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보면
박근혜의 탄핵과
특검이 통과된 것은
우리나라를 전면적인 항쟁의 단계로 진입시키지 않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 같다.
너희들이 어떤 짓..
촛불에 백만명 넘는 인파가 모이고 연인원 천만이 넘더라도
제도권 안에서만 놀아야 한다는 강력한 통제.
이 통제는 체제의 건전함을 증명하는 것일까
아니면 혁명의 고단함을 보여주는 것일까.
이것은 승리인가 아니면 짖는 개돼지에게 주는 간식인가.
촛불이 승리로 끝나려면 삶이 바뀌어야 한다.
87년 항쟁이 노동자 대투쟁으로 이어져
얇디얇던 월급봉투가
이래도 회사가 망하지 않을까 싶게끔
두툼한 봉투로 바뀌는 것과 같이.
정권이 바뀌어도 현실이 바뀌지 않으면
누가 혁명이며 투쟁이며 기대하겠는가.
2002년엔 탄핵을 막는 승리를 이루었지만
4대 개혁이 절반의 성과만 남기고 좌절되었다.
2008년엔 이명박의 아침이슬 타령만 듣고 패하였으나
2017년엔 이를 갈던 시민들은 끝내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아마도 탄핵은 인용될 것이다.
정권도 교체해낼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서 멈추고 생활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드디어 느낄 것이다.
우리가 나서면 승리는 하겠지만
생활은 그런다고 변하지 않더라고.
그런 의미에서 문재인은
부족한 것이 많아도 투쟁으로 견인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안희정은 명백하게 반촛불혁명적인 대선후보이다.
공공연하게 탄핵이 기각되어도 헌법 안에서 놀아야 한다고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사드를 재협상하면 혼란할 것이라고 하고
대학생들더러 기다리라고 하고,
박정희 이름을 따서 자기 이름을 지었다는 말을
농담으로라도 건낼 수 있는 사람에게
무슨 기대를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