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에 보니까 문창극의 발언중에 문제의 소지가 비교적 적은것들만 모아놓고 '이래도 문창극이 극우냐?'라고 강변하는데,
진짜 문제가 되었던 발언들은 쏙 빼놓고 있었네.
1. 조선의 식민지 지배는 하느님의 뜻이다.
=> 전광훈 목사나 기독교계 극우 인사들은 '원래 기독교인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말한다'라고 하는데, 이는 사실 궤변일 뿐이다.
세상 만물의 모든 일이 다 하나님의 뜻이다라는 것은, 인간이 어떤 나쁜짓도 하나님의 뜻이라는 소리가 되며, 그렇다면 흉악무도한 연쇄살인, 강간 같은것도 역시 하나님의 뜻이 되어버린다. 일본의 조선 식민지배도 마찬가지로 범죄 행위였지만 하나님의 뜻이 되어버리는 것과 마찬가지 논리이다.
그런데 이 논리를 확장하면 우스운 상황이 생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반 기독교' 감정이 굉장히 크며, 적극적으로 반 기독교 운동을 하는 커뮤니티도 있는데, 이것도 저 논리에 따르면 '사탄의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되어버리는, 모순이 생기는 것이다.
물론 이런 문제에 대해서 우리나라의 보수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 사탄의 행위이다'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어떤 행위가 '하나님의 뜻인지, 사탄의 뜻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뭔가?
바로 보수 기독교인들이 자기들에게 유리한 대로 판단하는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신학 관련한 전문가들이 문창극의 저따위 논리를 비판하는 내용이 '하나님의 뜻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문제 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기독교 교리대로 전지전능한 하나님이라면, 사실 세상 모든 일이 다 주의 뜻인게 맞다. 그런데 여기서 어떤 의미를 끌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전쟁, 침략, 홀로코스트, 인종청소 같은 인륜에 반하는 범죄 행위, 심지어는 반 기독교, 더 나아가 사탄숭배 역시 하나님의 뜻이 되어버린다.
그러므로 '세상 만사가 하나님의 뜻이다'라는 명제에서는 어떤 특정한 결론을 도출할 수 없는, 무의미한 명제가 되어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창극이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강변한 이유는 뭘까?
그것은 뉴라이트가 주창해온 '식민지 근대화론'을 기독교 식으로 변형한 것에 불과한 것이다. 문창극이 '식민지배를 극복함으로써 우리 민족이 더 발전했다'라고 말하는 것과, '식민지 시절에 일본에 의해 조선이 근대화 되었고 현대까지 발전한 근간이 되었다'라고 뉴라이트가 주장한 것은 결국 동일한 얘기이다.
이들이 이런 주장을 왜 하는 것일까? 그것은 단 하나, 현재 새누리당을 비롯한 이 사회의 기득권 세력에게 원죄로 남아있는 '친일파의 후손'이라는 오명을 씻어주기 위한 것이다.
우리나라 보수세력이 민족 정통에 기반하지 않고, 제국주의 일본에게 기생했던 기회주의 세력의 후손이며, 그들이 일본에 기생해 받아 먹은 부를 기반으로 하여 이 사회를 장악하게 되었다라는 사실을 대부분의 대한민국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
뉴라이트는 이런 사실 자체를 지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합리화 하기 위해 기존의 구 보수세력이 감히 하지 못했던 '일제 식민지시절의 합리화'를 과감히 시도했던 세력이며, 지금도 그 짓을 계속 하고 있는 중이다.
문창극은 바로 이러한 흐름 중에서 기독교 쪽에서의 논리를 만들어 보급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2. 조선민족은 선천적으로 게으르다...류의 발언
=> 문창극은 이 발언이 윤치호 등 다른 인물들의 발언을 인용한 것일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웃기는 소리이다. 문창극이 이들의 발언을 '이런 말도 안되는 소리가 있다'라는 뜻으로 인용한 줄 아나? 자신이말하고자 하는 얘기의 근거, 예시로 든 것이다. 즉 이런 발언들을 '긍정적으로 소개'한 것이다. 따라서 이런 말에 문창극이 찬동했다고 봐야 하는 것이다.
