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버린 천재 스케이터, 안현수 선수의 비극

쿠라라네 작성일 10.02.17 21: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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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영황제 펠프스, 육상의신 우사인볼트, 장대높이뛰기 no.1 이신바예바, 테니스 여제 샤라포바와 같이 한분야에 최정상에선 선수가 파벌로 인해 국가대표로 선발되지 않았다면... 그 나라는 얼마나 부패한 것일까. 이 상상하기도 싫은 희극이 본인에겐 심장에 꽂힌 채 뽑아지지 않는 칼처럼 평생의 恨이 됨은 자명하다. 한국에서 에디슨이 태어났다면 전파상을 했을거란 웃지못할 유머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비운의 천재? 버림받은 천재!

 동계 올림픽이 시작되었다. 효자종목으로 손꼽히는 동계스포츠 쇼트트랙에서도 압도적인 실력으로 2006 토리노올림픽을 휩쓸었던 안현수 선수는 볼 수없다. 의아스럽게도 그는 일찌감치 올림픽 국가대표에 제외돼 있다. 2002년 김동성선수가 워낙 일찍 은퇴를 해서 혹시 은퇴한건 아닌가 생각하겠지만, 엄연히 은퇴는 아니다.
 2008년 예기치못한 부상으로 재활치료 도중, 2009년 4월에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아직 회복 초기단계였던 그는 단 한차례의 경기에 8강에서 국가대표 출전길이 막혔다. 가장 공정하고 객관성을 기해 실력있는 선수를 선발할 수 있도록 수차례에 걸쳐 선발전을 치루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른 종목의 경우도 최소 2번에서 4번까지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루며, 쇼트트랙 역시 2번의 선발과정을 치루던 관례가 있었으나 이번만큼은 그 관례를 깨고 단번으로 확정지었던것. 1년전 몸상태와 실력 그것도 단1차례에 불과했던 국가대표 선발전이 과연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었을까 의문이다. 한편, 2009년 4번의 수술 끝에 안현수 선수는 얼마전(2010년 2월 2일) 개최한 전국체전에서 3관왕을 석권하며 여전히 '쇼트트랙 황제'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었다. 100년에 한번 나올까말까한 선수를 배척하고도 빙상연맹은 뻔뻔스럽다.


 2006 토리노 올림픽 쇼트트랙 부문 사상최초 3관왕. 당시 정정당당하게 실력으로 승부하여 다른 경쟁자들을 우월한 실력으로 압도하는 깔끔한 경기를 보여주며 세계를 놀라게했던 안현수 선수. 찬사속에 챔피언 왕좌에 올랐던 그가 실력이 아닌 타의로 세계정상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했다는 자체가, 그리고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 그의 부재는 국가적 비극이다.
 올림픽은 매해 오지 않는다. 4년이라는 각고의 시간동안 기량을 갈고닦아 마음껏 자신의 실력을 승부하는 세계적인 꿈의 무대 올림픽. 자타공인의 실력을 갖고도 오르지 못한다는 상실감과 박탈감은 오로지 스스로 감내해야한다. 분명 이는 걸출한 선수의 미래를 짓밟은 국가의 손실이고 국가가 배신한 것이다.

 실력 아닌 비리에 눈멀어 자신을 배신한 조국이 조국인가. 국가가 그에게 해준건 무엇인가.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나라를 벗어나지 않는 한, 가만히 배신감과 인내를 곱씹을뿐. 추성훈도 파벌의 피해자로 유도 국가대표가 되기위해 일본국적을 택했다. 쇼트트랙계에서도 활발한 활약을 보여줬던 최민경 선수가 국가대표 출전을 위해 프랑스 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안현수 선수 역시 다른 나라에서 국가대표 선수 제의가 들어오기도 했으나, 거절했다. 자신에게 황금과도 같은 청춘과 꿈의 올림픽에서 마음껏 기량을 펼칠 절호의 기회를 국가가 송두리채 앗아갔으니 만큼, 국가는 그가 국가대표의 꿈을 찾아서 귀화하더라도 할말이 없다. 자신의 전부였던 쇼트트랙... 그마만큼 소중했기에 다른 국가에서 발벗고 알아서 모셔가겠다는데 조금만 쉽게 생각하면 국적변경은 일도 아니다. 축구는 월드컵 규정때문에 불가하지만 다른 스포츠에서는 비일비재하다. 그 잘난 애국심 개나 줘버리고 자신을 더 위했더라면 안현수 선수는 얼마든지 눈물을 삼키며 국가대표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다.




