수 없는 사람, 사랑이 필요한 상황에서 사랑을 줄 수 없는 사람이 장애인입니다. 장애는 육체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존귀한 사람이라고 믿고 절대 포기하지 않아야 합니다."
태어날 때부터 팔다리가 없이 작은 왼발만 있던 아이, 절망 속에 어린 나이에 자살까지 시도한 아이가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많은 사람에게 용기를 주는 희망 전도사로 성장했다.
호주의 닉 부이치치(Nick Vujicicㆍ28)가 21일 오후 한국을 찾았다.
부이치치는 1982년 호주 브리즈번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테트라-아멜리아 신드롬(Tetra-Amelia syndrom)으로 양팔과 양다리 없이 발가락 두 개가 달린 작은 왼발 하나만 있던 그는 남다른 자기 몸에 절망해 8살 어린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다.
"1990년 8살 때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내 몸이 남과 다른 줄 몰랐다"는 그는 "학교에 가 보니 친구들이 놀렸고, 다시 주변을 보니 형과 누나, 가족들 모두 팔다리가 있는 것을 보고 내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한번은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뛰어들었고, 그 뒤로도 두 번 자살을 시도했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발견해서 목숨을 건졌습니다."
그는 절망을 극복하는 데는 부모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고 소개했다. 그의 부모는 그를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학교에 보내 비장애인들과 함께 어울리도록 했고, 울면서 학교에서 돌아오는 그를 인내심을 갖고 지켜봤다.
"특별한 요구 사항이 있는 아이를 둔 데 대해 우리 부모님은 절대 부끄러워하시지 않았습니다. 장애 자녀를 둔 부모님은 아이 인생 전체를 책임질 수 없는 만큼 그날그날, 매 순간에 필요한 배려를 해주시면 됩니다."
그는 사춘기가 시작된 13살 때부터 장애를 차츰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어느 날 장애를 딛고 사는 사람들에 대한 신문기사를 어머니가 보여주셨죠. 성경에서 시각장애인을 고치신 예수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가 장애를 안고 태어난 것은 누구의 죄도 아니라는 것도 이해하게 됐습니다."
물론 부모와 갈등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나도 보통의 13살짜리가 할 수 있는 관심사와 상상력을 가졌기 때문에 생긴 갈등이었을 뿐 장애아였기 때문에 갈등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며 웃었다.
사회복지단체 사랑나눔재단(이사장 박종옥) 초청으로 방한한 그는 28일까지 전국 곳곳에서 강연과 퍼포먼스 등을 한다.
힘겨운 청소년기를 보낸 그는 특히 청소년들에게 자존감과 희망을 북돋우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관심이 많다며 "더 많은 사람에게 꿈을 주고, 계속 노력하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 내 인생의 목표"라고 말했다.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희망을 가져야 합니다. 싱가포르를 방문했을 때 부유한 은행가가 자기 딸이 거울로 스스로의 얼굴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자기비하에 빠졌다며 하소연해 왔습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자기 정체성과 삶의 목적을 발견하지 못하면 불행합니다."
부이치치는 22일과 23일은 서울 온누리교회 양재캠퍼스에서 희망전도집회 'I love my life'를 열고 △24일 평택 동방사회복지타운(10시), 대구 동신교회(19시) △25일 부산 스포원실내체육관(15시), 호산나교회(19시) △26일 서울 충무아트홀(15시), 여의도 순복음교회(21시30분) △27일 부천제일교회(14시) △28일 강북제일교회(9시30분, 11시30분), 분당 만나교회(14시30분), 수원실내체육관(19시)에서 대중강연과 퍼포먼스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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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1일 연합뉴스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