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홍검?

짱공이시다 작성일 13.01.28 21:4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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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홍검(飛鴻劍)?"
검술에는 인연이 없었던 오운 김경두가? 되뇌었다. 그는 자못 흥미가 동하는 모양이었다.
"좀 자세히 설명해 주시구려.""설명이 무슨 필요가 있겠소? 직접 보시면 되잖습니까?"
주회인이 그답게 선뜻 나섰다. 그러나 그는 문득 박학래를 바라보며 도로 주저앉고 말았다.
"스승이 계신 데서 그건 안될 말이오. 내가 경솔했었나 보외다. "
사실 김경두뿐만이 아니라 비홍검이라는 검법에 대해서 모두들 궁금해하던 참이었다.

 가끔씩 비홍검에 대해서 말을 듣고는 있었지만, 그것을 실제로 볼 기회는 없었던 것이다.

얼마 전에 그들은 주회인의 검법 솜씨를 볼 기회가 한번 있긴 있었다.

일본인으로 검도 6단이라는 자가 중국에서 온 검객에게
아주 파리 목숨처럼 놀림을 당하고 난 뒤에, 중국 검사가 조선엔 검법이 없다고 빈정대자

주회인이 나서서 중국 검객 네 명을 손쉽게 상대하여 깨끗하게 굴복시켰던 것이다.
그 자리에는 중국 영사관 직원까지 입회했었다.
그 시합이 끝났을 때 중국 검객들은 주회인에게 기념 예물을 바치고 나서 공손하게 말했다
"저희는 24검을 닦았습니다만 선생님께서는 아마도 48검을 닦으셨나 봅니다! 감탄했습니다! "
"그게 48검이오?" 나중에 여해는 그에게 물었다. 그러자 주회인은 빙긋 웃었다.
"아마도 그자들의 선생이 48검이었던 모양이지? 허지만 검렵은 128검까지 있지."
바로 그 128검의 이름이 비홍검이라고 하였다.


비홍검술, 조선 고유의 대검법 비홍검술.
이 검술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또다시 기(氣)의 이야기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된다.

그 정도의 검법에 이르러서는 무예는 이미 정신과 혼연일체가 되는 것이다.
그것은 칼끝으로부터, 그리고 손끝으로부터 정신력의 힘, 즉 기가 발산하는 현상인 것이다.

단가 수련에 정통하게 되면 기가 온 몸에서 자유자재로 돌 뿐만이 아니라,

그것을 신체의 어느 한 부위에 모을 수가 있다.

이것은 인도의 요가 수행자들에게서도 쉽게 발견되는 능력이다.


"나도 그 검법을 좀 배웁시다. "
그 뒤에 여해가 박학래에게 청한 일이 있었다. 그러자 그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여해, 뭣하려 그런 험한 것을 배우려 하시오? 정신수련을 하시오."
"여해의 십일대조(권율 장군)께서 검법으로 얼마나 많이 사람을 살상하셨소?

  그분이야 나라를 위해서 하신 일이지만, 권씨 가문에 살상은 그것으로 충분하오."
사실 어쩌면 잘된 일인지도 몰랐다. 사람의 일이란 알 수 없는 것이므로

검술을 배웠더라면 본의 아니게 사람을 해쳤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게 조선검법입니까?"여해가 물었다.
"조선검법이오. 을지문덕,연개소문이 쓰던 검법이고,

바로 여해의 십일대조께서 쓰시던 검법이오.

내가 이 정도일 때 그분들이야 이를 일이겠소?

그러니 권율 장군이나 정기룡(鄭起龍) 장군 같은 분에게

몇 천이나 몇 만의 군대가 두려워 보였을 리가 없지... 하지만 여해..."
박학래의 목소리는 나직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그는 조용하게, 독백하듯 말했다.
"법은 다 있소. 검법도 있고, 창법도 있고, 축지 장풍 병술도 있소.

  허나 나는 이것 가지고 한 번도 자랑한 일이 없소이다. 

  한 번도 사람을 다치게 한 일이 없어요‥‥‥‥
문득 숙연하게 말하며 머언 산을 응시하는 박학래, 그의 준수한
모습을 바라보면서 여해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봉우 권태훈 옹의 실제 증언을 바탕으로 한 단(丹) 중에서..발췌..


진짜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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