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남북정상회담 10주년을 맞아 일부 의원들이 ‘6.15정신으로 돌아가기 위해 대북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시대착오적인 망상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민주당의 한계를 보여준 것이라 생각된다.
특히 지난 정부시절 10년간 쌓은 평화의 탑이 무너지고 그 자리에 또 다시 증오와 적대가 들어섰다고 했는데, 그 평화의 탑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무너져 버릴 수 있는 탑이라면 그것은 모래 탑이나 다름없는 것이 아닌가?
6.15남북정상회담은 햇볕정책으로 불려졌던 대북포용정책의 첫 번째 산물이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햇볕정책의 목적은 분명히 북한을 변화시키는데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지난 10년 동안 북한은 얼마나 변했는가?
불행하게도 북한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KBS가 취재한 결과에 따르면 북한은 6.15정상회담 직후부터 김정일의 지시에 의해 선전선동을 통해 체제단속에 주력했다고 한다.
또 북한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은 남북교류가 확대되고 남북경협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와중에도 대남무력적화통일을 위한 군비확장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핵무기다.
물론 지난 10년동안 성과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폐쇄적인 사회에서 외부와의 교류확대로 인해 주민들의 의식에 변화가 오고, 그것이 탈북으로 이어져 북한체제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것도 따지고 보면 극심한 식량난과 함께 변함없이 독재체제를 고수하려는 한 북한 지도부로부터 탈출하고자 한 생존의 몸부림에 불과한 것이었다. 그러니 어쩜 북한의 변화를 바랬던 우리가 어리석었는지도 모르겠다.
북한에 이용당하고 속은 것은 지난 10년으로 족하다. 그런데도 화해와 협력을 통해 북한의 변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고 이를 주장하는 것은 나라를 통째로 들어 북한에 바치겠다는 것이나 다를 바 없을 것이다.
더구나 46명의 천안함 용사들이 북한의 공격에 의해 처참하게 죽어간지 채 100일도 안되었고,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북한의 저주스러운 협박이 아직 우리의 귓가를 맴돌고 있는 시점에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