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답답함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네요.
평창올림픽 관련해서 단점만 부각시키는 메이저 언론들의 작태라던가, 공익은 제쳐두고 나라 망하기를 바라기라도 하는 듯한 자유당 부류의 행동같은 것을 보면 속에서 천불이 나실 겁니다. 게다가 사법부 내부의 양승태 적폐 라인들이 잇달아 내리는 말도안되는 판결들을 접할때에는 절망스런 느낌마저 들기도 하죠.
그런데 큰 그림으로 조망해보면, 훨씬 후달리는 쪽은 이명박근혜 일당과 잔존 자유당 세력일겁니다. 사실 저들은 거의 사면초가에 가깝다고 봐요. 그걸 해내고 있는게 지금 정부구요.
문대통령의 장점이 인내심이라고 스스로도 말했지만, 제가 보기에 이렇게 꾹 참고 꾸준히 한발 한발 포위망을 완성해가는 모습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미국의 남북전쟁에 비유해볼께요. 당시에 남군의 명장 로버트 리 장군의 전술이 하도 신출귀몰해서 북군의 많은 병사들이 갈려나갔다지요. 그런데 결국 승리한것은, 아무리 타격을 입어도 묵묵하게 버티기로 일관한 북군이었고, 그것은 기본적으로 보급과 물량에서 앞선다는 이점을 최대한 잘 살린 '인내심과 뚝심'의 승리였다고들 합니다.
흔히들 문대통령의 캐릭터를 '탱커'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바로 그랜트 장군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어제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박수현씨의 인터뷰를 들어보니, 생각외로 문대통령이 굉장히 실용적인 입장이면서도 결단을 내리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라고 묘사했죠.
그랜트 장군 역시 남북전쟁 당시 아무리 주변 사람들이 아군의 피해에 대해 호들갑을 떨어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전진을 명령했다고 하던데, 이러한 단호한 면이 문재인의 캐릭터와 유사하다고 느꼈습니다(눈물을 잘 흘리는 공감능력 역시도 비슷하구요)
사실 저는 적폐청산이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느끼는 편입니다. 제가 아는 역사속에서, 과거 권력의 잘못을 현시점 처럼 사정없이 도려냈던 기억은 거의 없어요. 우리나라의 기성 정치 세력들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대부분 음성적인 정치자금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었기 때문에 적당히 타협을 하고 넘어갔던 것이 거의 불문율이었거든요. 현 대통령이 거의 성인군자 수준의 청렴한 인물이기 때문에 이번과 같은 강력한 드라이브가 가능하다고 봐요.
외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보기에 문재인 정부가 이토록 짧은 시기, 이토록 위중한 정세에 지금과 같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거의 기적이라고 봐요.
북한이 핵 실험을 넘어서 대륙간 탄도탄을 자기 입으로 공언한것은 정말 최근의 일입니다. 그 전까지는 '공화국에도 우주 개발의 권리가 있다'라면서 탄도미사일이 아닌 인공위성이라고 우겼었는데, 작년부터는 대놓고 미국을 위협하는 발언을 하죠. 정말 심각한 도발이었습니다.
미국 역시 마찬가지로 작년 처럼 대놓고 선제공격 옵션을 언급한 적이 거의 없었어요. 게다가 어제인가는 선제 핵공격 언급까지 나오고 있죠. 김정은-트럼프간의 북미 갈등은 94년 위기에 가까운 정말 위험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문재인은 중국의 사드 봉쇄를 풀어내고, 트럼프에게 '당신 덕에 북한이 대화에 나올수 있었다'라고 반복해서 언급하며 관심병 환자 트럼프를 잘 달래고 있죠. 그래서 남북 대화에 대한 전폭 지지 언급까지 끌어냅니다.
이번에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내려오는데, 이 사람은 과거 DJ때에도 남한을 방문한바 있는 이른바 '친한파, 협상파'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에요. 북한이 화해 협상 모드일때 늘 간판으로 세우던 인물입니다. 따라서 북한 역시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북미대화 또는 협상의 계기를 의도하고 있다는 거죠. 결국에는 북한, 미국을 모두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고 있는데, 문재인 자신이 내걸었던 '동북아 운전자론'이 현실화 되고 있는 겁니다. 대단하지 않나요?
실감이 안난다면 작년 이맘때를 생각해보세요.
박근혜 시절 개성공단이 말도 안되게 폐쇄되고, 사드의 전격 배치로 한중관계가 최악이 되고, 한미 관계는 '코리아 패싱'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무시당하던 것에 비교하면, 정말 외교적으로 엄청난 발전을 이루었어요. 그것도 9개월 밖에 안되는 짧은 기간동안 말이죠.
저는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정말 언론에게 많은 칭찬을 들어도 부족함이 없다고 보는데, 안찰스를 비롯한 다른 이들이 왜 그리 잡아먹지 못해 안달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김상조 공정거래 위원장은 재벌들을 확실히 잡아나가고 있죠. 어제 난 기사를 봐도 삼성을 뺀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지금까지의 잘못된 소유구조를 개선하는 계획표를 스스로 제출하고 있어요. 독재 정권 시절에 비자금 갖다바치는 그런 굽신거림이 아닙니다. 재벌들이 이렇게 개혁적이고 올바른 방향으로 자정의 모습을 보인적이 언제 있었나 싶습니다. 그 IMF때 국민들이 성금으로 모아준 금괴를 가지고 장난쳐서 2조원을 꿀꺽했던 그 파렴치한 집단이 말입니다.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 역시 시간이 흐르자 오히려 한국의 선도적인 대응을 외국이 따라오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거래소의 잇따른 해킹사건과, 거래소 운영자들의 부패가 드러나고 있죠.
최저 임금문제도 그렇습니다. 실제 사업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반수에 가까운 업주들이 '해고보다는 일단 인상된 임금을 지급하면서 버텨보겠다'라고 대답한다고 하죠.
정태인 소장에 의하면 최저임금의 인상이 고용에 악영향을 끼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1000여건에 가까운 사례에서 학문적으로 입증이 되었다고 하죠. 게다가 세계 경제가 호황 예정이어서 국내 경제 전망도 매우 좋고, 이 때문에 최저임금으로 인한 사회적인 충격은 대부분 흡수가 될것으로 예측된다고 해요.
게다가 언론 환경도 그렇게 나쁘지 않습니다. mbc, kbs 양대 지상파가 정상화되어 전보다 훨씬 민주적이고 공정한 보도가 예상되고 있죠. JTBC의 손석희도 여전히 강한 영향력이 있고 YTN 역시 구성원들이 언론자유를 위해서 파업을 시작한다고 하니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구요.
무엇보다 국민들의 지지율이 굳건히 60%대 이상으로 버텨주고 있기 때문에 지방선거, 개헌 역시 다소의 진통을 겪더라도 잘 헤쳐나갈수 있으리라 봅니다.
과거 DJ와 노통은 최악의 주변 여건에서도 IT산업 융성과 남북 정상회담, 2만달러 진입, 민주주의 발전등의 성과를 냈습니다. 그 시절 못다이룬 과제들이 이번 정부에서는 느린 걸음이지만 차근차근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그러니 너무 힘들어들 마시고 다들 희망을 계속 가지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