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北대사관 앞서 2년전부터 인권개선 시위 에얼리히씨
"고통받는 신씨 안타까워 금요일 구명시위 벌일 것" 베를린 한인들도 서명운동
'통영의 딸' 신숙자(69)씨를 구하기 위해 독일인들도 나선다.
독일 베를린에 있는 북한대사관 앞에서 2년 전부터 매주 금요일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침묵시위'를 하고 있는 독일 기독학술협회 소속 게르다 에얼리히(71)씨는 "이번 주 금요 시위는 신숙자씨 구명을 위한 시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신씨를 석방하라'는 플래카드도 준비했다.
에얼리히씨는 2009년 9월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1시 반부터 1시간 30분 동안 '종교 자유 보장' '수용소 해체' 등 구호가 쓰인 피켓과 플래카드, 유인물을 들고 침묵시위를 해왔다.
▲ 독일 기독학술협회 소속 인권운동가인 게르다 에얼리히가 지난 6월 베를린 주재 북한 대사관 앞에서 피켓을 들고 인권개선을 위한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베를린=이혜운 특파원에얼리히씨는 "당시 오픈 도어즈라는 선교회가 발행한 자료 중 북한 내 종교 탄압 실상을 포함한 참혹한 인권 실태 부분을 보고는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시위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들이 신숙자라는 이름을 처음 안 것은 지난 6월 북한정치범수용소해체본부 유럽 대표단인 열린북한방송 하태경 대표와 탈북자 김혜숙씨가 독일을 방문했을 때다. 당시 하 대표와 김씨는 북한 대사관 앞에서 약 1시간 동안 정치범 수용소 철폐, 종교 자유 보장, 인권 개선, 핵무기 개발 중단 등이 담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친 뒤 북한 김정일에게 보내는 서한과 정치범 수용소 수감자 254명 명단이 담긴 책자를 대사관 우편함에 집어넣었다. 이 명단에는 신씨와 두 딸 혜원·규원이도 있었다.
시위를 계획하게 된 것은 국제인권협회 NGO 단체 'IGFM'이 발간한 잡지에 신씨 사연이 소개되면서부터다. 에얼리히씨는 "요덕수용소에서 고통받는 신씨와 두 딸이 안타까워 이번 시위는 이들을 위해 기획했다"고 말했다.
신숙자씨는 남편 오길남씨와 독일에 살다 1985년 작곡가 윤이상씨의 권유로 입북(入北)했다가, 남편이 이듬해 탈출한 뒤 두 딸과 함께 북에 남았다.
베를린에 사는 한인들도 신씨 구명 운동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베를린 한인회(회장 정정수)는 지난 17일부터 신씨 구명을 위한 서명운동을 시작해 현재 100여명의 서명을 받았다. 오는 25일에는 베를린 한인 교회에서 신씨를 위한 기도와 서명운동을 한다. 받은 서명을 독일 연방의회에 제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인 사회 관계자는 "신씨 사건을 통해 당시 북한이 저지른 일과 지
금 북한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리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