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4시에 대승호와 선원 7명이 귀환했다.
지난 8월 8일 대승호는 동해의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조업 중에 북으로 납치되었고 그동안 우리 측의 송환요구에도 일절 대응을 안 하던 북한이 어제 갑자기 송환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왔고 이어 오후 4시에 송환한 것이다.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피납된 선원과 선박이 되돌아 왔으니, 죽었다가 살아난 것처럼 기쁘고 다행스러운 일이다.
대승호의 어처구니 없는 납치도 그렇지만 그간 냉냉하던 북한이 갑자기 대승호와 선원을 귀환시킨 사실을 놓고 우리는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2008년 7월 금강산관광객 박왕자씨 피살사건 으로 갑자기 경색된 남북관계가 설상가상으로 금년 3월 26일 서해상에서 우리 천안함 폭침사건으로 극도의 긴장이 감도는 상태에서 남북간 미중간 한중간 미북간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어서 가히 동아시아는 전쟁전야와 같은 무거운 침묵이 흐르고 있다.
이런 급박한 상태에서 북한이 선심이라도 쓰는 듯이 대승호와 선원을 돌려보내 준 조치는 오히려 우리에게 적지않은 당혹감을 주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이러한 조치는 사실 당연히 해야 할 도리 임에도 그것을 이상하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것은 그동안 북한의 행태가 상식과 도리를 벗어난 행보였다는데 있다.
북한은 이번에 그들이 대승호를 귀환시켜 준 댓가로 남한으로부터 어떤 ‘감사의 답례’를 기대하는 지도 모른다.
북한의 내부 사정이 워낙 급하다보니 정황상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남북관계에서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관계를 정상화시키려면 맺힌 매듭을 풀어야 한다.
옛 말에 결자해지(結者解之)란 말이 있다.
즉 문제가 발생되게끔 원인을 제공한 측이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말로써, 북한은 박왕자씨 피살 사건은 물론 최근의 천안함 폭침에 대한 솔직한 시인과 적절한 보상, 그리고 재발방지 약속을 해야한다.
그 연후에 남북관계 정상화와 통일을 공통분모로 하여 서로 화합할 수 있는 명분을 내세울 수 있는 것이다. 북한의 향후 행보에 기대를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