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닷컴ㅣ이철영 기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아들의 영훈국제중학교 합격을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다. 국내 제1의 재벌가 자제가 일반적으로 저소득층에게 입학기회를 부여하는 전형인 '사회적 배려 대상자'로 국제중에 합격했기 때문이다.
22일 한겨레는 이재용 부회장의 아들이 지난해 12월, 서울시 강북구의 영훈국제중학교에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으로 합격했다고 보도했다. 이 부회장의 아들이 선택한 전형은 비경제적 배려대상자 전형으로 '한부모가족지원법' 제4조 제1~5호에 따른 아동에 해당한다. 지난 2010년도까지는 한부모 가정 자녀라 할지라도 '저소득자'에 해당할 때만 선발이 가능했다.
그러나 2011년부터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은 경제적 배려대상자와 비경제적 배려대상자로 나뉘었다. 여기에 한부모 가정 자녀 요건에 '저소득' 조건이 빠지면서, 이 부회장의 아들 역시 사회적 배려 대상자에 해당 돼 입학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이 부회장 아들이 합격하면서 국제중의 ‘귀족학교’ 논란이 다시 재연되고 있는 점이다.
이 부회장 아들의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 합격 사실이 알려진 뒤 각종 인터넷 공간에는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비등하고 있으며 이 부회장 아들의 입학을 두고 교육단체 및 시민사회단체 등도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부모 가정 자녀라는 입학요건을 충족하고 있지만, 재계서열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자제라는 점을 감안할 때 ‘사회적 배려 대상자’로 합격한 것은 국민정서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 아들의 국제중 합격과 관련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하병수 대변인은 “당초 없던 규정을 비경제 배려 대상자로 열어주면서 나타난 문제”라며 “비경제 배려 대상자 요건을 열어줌으로써 국제중은 귀족학교의 성격이 더욱 강화됐다. 이 부회장 아들의 합격과 같은 논란은 이미 예고됐던 사안이다. 이 부회장의 아들이 합격한 한부모 가정 자녀 기준도 한부모를 떠나 경제적 상황도 고려했어야 하는 부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용 부회장 아들의) 국제중 합격으로 국제중이 귀족학교를 노골적으로 지향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뿐만 아니라 향후이 부회장 아들의 경우와 같이 이를 악용할 소지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하병수 대변인은 "영훈국제중학교는 이 부회장의 아들을 합격시킴으로써, 학교에 적지 않은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계산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 아들의 합격으로 국제중의 '사배자' 입학 취지가 결국, 상위계층에게 ‘편법’을 제공했다는 비난을 불러일으키게 됐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 입학 전형이 미달로 이어지자 교육과학기술부가 경제적 배려 대상자와 비경제적 배려 대상자라로 나누며 국제중에 특권을 부여한 결과라는 것.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장은숙 회장은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은 저소득층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취지에서 만들어졌다”며 “이 부회장 아들의 합격이 논란을 부르는 것은 국제중 입학 전형의 편법을 이용했다고 본다. 일반전형으로 지원했어야 한다. 이 부회장 아들의 사회적 배려 대상자 합격은 국민정서와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 아들의 국제중학교 입학이 절차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 측은 "학교 측이 제시한 정식 전형과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지원한 것이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도 없다"며 "이재용 부회장의 아들은 대기업 오너 일가의 자손이기 전에 '부모의 이혼'이라는 정서적 아픔을 겪은 사회적 배려 대상자다. 오히려 이번 일로 (이재용 부회장의 아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지는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8년 한길리서치가 조사한 국제중학교 설립과 관련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77.6%가 '계층간 위화감을 조성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혼은 신의 한수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