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순수히 '진보'라 자처하거나 반대급부에 밀려 '진보' 나 '좌파'로 추앙(?) 받게 된 분들에게
드리는 작은 제안이자 부탁의 말씀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진보'라는 말에 강한 혐오를 느끼시는 분들은 '뒤로가기'를 누르시기를 추천합니다.
개인적으로 나 자신이 '진보'라는 사실을 이번 정권을 통해 타의적으로 알게 된 사람으로서
감히 이런 말씀을 드려도 되나 싶기도 하지만, 화창한 주말을 홀가분한 기분으로 보내고 싶어
그 동안 담아왔던 생각들을 털어 놓고자 합니다.
오랜 시간 이 게시판을 지켜보며, 많은 정보를 얻고, 생각을 해보며, 이야기를 나누어
나름 많은 것들을 깨닫게 되었고,,
자연스레 이 게시판에 작은 애정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도 때로는 감정이 격해지기도 하였고, 때로는 나와 다른 생각을 지닌 이들을 한심하다 느꼈으며,
그들은 진심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어느 분의 그들의 '무지'를 지적한 글을 읽고,,
또, 저와 논쟁을 벌이다 슬그머니 글을 지우고 사라진 어떤 이의 모습을 보며,,
다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나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되더군요.
'난 결국 한 사람의 마음도, 생각도 돌리지 못한 것이 아닌가?'
......
'나는 되도록 옳은 결정과 판단을 내리기 위해 여러 정보와 사실들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려 노력했고,
그러한 판단을 바탕으로 보다 민주적이고 건설적인 방향으로 선택을 해 왔다고 자부해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나의 글과 말은 작은 게시판의 한 사람의 마음조차 돌리지 못했고,
논리적으로 설득하지도 못했으며, 특정 문제에 대한 효과적인 해결책도 이끌어내지 못했다.
지금은 너무도 호전적으로 변해 버린 이곳의 한 사람을 떠올려 보면
초반의 그는 그래도 생각이 다른 이들과 '대화'를 나누려 했으며,
나름 우리들의 생각에 귀 기울이려 하였다.
그러나 현재 그는 마음의 문은 닫혀 버렸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 위한 말만 하고 있으며
토론을 위한 논쟁이 아닌, 비난과 분란을 위한 논쟁만 일삼고 있다.
하지만,,,, 결국 그를 이렇게 만든건 결국 우리가 아닐까?
아니, 저런 그의 모습엔 나의 모습도 담겨 있지 않을까?'
누군가의 표현을 빌려 '선의의 지지자들',,
혹은 '무지한 사람들', '언론과 선동의 희생자들',
저들도 우리를 그렇게 볼 지 모르겠으나,,
결국 우리는 저들의 마음을, 생각을 돌리기는 커녕 더 크고 높은 벽만을 쌓은 것 같았습니다.
토론, 논의, 선거, 정권의 교체,, 그 밖의 모든 민주적 절차들, 이야기들,,
결국 그곳에서는 그 누구도 승자도 패자도 아니었습니다.
역사는 쉼 없이 돌아가고 있었고, 그 틈바구니에서는 많은 문제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습니다.
눈 앞에 나와 적대시 하는 자에게만 열을 올리다 보니
전체를 보지 못하게 되고 부분에만 집착하게 되고,
귀중한 토론의 기회과 시간들을 생산적으로 이끌어 내지 못하고 소모적으로 낭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안 드립니다. 부탁드립니다.
제 앞으로의 각오이기도 합니다.
저들과 소모적인 논쟁을 하지 맙시다.
전 그들에게까지 이런 제안을 할 만큼 넓은 아량은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보다 민주적이고 발전적인 사회를 원하시는 분들은
어느 정권이든 국민의 정당한 견제와 비판에 수용적일 수 있는 사회를 바라시는 분들은,
더 이상 발전과 대안이 없는 비난과 갈등을 위한 논쟁은 피하도록 합시다.
저도 처음엔 모든 논쟁들이 다 의미가 있는 것이라 생각 했고,
이런 과정들이 보다 사회를 민주적으로 바꾸어 나가는 진통이라 여겼으나,,
정치적 성향조차 양극화 되어 가는 현 시점에서 이젠 변화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이런 정치 성향의 양극화는
개인에게만 돌릴 수 없는 사회적이고 구조적인 모순에 기반한 것들도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 스스로 더 많은 적들을 만들어내고, 생각을 가르고 있으며,,
무지함을 쉽게 간파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조차
논리적으로 상대하지 못하고 있다면, 이건 우리의 무능이고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
굳이 제 의견에 동참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들을 선동하자는 게 아닙니다.
우리편으로 변화시키자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우리 스스로 '바르고', '옳다'라고 믿는 사람들이
그 활동도 저들이 느끼기에도 '바르고', '옳은' 모습으로 한결 같이 유지한다면
지금의 소모적인 모습 보다는 결과적으로 서로에게 더 이득이 될 것 같다는 생각 뿐입니다.
우리가 먼저 변하자는 뜻입니다.
큰 어려움도 필요 없을 것입니다.
어쩌면 지금도 잘 해주고 계신데, 제가 괜한 말씀을 드리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맹목적 비난을 위한 글에는 '무시'로 일관하고
상대방의 무지와 무논리적 대응에는 철저한 논리와 지식을 가지고 맞섭시다.
나와 생각이 다른이와의 토론이 자칫 감정싸움으로 변질된다면, 잠시 중단합시다.
보다 의미 있고 발전적인 모습들로 상대방을 대하고 예의를 지켜 나갑시다.
이것이 어쩌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강력하게 사회를 변화시키는 모습일 것입니다.
지금까지 드린 말씀..
어쩌면 이상적이기도 하고 많은 한계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이 바람직하지 않은 것만은 분명합니다.
많은 분들의 생각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