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메르스가 이렇게 퍼진 이유....

준슥 작성일 15.06.03 17:5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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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이하 반말입니다. 

 

 메르스는 2012년 중동에서 처음 시작되어 2014년 4,5월에 정점을 찍고 이후 감소하였고 현재도 중동지방에서 꾸준히 발생중이다. 어차피 3년이 지나 안정기에 들어가 있는 질병을 이유로 증상도 없이 중동에서 오는 모든 사람들을 통제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루 수백명이 두바이나 아부다비 또는 카타르에서 들어오는데 그 사람들 전수를 모니터링이라도 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해 놓으면 좋겠지만 그런것은 없었다. 당연히 그런 인력을 운영하려면 돈이 들어가며 사스처럼 메르스가 없어지고 난 이후에 그 인력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하지만 이러한 방법으로도 중동을 방문 후 다른 지역을 거처서 한국에 들어온 경우는 본인이 신고하지 않는한 알 수 없다. 

 

 아무튼 메르스 환자는 잠복기 시기에 한국에 들어왔다. 어차피 아무리 엄격하게 검역을 했다해도 중동으로부터의 여행객을 완전히 차단하지 않는 이상 잠복기 시기의 환자가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하지만 발병 이후에는 퍼지는 것을 막을 수는 있었을 것이다. 신종바이러스라 아직은 잘 모르는 것이 많지만 잠정적인 재생산지수가 0.6-0.7 (감염력을 나타내는 지수, 한 환자가 평균적으로 감염시키는 환자수)라 지역사회로 퍼지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는 메르스가 왜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문제가 크게 되었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해보게된다.

 

1. 환자는 증상 발생 후 4-5 곳의 병원을 옮겨다녔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는 환자가 원하면 언제라도 이송이 가능한 의료시스템이다. 내가 아는 한 대부분의 외국은 환자가 원한다고 바로바로 이송이 가능한 시스템이 아니다. 의료진끼리 충분한 협의가 되고 합의가 된 후에 적절한 의료기관으로 이송이 되며 이는 국가에 따라 다르지만 환자나 보호자의 의사결정보다는 의학적인 소견과 의료전달시스템상의 이유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의학적으로나 의료전달시스템상으로 이송이 부적절하더라도 보호자나 환자가 원하면 거부할 수가 없다.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보내지 말라고 해도 '환자나 보호자가 원한다'는 명목으로 응급실로 그냥 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진료의뢰서라는 것이 있어서 그것 없이 이송하는 경우는 돈을 많이 내게하는 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의사가 소신것 진료의뢰서를 발급하지 않았을 때 혹여라도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보호해주지 않다보니 그냥 있으나 마나한 제도이고 결국은 보호자가 원하면 발급해주고 있다. 나중에 '니가 보내주지 않아서 죽었다, 혹은 나빠졌다'는 이야기를 듣거나 소송에 휘말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첫 환자가 대략 1주일간 여러병원을 다니면서 바이러스를 뿌리고 다닐 수 있었다. 게다가 종합병원 응급실은 수많은 입원대기환자들이 넘쳐나는 곳으로 역시나 감염의 전파지가 되었다. 응급실을 빠른 입원을 위한 대기장소가 되어버리고 1,2,3차 의료기관의 역할분배 및 환자의 선택제한이 없는 상황에서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어찌보면 환자가 병원의 선택권이 제한되고 이송시도 충분이 협의가 되어 병실이 배정되어  응급실을 거치지 않을 수 있다면 불필요한 노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2. 열나면 바로 병원, 열나도 계속 일.

 

 열이나고 몸이 좋지 않다면 대부분은 감기몸살이 가장 많고 설사도 한다면 급성 장염이 가장 많다. 외국의 경우는 아마 이런 경우 해열제를 복용하면서 집에서 쉬는 경우가 가장 많을 것이다. 여기에는 문화적인 영향도 있을 것이고 병원비가 싸고 예약이 따로 필요하지 않은 이유도 있을 것이다. 열이라도 나거나 혹은 감기기운이 있으면 바로바로 병원에 찾아가고 병원에서는 심하면 열댓명씩 대기하고 있다. 병원 대기실은 바이러스나 세균을 서로 옮기는 가장 좋은 장소 중 하나가 된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집에서 쉬지 않는다. 아마도 아파서 집에서 쉬겠다고 하면 바로 상사의 썅욕이 날라올지도 모르니 일단 병원가서 급한데로 약 먹고 바로 일하러 나가야 한다. 외국은 저절로 자가격리되는 효과가 있으나 우리나라는 병원 대기실이나 직장이 전염병의 전파지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3. 다인실, 공동세면실, 공동화장실

