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의 정상화를 바라는 국민 한사람으로써..

부싯돌라이타 작성일 14.08.24 11: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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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와이프 친구 결혼식때문에 안산에서 부산으로 왕복 12시간을 운전하고 오면서 중간중간 휴게소에 들렸습니다.

와이프가 임신했기때문에 평소같으면 한번정도만 휴게소에 들렀을텐데 올라오는 길 세번째 휴게소에 들렸을때

 

카톡이 하나왔습니다.

 

"유민이 아버지 이혼한지 10년되었으며 양육비도 고작 200만원밖에 안준놈입니다. "라는 식의 덧글 캡처한 사진과 함께

단식하는 "놈", 이혼한 "놈"입니다. 인터넷에 난리네요.

 

라고 적혀있더군요.

 

밝힐순 없지만 엄청 가까운 사람이라.. 대놓고 뭐라고는 못했지만 정말 관계만 아니라면 연을 끊고 싶을 정도로

분노했습니다. 와이프 또한 이게 한아이의 아빠라는 사람이, 뱃속에 둘째가 있는 인간이 할수 있는 것인가

할정도로 화를 냈구요.

 

몇번 "수컷닷컴"이니 "일베"에서 올라온 유언비어나 사실무근의 자료들로 자주 카톡을 보내기에

그냥 적당한 거리에서 대꾸하지말고 그냥 형식적으로 대해야겠다라고 생각했는데

어제의 카톡으로 분노하게된건 그냥 덧글을 캡처해서 올려놓고 고생하는 사람한테 "놈"이라고 지칭하는 그 사람이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않았기에 더욱 더 분노했던것 같습니다.

 

단 한번도 집회에 참여한 적도 없고 그저 생업이 바쁘다는 핑계로 나 살기 바빠 녹초가 되어 집에 들어와 뉴스를 보며

개탄하거나 정상인 것이 없는 이 사회를 그저 욕하기만 했던 저였지만 그런 저라도 단식투쟁을 하는 그 사람들을 욕하거나 한 낯 "놈"으로 폄하할 수는 없는게 당연하고 이것이 정상이 아니겠는가 생각합니다.

 

이제 한아이의 아빠가 되는 저조차도 아이를 잃은 슬픔은 이루 말할수 없을 것이라는건 느낄수 있습니다.

한달정도 임신했다가 유산된 적이 두번 있는 와이프가 처음 임신했을때 예명으로 했던 "주인"이라는 이름을

부르면서 "우리 주인이가 우리한테 다시 이쁜 아기를 보내줄꺼야"라고 애써 태연한척 얘기할때,

첫임신때 찍은 초음파사진을 아직도 간직하는 그모습을 볼때면

잘키웠다, 다컸다 라는 생각이 드는 고2 아이를 한순간에 잃어버린 그 분들의 심정을 100분의 1 아니 1억분의 1이라도

헤아리며 느낄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누군가 한대 치기라도 하면 내 뺨이 파해쳐지는 느낌이 들정도로 가슴이 아픈데 그렇게 소중한 아이들을

한순간에 잃어버렸는데 물이 넘어가고 음식이 넘어가는것이 그것이 부모의 입장이겠습니까?

그 아이가 커가면서 대학에 들어가서 장학금을 받고 내가 써보지 못한 학사모를 씌워주며 같이 사진을 찍고, 취직을하고 첫월급으로 내복을 사주고, 이쁜 섹시나 번듯한 남편을 만나 나와 같은 가정을 꾸리고 내 아이가 아이를 낳아 손주를 안겨주고

그 손주가 할아버지, 할머니라 말을 하고 또 유치원에 들어가고 하는 그 50~60년의 추억을..

송두리째 빼앗겨 버렸는데.. 그런 내 자식을 잃어버리게 한 놈들은 버젓히 잘 살고 호의호식하고있는 모습을 보면

눈깔이 뒤집혀지지 않는것이 파렴치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것이 폐륜 아니겠냐구요..

돈을 더주는데 그만하라구요?

 

그 50~60년의 추억이 그깟 대학입학특례나 의사자 지정이니 추모비 건립이니 이딴 것과 바꿀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와이프친구의 결혼식장면을 찍으면서 우리는 어땠나 하고 1년반전의 결혼식 사진을 보는데

한시간 넘게 와이프와 그때의 일을 기억하면서 그때의 설레임과 기쁨과 긴장한 느낌들 다시 살아나

마치 어제의 일처럼 느껴지더군요.  과연 그런 추억들을 더이상 쌓을 수 없다고 생각한 그 분들이

돈 몇푼 준다고.. 아니 몇억 준다고 그런 추억을 쌓을 기회와 맞바꿀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생업만 아니면 정말 뛰쳐나가서 그분들과 함께 이 사회가 정상으로 바뀌기를 외치고

내 아이가 정말 안전하고 투명하고 정직하게 살면 성공하는 그런 비리가 없는 깨끗한 사회에서 살게 하기 위해

온몸으로 투쟁을 하고싶습니다.

연초 박대통령이 말했던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이 사회가

정말 정상적이며 상식이 통하는 그런 세상이 되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정권퇴진이니 그런것 보다 약속했던 그런 정상화를 위해 비리를 척결하라는 시위에 함께 하고싶습니다.

 

아마 대다수의 사람들이 저와같이 그러한 투쟁에 함께하고자 해도 각자의 생활에 힘겨워 함께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압니다. 비겁하게 뒤에 숨어 그들을 방패막이로 삼더라도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들과 같이 정상적인 사회 아닙니까?

그렇다면 우리를 위해 투쟁하고 숭고하게 희생하는 그분들을 최소한 욕하지는 말아야겠지요.

 

어제에 이어 오늘도 그러한 유언비어나 그분들을 폄하하는 짱공유의 글들로 인해

두서없는 글을 적었습니다.

게시판 의도에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발 선동을 멈추고 의문이나 음모는 깨끗하고 투명하게 밝혀내고,

정치인이던, 공직자던, 대통령이던 비리에 연루되어있으면 엄중하게 처벌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여

국민들을 분열시키거나 실망과 좌절에 빠트리지 않는 그런 "정상"적인 사회가 되기를 희망하면서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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