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EBS는 2017학년도 수능부터 필수과목이 되는 한국사에 대해 수능 연계 교재를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출판 보름 전, EBS는 갑자기 내용을 상당 부분 수정해야 했습니다. 교육부 역사교육지원팀이 수정을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수정하라고 한 걸까요?
보시죠. 먼저 교육부가 지적한 '5.16 군사 정변'에 대한 부분입니다. 원래 교재에는 박정희 정부가 반공을 국시로 정하고, 국회를 해산했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교육부는 집필진 측에 보낸 이메일에서 국회 해산은 자주 있는 일인데, 이를 알 필요가 있겠냐고 되묻습니다.
결국, 교재에선 이 내용이 다른 내용으로 바뀌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 5.16, 유신에 대해선 "지금 국회의 최대관심사이다. 이 부분 절대로 잘못 쓰면 안 된다."라고 교육부는 신신당부합니다. 유신헌법에 대한 설명도 마찬가지입니다.
원래는 박정희 정권이 국가 안보와 경제 성장을 구실로 유신 헌법을 공포했다고 기술돼 있었습니다. 여기에 대해 교육부는 일부 교과서에만 실린 내용이라며 삭제를 요청했습니다. 결국, 빠졌습니다. 또한, 박정희 정부가 장기 독재했다는 내용이 너무 여러 번 반복되고 있는 느낌이라고 지적합니다. 이 또한 삭제됐습니다.
간첩으로 몰려 사형선고를 받은 조봉암에 대한 문제는 더 중요한 사람으로 바꾸라는 교육부의 요청 이후 이승만 관련 문제로 변경됐습니다.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삭제를 요청한 부분도 있습니다. 노동운동가 전태일의 동상 사진입니다. 전태일 동상 사진이 삭제된 자리엔 경부고속도로 개통식 사진이 삽입됐습니다.
교육부는 이 모든 것이 한국사에 대한 난이도를 조절하려는 조치였지 정치적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학생들 시험 부담을 완화하고 사교육을 경감시키기 위한 국가적 책무가 있다는 겁니다. 물론 교육부가 보낸 요청사항엔 정말 난이도를 조절하기 위한 조치로 보이는 내용도 있습니다.
하지만, 5.16, 유신, 전태일, 박정희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 수정이나 삭제를 요청하는 건 난이도 조절 목적 외에 다른 의도를 의심해 볼 여지가 충분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EBS 한국사 교재가 한국사 국정교과서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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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반국대통령, 빡통의 후빨이야기.
전태일 같은 노동자의 편에서 싸운 사람들은 빨갱이로 전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