3. 위안부 문제는 사과받을 필요 없다
=> 문창극은 이걸 두고 '경제적 배상에 매달리지 말고 진정한 사과를 받아야 한다는 뜻이었다'라고 말한다. 이것도 치졸한 변명이다. 문창극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옛날에 모두 배상이 끝난 문제인데 다시 들고 나올 필요 없다'라고 말한 것이고, 이는 일본 극우들의 주장과 일치한다.
옛날에 배상이 끝났다는 것은 박정희 시절의 한일협정을 말한다. 그런데 위안부 문제는 그때 알려지지도 않은 문제였고 박정희 정권의 제3공화국이 아니라 전두환의 5공화국이 끝난 후에야 불거지기 시작한 문제다.
또한 위안부 문제는 전쟁범죄에 해당하는 반인륜, 반인권에 대한 문제이다.
따라서 한일협정에서 다뤘던 식민지배에 대한 보상만으로는 해결이 안되는 문제이다.
이처럼 위안부 문제를 박정희 시절의 배상으로 퉁치자는 주장은 일본 극우들의 상투적인 논리인데, 어째서 문창극이 저런 주장을 한 것인가? 그것은 뉴라이트 세력이 저런 주장을 하기 때문이다.
뉴라이트가 저런 주장을 하는 이유는, 일본과의 관계에서 위안부 문제는 풀리지 않는 고리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자민당 계열 우파 정부는 위안부 문제를 절대 인정치 않으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뉴라이트를 비롯한 한국의 보수세력은, 한일관계가 전면적으로 풀리고, 과거 식민지 시절의 피해에 대해 더 이상 한국민들이 피해의식을 가지지 않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야만 자신들의 과거가 희석 되기 때문이다.
일본 애니에 푹 빠진 일부 덕후들 중에서, 일본편을 들면서 반일 감정을 경원시 하는 일부 네티즌들이 있다. 만약 한일 관계가 식민지 같은 것이 없는 정상적인 관계였더라면, 이런 사람들이 딱히 욕 먹을일은 없을 것이다.
뉴라이트가 바라는 한국민의 대일 감정이라는 것은, 바로 저런 점일 것이다. '비록 식민지 지배를 받은 적이 있지만, 보상도 충분히 받았고 했으니, 더이상 일본을 미워하지는 말자'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렇게 된다면 자연히 친일파들의 행적이 더 이상 지탄 받지도 않을 것이요, 이들이 식민지 시절에 행했던 반민족 행위도 대충 눈감고 넘어가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들이 제기하고 있는 '친일파 소유의 재산 환수 소송'같은 것에 승리하기도 더욱 쉬워질 것이며,
'조상의 친일 경력'으로 정치 진출이 어려운 친일 후손들의 정계 진출도 쉬워질 것이다.
물론 이러한 부정한 것들이 당연시 된다면, 우리 사회가 친일 반민족 행위자들에 대해 이렇게 너그럽게 넘어가게 된다면, 언젠가 비슷한 상황이 닥칠때에 독립운동을 하려는 사람보다 친일로 한몫 챙겨보려는 자들이 훨씬 많아지게 될 것이다.
뉴라이트를 비롯한 보수세력들은 자기들이 좀더 당당하게 활보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사회정의를 비틀고 억누르고 있으며, 일본의 식민지 시절이 얼마나 끔찍했던 것인가를 자꾸 상기 시켜주는 위안부 문제를 대충 덮고 넘어가고 싶어한다.
그들의 바램이 나타난 것이 바로 문창극의 저런 망언들이었던 것이다.
빕스는 이 3가지 물음에 대답할 수 있는가? 이래도 문창극을 옹호할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