 

 예전에 외국 의학드라마를 보면 신기했었다. 우리나라는 돈많은 일부만 1인실에 있지만 외국은 드라마에서는 항상 환자들이 1인실에 있었다.  병원에서 특히, 감염성 질환과 면역저하자들이 있는 병원에서 6인실을 주로 운영한다는 것은 사실 서로 세균과 바이러스의 전파를 방치하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우리가 선진국 수준의 의료를 원한다면 1인실이 비싸다면서 6인실을 늘려달라고 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전체 1인실 체제로 가야한다. 문제는 1인실 위주로 간다면 같은 공간에 입원할 수 있는 인원이 크게 제한된다. 즉, 적은 인원을 입원시키고 입원환자대비 간호, 간병인력이 늘어나게 되고 (다인실은 아무래도 간호, 간병인력이 한번에 여러명을 볼 수 있다) 병원 수입은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다. 또한 입원병상수가 줄어들게 되므로 병원 수가 늘지 않는다면 입원 대기시간이 더 늘어난다. 병원 수입은 결국 수가로 직결되며 국민들은 더 많은 돈을 내면서 입원 대기시간은 더 늘어나는 결과를 감수해야 한다. 그러지 않는다면 병원 내 감염을 줄이는 것은 한계가 있다. 지방중소병원은 공동세면실이나 공동화장실이 층당 1-2개만 있는 경우까지 있으니 얼마나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퍼지기 좋은가. 게다가 우리나라는 간호인력의 부족으로 사설 간병인이나 보호자가 상주해야하는 시스템이니 간병인, 보호자까지 위험에 노출되며 환자의 감염병이 간병인이나 보호자를 통해 지역사회로 노출되는 통로가 된다.  이 역시 간호인력으로 간병을 모두 하려면 간호인력을 엄청나게 확충해야 하는데 다 돈이 들어간다. 그런데 1인실이 비싸다면서 6인실을 70% 이상으로 확충하라는 보건복지부나 거기에 병원비 싸진다고 환호하는 국민들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른다. 그냥 후진국형 시스템에 길들여졌다고나 할까.

 

4. 여행력? 메르스?

 

 환자가 마지막 병원에서 메르스로 검사가 나갈때까지 아무도 메르스를 의심하지 못했다. 이는 환자가 중동에 다녀온 사실을 말하지 않았고 또한 의사들이 여행을 다녀온 사실을 묻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의사들이 물어봐도 말하지 않았을 수 있지만 물어보지도 않았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의사들이 병력청취를 배울 때 여행력이 들어가 있기는 하다. 이전부터 해외여행을 매우 자주 다니던 서구 선진국에서는 여행력은 매우 중요한 요소중에 하나였을 것이다. 미국처럼 워낙 넓어서 주마다 고려해야할 일순위 감염병이 다른 경우는 더욱 그럴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기 시작한 것은 이제 20년정도(?) 되었을 것 같다. 그전에 의사들은 여행력 같은건 별로 물어볼 필요가 없었을 것이니 물어볼 생각도 안했고 해외의 질병유행에 대해서는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둔감할 것이다. 따라서 아마 오래전에 면허를 취득한 의사들일수록 더욱 신경쓰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외래에서 환자 1명당 3-5분 정도만을 본다. 그 시간에 물어볼 수 있는 정보는 한계가 있고 교과서대로 병력, 사회력, 여행력, 가족력, 흡연력 등 대부분의 환자들에서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는 정보까지 다 확인할 수 있는 여유는 없다. 어찌보면 최대의 효율을 내고 있지만 그만큼 일정부분이 희생되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은 병원에 덜 가면서 돈은 더 낼 준비가 되어 있는가?

 

5. 질병관리나 역학조사의 노하우 축적 실패와 비전문가가 권한행사.