 "국적 바꾸고 올림픽 가는 건 비겁한 행동"

  지켜보던 제3자도 이해할 거대한 비수가 된 상황이지만, 안현수 선수는 담담히 그리고 묵묵히 전국체전과 세계선수권대회 그리고 다음 2014년 소치올림픽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적 바꾸고 올림픽 가는 건 비겁한 행동"이라며 의젓하고 성숙한 자세를 보여 보는이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의 인터뷰를 보면 이젠 달관의 경지에 오른듯 하다. 자신을 힘들게 했던 파벌과, 자신을 방해한 사람들에 대한 원망보다는 그저 자신을 낮추고 겸손으로 일관하는 그의 인품. 단지 자신이 좋아하는 쇼트트랙을 하고 싶었을 뿐인 그의 진중한 마음이 잘 묻어나온다. 누구보다 울분과 타는 속마음, 한을 눈물로 삼켰을 안현수 선수가 그렇게 군자같은 말을 하고 나오니... 그가 더욱 애틋하기만 하다.


 "다른나라 선수는 보내줘도 좋다. 안현수만은 막아라!"

 금테 안경의 앳된얼굴로 2002년 솔트레이크 올림픽에 오르며 2006년 최고의 경지를 선보인 본좌 안현수. 그의 올림픽 금빛으로 화려하게 물들였을 때에도 다른 한편에서 벌어지는 흙탕물을 튀기며 엉망진창이 된 파벌싸움에서 속앓이를 해야했다.  "다른나라 선수는 보내줘도 좋다. 안현수만은 막아라!"라는 충격적인 망언지시 아래, 같은국가대표 선수끼리도 견제하는 희극을 연출하기도 했다. 2006 토리노올림픽이 끝난 이후로도 어김없이 파벌은 지속되어 안현수 선수는 엄청난 견제속에 세계선수권대회와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뤄야했다. 국제경기에서 다른나라 선수 견제도 신경쓰일 일이거늘 자국선수의 견제와 왕따라는 이중고를 극복해야만 했다. 안현수 선수가 부상을 당하게 된 계기도 무리한 견제가 원인이었다.


파벌싸움의 희생자 속출... 방관하는 빙상연맹


 


  90년대 쇼트트랙을 전략육성하기 시작된 이후로, 파벌싸움은 수그러들지 않고있다. 사실 파벌도 '선의'로 화합되기만 한다면 상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허울만 좋을 뿐인 국가대표 코칭스탭들과 빙상연맹은 파벌의 가해자로 선수들을 파벌의 피해자로 멍들게 하고 있다.
 안현수 선수는 군면제를 받도록 u대회에서 1위하도록 해달라는 한 선배의 요구를 거절해 새벽 2시까지 8시간 동안 구타를 당해 그 선수는 제명처리 되는 징계를 받았지만, 빙상연맹의 한 관계자가 뇌물을 먹이고 다시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비리를 보여주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선수는 안현수 선수의 활약이 눈부셨던 2006 토리노 올림픽 명장면 5000m 계주 짜릿한 역전승으로 군면제를 받게 된다.
 파국으로 치닫던 2006년 토리노올림픽 쇼트트랙 파벌싸움으로 안현수 선수가 극심한 왕따를 당하고, 심적고통을 호소한다. 이에 안현수 선수의 아버지가 귀국당시 공항에서 빙상연맹 관계자를 만나며 파벌을 해결해 달라는 요청에 간섭하지 말라며 맞서면서 불량한 언행이 오가며 몸싸움을 벌이는 것을 자신의 귀국인터뷰 도중 목격하게 된다. 언론에서는 빙상연맹 관계자의 태도는 쏙빠지고 안선수의 아버지가 행한 언사만 편집한채 내보냈다.

 2007년 국가대표 선발전은 이호석선수가 반칙으로 실격처리됐음에도 불구하고, 국가대표 선발조건을 충족했다는 이유로 최종 선발에 확정되었다. 이미 선발 조건이 충족되었다면 굳이 출전시키지 않아도 되었고 선의의 경쟁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반드시 배제되어야 할 '국가대표 선발'이 부정으로 승부가 조작된채 진행되었다. 반칙으로 얼룩진 경기였지만, 재경기도 없이 국가대표를 확정지어버렸다. 그런 상황이 올림픽에서 재현되는 것은 예견된 일이자 빙상연맹이 자초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1인자 안현수 선수의 비애

 2006 토리노 올림픽에서 3관왕이라는 영광에 찬물을 끼얹는 보도가 있었다. 그의 숭고한 노력에 태연작약하게 먹칠한 것과 같다. 실력으로 어떻게 해볼수도 있었지만 일을 그르치게 하기 않기 위해 '양보'했다는 것. 덕분에 안현수 선수는 찬양만 한껏 받아도 모자랄 판에 '양보의 미덕'이 결핍된 사람이란 지적을 억울하게 들어야 했다. 지금 누구 말마따나 개인 경기에 '양보'가 어디있으며, 출전하는 선수들 모두 금메달을 목표로 하지, 양보와 희생하기 위해 출전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증거가 버젓이, 우리의 기억속에 똑똑히 자리잡고 있는 진실이 있다. 안현수 선수는 깔끔한 경기를 보여줘왔다.





