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파악이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되는 곳은 현장입니다.
최고로 효율적인 구조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바로 파악가능한 곳도 현장입니다.
그렇다면 필요한 체계는,
현장에서 후방에 구조를 위해 필요한 사항을 요구하고, 후방은 이를 듣고 어떻게든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형태의 체계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사고에서 보여준 정부의 움직이는 모습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우리 조직 문화 자체가 권위적이고 수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후방에서 상급자가 상황을 통제하려 시도하면 결코 일이 제대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현장의 요구를 듣고 지원해 줄 후방이 오히려 현장에 간섭하고 명령하고 요구하는 모습의 결과가 이번 세월호 참사인 것 같습니다.
이번에 개편한 정부 조직도 똑같은 형태입니다. 후방에서 상황을 보고를 받아 파악하고 명령을 내리겠다는 구조입니다. 이런 방식으로는 사고 초기의 골든타임에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됩니다.
제 생각에는, 사고가 나면 현장에 있는 최상급자의 직위를 한시적으로 대통령 권한대행에 준하는 직급으로 상승시키는 것이 그나마 우리나라 조직문화에 먹힐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후방은 현장에 먼저 통신을 거는 걸 최대한 자제하고 침묵하고 현장의 요구를 들어줘야 합니다. 그렇게 한 후에 책임은 현장이 지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