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댓글과 국정조사 문제에서도 그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논란 문제에서도 박 대통령은 직접 개입하지 않고 이런저런 자리에서 점잖게(?) 우회적으로 건드리고 넘어가는 전략을 썼다. 정상회담 대화록의 공개 문제에서도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것은 남재준 원장의 일이라고만 우겼다. 사태가 이렇게 돌아가자 야당은 전략을 바꿨다. 그동안 우회적으로 국정 실책만을 거론해왔던 야당은 이제는 박 대통령이란 '구체적 실체'를 자기들 싸움판에 끌어들일 필요가 생겼다. 드디어 대선 결과 불복이니 대통령 사과니 하는 등의 터부(정권 초기로서는 그렇다)를 넘나들더니 급기야 '박근혜와 박정희'를 싸잡아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야당의 선(線)을 넘은 유인책은 비판받고 야당은 몇몇 희생자를 내게 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 과정에서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웃고 있을 수만은 없는 현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청와대는 자부할 것이다.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인기가 60%를 육박하는 것은 박 대통령의 정치 불개입, 국정 전념 의지, 외교 치중 등이 주효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러나 그렇게 안주만 할 일이 아니다. 지금 박 대통령의 '오불관언'이 정치판의 싸움을 더욱 격렬하게 만들고 야당은 죽고 살기로 달려들게 만들며 결국 대통령을 '동네북' 취급하게 만드는 것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바로 그 60% 안에 들어 있다. 이들은 박 대통령이 좀 더 강하게 친북 좌파를 압박하고 좀 더 신랄하게 종북 이념에 맞서며, 나라와 국민과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우습게 아는 자들의 '버릇'을 고치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오늘자 좃선일보 김대중 칼럼
??수구 꼴통 언론은 착실히 자기가 갈 바를 안다. 어려울때 허둥되지 않고 훌륭한 전술하에 일사 불란하게 움직인다. 작금의 사태가 보수 꼴통들이 소수의 촛불들에게 물대포를 쏘면 촛불이 사그라 든다고 여기는 듯하다. 그러나 니들이 원하는 것처럼 국민들은 더이상 속아주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