 2인자 이호석 선수와 살리에르 증후군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무리하게 인코스로 파고들며, 금은동이 확실시 된 상황이 물거품이 되었다. 더욱화가나는 것은 어부지리로 뒤에오던 안톤오노가 은메달을 따게 된것. 자칫 금메달도 위험했던 상황이었다. 남자 1500m에서 사상최초로 한국인 셋이서 메달싹쓸이 할 수 있는 기회였건만... 그 바람에 성시백 선수는 메달권 안에 들지 못했고, 이호석 선수는 실격처리 됐다. 한편, 집안싸움에 콩가루 될까싶어 연일 안톤오노의 망언기사를 자극적인 이슈화 하여 화제를 전환시키고자 하고 있고 이와 더불어 누구의 의도인지 모를 출처불명의 언론플레이에 반감이 앞선다.
  이전에도 같은 파벌 국가대표로 밀어주기 위해 자신이 희생하여 결국 그 선수를 1위로 만들어주었다. 당시 그렇게 국가대표 선발이 좌절된 이승훈 선수는 빙속으로 종목을 변경해 국가대표로 출전하였고 7개월만에 아시아 최초 빙속 메달권이라는 눈부신 성과로 금의환향했지만. 
 그래서 이번 사건을 두고 성시백 선수가 연대출신이지만 한체대라인이라 비한체대라인으로서 견제한 것이라는 의견도 워낙 파벌싸움의 중심에 선 행동을 보아왔기 때문이다. 혹자들은 금메달에 무리한 욕심을 옹호하기도 하지만, 방법자체가 잘못됐다. 또 무리하긴 했지만 악의/고의는 없었다고 거들고 있다. 그러나 전적이라는 게 있다. 2006 세계선수권대회 계주 실격판정과 2009년 국가대표선발전 실격판정 등 그동안 이호석 선수가 보여준 전적은 충분히 의도를 생각하게 한다. 그가 정당하게 이기고 싶었으면 인으로 들어오지 않고 아웃으로 자신의 그 실력을 보여줬어야 한다. 이번경기도 '실격'판정이 말해주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호석 선수는 안현수 선수의 고교 1년 후배다. 일련의 결과를 보면 드라마에서나 볼법한 살리에르 증후군을 앓는 악역이 떠오른다. 물론 이호석선수가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메달경쟁에서 2위에 머무르며 2인자라는 심리적 스트레스가 심했을 것은 이해못하는 바 아니며, 안현수 선수의 부재로 금메달에 들기에는 남자부 쇼트트랙 유일한 올림픽 경험자로서 서로가 비슷한 실력이니 승산이 있었다. 그걸 모르는 바는 아니나 스포츠는 '승부'를 '정당(Fair)'하게 쟁취할 때 인정받는 것이다. 아무리 1등이어도 방법이 정당하지 못했다면, 그 승리에 박수쳐줄 사람보다 등돌릴 사람이 더 많다.
 화면과 실격판정에서 자유로운 그리고 올림픽 정신인 Fair play가 전제된 경기를 보여줬다면 그리고 보여준다면 그에 대한 원망은 수그러들지 않을까...




  탈색한 머리, 말근육의 허벅지, 앳된 외모...
만 24세의 안현수 선수는 4년전과 변한게 없다.
그에게 가슴속에 묻어둬야할 2010년 밴쿠버 올림픽이란 것이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미안해질 뿐이다. 지긋지긋한 파벌싸움에 애꿎은 선수가 희생되는 비극은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


Francois-Louis Trembley (Canada)
 "존경의 대상이면서 가끔은 화가 나기도 한다. 김동성이 없으니 안현수..거기다 안현수는 김동성보다 더 강하고 꾸준하다. 나에겐 재앙이면서도 축복이다. 그로인해 수많은 골드를 놓쳤지만 또 그와같은 시대에 경기하고 있다는 것 말이다."

Apolo-anton Ohno (USA)
 "그는 마치 제트기 같다. 그가 바깥쪽으로 날 추월할때면 머리가 하얘진다. 항상 내가 최고라고 생각하지만 그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정말 그의 스케이팅에서는 아름다운 오로라가 나오는 것 같다."

Eric Bedard (Canada)
 "특히 1500미터에서 그는 앞에서 뒷짐을 지고 타고있는데 나를 비롯한 다른선수들은 양손을 흔들어도 격차가 점점 벌어진다.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를 몰랐었지만 이젠 그를 따라잡는 걸 체념했다. 선배인 Marc(Marc Gagnon:은퇴)가 안현수가 어떠냐고 묻길래 그에게 복귀할 생각은 절대 하지 말라고 말했다."

Nicola Rodigari (Italy)
 "2002년 월드컵에서 패했을 때 난 한국사람들이 그렇게 강할리가 없다고 단언했었다. 그러나 안현수를 보고 난 후엔 그 패배를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그를 보고 있으면 편하지가 않다. 무언가 말하기 어려운 감정이 생긴다. 굳이 말하자면 아마도 존경심일 것이다."


안현수 선수가 보고싶고 그리운 올림픽이다.


 

(펌 다음 /  I LOVE SOCCER / 날강도 심판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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