 

 현재 질병관리본부에 이전까지의 전염병 관리 노하우를 가지면서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사람은 얼마나 될까? 현장에서의 실질적인 노하우를 가진 사람은 얼마나 될까? 대표적으로 보건복지부장관과 차관이 모두 의사도 아니고 심지어 의료인도 아니다. 경제학과 출신이거나 법대출신일 것이다. 그러니 의사결정이 빠르거나 효과적이기 보다는 보고하고 설명하기에 바쁠 것이고 의사결정자가 의료나 의학, 감염병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으니 본인이 소신있게 밀어붙이지도 못할 것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일이 터지면 관련전문가가 더 많은 권한을 가지게 되는 시스템이 아니라 그냥 더 많은 권한을 가지고 더 높은 직급을 가진 비전문가에게 책임을 지우는 형태일 뿐이다. 이 두가지 형태간의 의사결정의 정확성과 효율성의 차이는 따질 필요가 없을 것이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현장의 전문가들을 멀리하고 메르스 대책 간담회를 한다고 건강보험공단 이사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그리고 MERS대책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병원(경영자)협회, 제약(산업)협회 등을 대려다가 회의하는 사진을 찍고 있는 한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올리가 없다.

 

 내가 알기로 우리나라 대부분의 역학조사관들이 공중보건의로 이루어져 있다. 공중보건의는 3년 한시적으로 일한다. 즉, 2-3년이 지나면 이번 메르스 사태의 경험과 노하우를 지닌 역학조사관들이 대부분 없어지고 새로운 공중보건의로 대체될 것이다. 정규직으로 의사들을 채용하면 좋겠지만 왠만한 대우에는 의사들이 오지 않아서 어쩔 수 없다고 이야기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도 개인적으로는 파격적인 대우가 아니라면 솔직히 역학조사관 하기 싫다. 의사는 전문가로서의 대우를 받기를 원한다. 엘리트의식이라고 부른다면 어쩔 수 없지만 자신의 전문가로서의 견해가 단순히 직책이나 행정편의주의 또는 관행 등의 납득할 수 없는 이유에 의해 묵살당하는 것을 매우 기분나쁘게 여기며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고위직이 대다수 행시출신들로 이루어지고 경직된 위계질서를 가지고 있는 공무원 사회는 전형적으로 이러한 상황이 흔히 발생하는 곳이다. 또다른 곳은 군대가 있는데 의사들은 공중보건의와 군의관 때 이러한 속성을 경험하고 가능하면 회피해야 할 곳으로 공무원과 군대를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이러한 문제의 해결방법은 보건복지부에서 복지부에 묻혀 천대받는 보건부를 분리하고 고위급 공무원에 의사와 의료전문가들이 포진하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본다. 역학조사관 뿐 아니라 지금까지 전염병 관리의 경험과 노하우를 지닌 공무원들이 얼마나 질병관리본부에 자리를 지키거나 관련 직책에 올라갔을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공무원 체계를 잘 모르겠지만 장관은 정무직이라 그렇다고 쳐도 다른 고위 직책들이 순환근무라는 명목으로 잠깐씩 거쳐가는 형태라면 전문성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6. 남이하면 불륜, 내가하면 로맨스

 

 자가격리라는게 있다. 현실적으로 사람들이 잘 따라준다면 효율적이고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다. 현실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다 서설에 격리하려면 체육관 하나 빌려서 담뇨주고 가둬놓는수밖에 없다. 아님 그 사람들을 다 어디에 가두나. 하지만 자가격리에 비난이 많은데 자가격리로 격리가 될리 없다는 것이다. 솔직히 자가격리 조치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본인들도 자가격리를 충실히 이행할 의지가 없는 사람들로 보인다. 따라서 남들이 자가격리 하겠다는 것을 믿을 수 없는 것이다. 사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자가격리 조치에도 돌아다니는 것 같다. 아마 자가격리와 같이 시민의식에 기대는 조치는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시기상조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막상 자신이 자가격리 대상 또는 시설격리대상이 되면 난리칠 사람들이 꽤나 있을텐데 아마도 인터넷에 다 격리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댓글을 단 그 사람들일 것이다. 경험적으로 그사람이 그사람일 가능성이 가장 높더라. 

 

7. 마지막으로 제대로된 메뉴얼과 컨트롤 타워의 부재.

 

 이건 내가 메뉴얼과 대응체계를 확인할 수 없으니 정확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다. 다만 다음과 같은 기사로 짐작해볼 수 있다. 박근혜대통령이 도움이 되지 않는것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63499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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