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자연스러운 차별.

lt 작성일 16.05.19 11: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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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이 당연했던 시절
나는 백인이었다면 흑인에게 연민을 느꼈을까?
혹은 흑인과 동등한 관계를 맺으려 했을까?
혹 그러려 해도 뭔가 모르겠는 찝찝함을 참지 않고
그런 행동을 스스럼없이 했었을까?

만약 그 때 내가 백인이었다면
길거리에 죽어있는 흑인을 보며
마치 뭔가 유해한 동물이 죽어있는 것처럼
그저 잠깐 눈을 찌뿌릴 뿐
무심코 지나갈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것을
나는 인정해야 한다.

오늘날에도 차별은 다양하게
혹은 과거보다도 더 치밀하고 꼼꼼하게
내 온 삶 곳곳에 박혀있다.

차별과 역차별, 그리고 혐오.
혐오는 혐오로 대응한다.
혐오는 서로를 맨 밑바닥까지 끌어내린다.

그러나 대부분 혐오는 잘못 쏘아진 화살이다.

나를 짖누르는 큰 사회구조나 힘은
알지도 못하거나 알더라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 인정하는 대신
만만한 무언가를 혐오한다.

혐오는 불안과 두려움을 덮는 가면이다.



강남역 살인사건에서 피해자는
여성이라 죽였고
그 건물 주위의 여자들은 모두
그 시간 그 화장실에 그 여자보다 빨리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죽지 않을 수 있었다.

한 남성의 여성혐오 때문에 죽은 피해자를 추모하는 것,
그러면서 이러한 여성혐오가 없어지길 바라는 것은 자연스럽다.
물론 상당수의 남자들이 이에 대해서 애도의 마음을 갖고 있다.

하지만 어떤 남성들은 이들이 사진을 찍어 sns에 공유하는 모습이 마음에 안들어 욕하고
어떤 여성은 남성이 양복입고 추모 장소에 있는 것이 못마땅하다.
그리고 남성은 또 그것이 못마땅하다.

이게 서로 지금 뭐하는 짓이냐.
어떻게 개선시킬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남녀평등.
여성은 애초에 사회적 장벽이 있다.
이것은 매우 뿌리깊은 것이다.
하지만 무한경쟁의 시대, 경제가 극도로 안좋은 시대에
남성의 지위가 흔들린다.

여성의 지위가 특별히 올라가서가 아니라
남성의 지위가 흔들려서 남자는 여성상위시대라 생각하고
여성은 여전히 존재하는 사회적 벽을 느낀다.
그래서 남성은 여성을 혐오하고
여성은 남성을 혐오하고.


남자는 여성에게 사회적 장벽이 존재하는 한
여성이 경제력이 좋은 남자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며
그 짐을 다시 고스란히 내가 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여성은 스스로 그 장벽을 깨고자 하면
얻는 권리만큼 불안해지고 흔들리는 것도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그냥 서로 그러면 되는 것 아닌가...

쫌 자기 연애 못한다고 이성혐오는 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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