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상임위 논란? 국회의장 직무유기와 새누리·민주당 담합 구조 때문

이단호크 작성일 13.05.01 19:5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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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계동 주민들은 결원이 된 노원병 국회의원을 보궐선거로 선출한 것이지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결원이 발생해서 그 위원을 뽑은 것은 아니다."

노회찬 전 진보정의당 의원이 30일 당 홈페이지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일부다. 그는 국회 상임위원회 배정 논란에 직면한 안철수 무소속 의원에게 "(상임위 배정은) 관례나 편의보다도 당사자의 '희망'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힘을 실어줬다.

당초 안 의원은 4·24 재보선 당시 교육문화관광방송통신위(교문위) 배정을 희망했다. 그러나 무소속 등 비교섭단체 의원의 상임위 배정은 국회의장이 최종 결정하는데다, 현재 교문위 내 비교섭단체 및 무소속 의원 수를 감안할 때 불가능할 것으로 관측됐다.

새누리당에서는 '전임자'인 노 전 의원이 속해 있던 국회 정무위원회로 가라는 공세도 펼친다. 이 경우, 안 의원이 금융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를 관할하는 상임위의 업무 연관성 탓에 보유 중인 안랩 186만 주를 신탁하거나 매각해야 한다. 안 의원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요구다. 다만, 안 의원은 지난 29일 본회의 이후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상임위 배정과 관련해) 이제 국회 측과 논의 중"이라며 "(백지신탁 문제는) 국회 관행과 규제에 따라 하겠다"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안 의원이 등원하자마자 '무소속의 설움'을 톡톡히 느끼고 있는 터에 노 전 의원이 지원사격에 나선 셈이다. 공교롭게도 노 전 의원은 안 의원의 4·24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에 대해 "대기업이 동네 빵집을 낸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편 바 있다. 특히, 노원병 출마에 대한 사전 양해 여부를 두고 안 의원 측과 진실공방까지 벌인 바 있다. 노 전 의원이 한때의 '불편한 관계'에도 '후임자'인 안 의원의 숨통을 틔워준 셈이다.

"안철수 상임위 논란? 국회의장 직무유기와 새누리·민주당 담합 구조 때문"

노 전 의원은 이 글에서 "국회 쇄신이 시작돼야 할 곳 - 안철수 의원 상임위 문제"라고 단언했다. 그는 "안철수 의원이 (자신이 사용했던) 518호실을 배정받았다고 해서 상임위도 전임자가 속했던 정무위로 가야 한다는 것은 억지"라고 주장했다. 특히, 안 의원의 국회 상임위원회 배정 논란에 대해 "국회의장의 직무유기와 원내 제1당·제2당의 담합구조에 그 원인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회에 국회의원 정원은 있지만 상임위원회 정원이라는 것은 원칙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정원이 없으니 따라서 결원도 없다"며 "여야 합의 운운하지만 현재 상임위원회별 위원 수를 보면 원내 교섭단체들의 담합이 얼마나 부끄러운 결과를 낳는지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노 전 의원은 "겸임상임위를 제외한다면 300명의 국회의원이 배치돼야 할 상임위는 모두 13개이고 상임위 배정이 공평하고 합리적이었다면 한 상임위당 평균 23명의 의원들이 배치돼야 한다"면서 "그러나 현실은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이다"고 짚었다.

이어, "현역의원들의 지역구 관리에 필요한 자원과 기회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상임위는 희망자가 넘치는 반면, 일 많이 하고 생기는 게 적은 상임위는 기피대상"이라며 "이 문제를 국회의장은 여야 합의 사항이라며 방관하고 여야 원내교섭단체 대표는 담합으로 특권을 확장한다"고 비판했다.

실제 상임위 수를 적시하며 예도 들었다. 노 전 의원은 "국토교통위원회가 31명,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30명인 반면, 일 많고 생기는 게 없는 법사위는 16명, 입만 열면 서민이니 복지니 하시지만 환경노동위원회는 15명, 농림축산위원회는 19명, 보건복지위원회는 21명이다, 그 중요하다는 국방위원회도 17명"이라고 꼬집었다.

"상임위별 여야 균형 고려해야 한다고? 그렇다면 국토교통위는 어떤가"

IE001573477_STD.jpg▲ 안철수 의원 '518호' 첫 출근 4·24 재보선에서 당선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2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518호 의원실로 첫 출근해 방을 둘러본 뒤, 점심 식사를 위해 방을 나서고 있다. 518호는 본래 노회찬 진보정의당 전 의원이 사용했던 사무실이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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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의원은 "이처럼 현재의 상임위 정수는 합리적 근거가 없는 담합의 산물이며 반드시 지켜져야 할 원칙도 아니다"며 "따라서 안철수 의원이 자신이 희망하는 다른 상임위로 가기 위해서 다른 의원과 합의해서 상임위를 바꿔치기 해야 한다는 주장도 근거 없는 궤변"이라고 주장했다.

또 "상임위별로 여야의 균형을 고려하면 아무데나 갈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그렇다면 국토교통위는 어떤가"라며 "환노위의 두배가 넘는 31명이 몰려 있는 이 물 좋은 상임위는 현재 새누리당 17명, 민주당 13명, 무소속 1명이다, 무소속 의원 한 명 더 들어간다고 여야 균형 위협받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자신이 처음 등원했던 17대 국회 당시 상임위 배정 경험도 곁들였다. 노 전 의원은 "당시 민주노동당 10명 의원에게 아무 상임위나 1명씩 원하면 다 보내준다는 여야 양해가 있었지만 국회의장은 나의 의사도 확인하지 않고 (신청했던) 정무위 대신 법사위로 강제 배치했다"며 "다년간 법무부의 보호와 관찰 하에 고락을 함께 한 것 말고는 별다른 법조계 경력이 없다며 저항했지만 소용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당시) 눈물을 머금고 (정무위를 한 달간 함께 준비했던) 재벌, 금융전문가인 보좌관들을 해고했다"면서 "몇 번 망설였지만 누구도 말하지 않아 그 아픔의 기억으로 이 글을 쓴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진실은 민주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20명 이상이 속해있지 않은 비교섭단체 의원들에 대한 상임위 배정권은 전적으로 국회의장한테 있다”며 “그렇다면 국회의장에게 얘기해야할 일이지 그걸 ‘결사체의 횡포’라고 한다면 국민에게 왜곡된 사실을 전달하는 일이 되기 때문에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원 구성 당시라면 (노 대표의 얘기 등이) 다 받아들여져 충분히 (안 의원의 상임위
조정이) 가능할 것”이라며 “하지만 이미 상임위 배정이 다 돼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상태인데 (중간에) 재보선으로 들어온 한 분이 가고 싶은 상임위가 있다고 해서 해당 상임위에서 한 의원이 양보를 하고 나와야 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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