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들어야 할 가수

솔리테어 작성일 17.05.09 19:4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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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고 이진원씨입니다.

 

2010년 뇌출혈로 38세의 나이에 일찍 작고하신 가수로,

 

노래는 한번 들어보지 못했더라도 일명 도토리 사건으로 아, 그 가수, 하고 떠올릴 분이 계실지도 모릅니다.

 

연예계 생활을 하지 못하는 가수들도 빈곤에 시달리는 약자라는 점이 다시 한번 부각된 사건이었는데,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은 루저들을 위한 영화를 만든다며 주성치를 좋아하였고

 

가난하고 서글픈 청춘들과 그 현실을 노래하는 가수였다는 점에서

 

심지어 도토리 사건이 정확하게 밝혀지기도 전에 돌아가셨다는 점에서 

 

우리 자신 그대로의 모습이면서,

 

우리 자신 그대로가 겪는 비극이며

 

또 우리 자신 그대로의 영웅인지도 모릅니다.

 

 

 

포스트 김광석이라는 찬사와 기대를 받았음에도

 

손사래를 치며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하던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그의 목소리, 분위기, 노래 소재, 모두가 현실에 발을 담근 우리 인생을 달래주는 것이었지요.

 

 

 

졸업하고 처음 나간 동창회 똑똑하던 반장 놈은 서울대를 나온 오입쟁이가 되었고 

예쁘던 내 짝꿍은 돈에 팔려 대머리 아저씨랑 결혼을 했다고 하더군 

하지만 나는 뭐 잘났나 스끼다시 내 인생 

 

 

 

그의 대표곡인 스끼다시 내 인생의 한소절입니다.

 

궁상맞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것이 진실이겠지요.

 

그런 그가 자신의, 우리의 울적함에만 빠져있기보다는, 찌질함으로 쭈그려 있기보다는 한발자국 더 나아가 세상에 맞서기도 합니다.

 

 

 

정의가 있네 없네 잘난 척 하고 있지만 

1억만 주면 닥칠 것이다 

입금하라 정말로 닥치는지 

입금하라 입금하라 입금하라 입금하라 

 

 

 

그리고 그 자신을, 우리를 위로하기도 했지요.

 

 

 

주성치와 함께라면 

행복했어 

널 잊을 수 있었어 

모든 게 좋았어 

오맹달도 날 위로했어 

지워버려 

사랑할 수 없다면 그냥 떠나보내 

괜찮아 모든 건 다 좋아질 거야 

주성치와 함께라면

 

 

 

이렇게 그는 우리의 현실이고, 분노이면서, 상냥함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오늘은 듣고 싶습니다. 들어야 합니다.

 

그가 노래합니다,

 

그날이 온다면,

 

그날이 온다면...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축배'입니다.

 

 

 

 

 

 

 

 

 

한잔은 내게 

한잔은 버림받은 세상에 

한잔은 그리운 그 사람에게 

서글펐지만 희미한 희망으로 버텨온 어둠의 시간들아 잘 있거라 

 

뜨겁게 빛나는 

우리 젊음과 청춘에 잔을 높여라 

아낌없이 마셔라 

 

축배를 들어라 오늘을 위해서 

내일을 향해서 축배를 들어라 

 

그 날이 온다면 

그 날이 온다면 

축배를 들어라 

축배를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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