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을 자의적으로 맺음하지 맙시다.

외로운 둘리 작성일 18.08.25 02:2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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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소녀아님이 원전 논란에 대해서 소고를 적으셨기에 저도 한 말씀 드립니다.

 

소녀아님은 원전수명에 대한 자신의 80년 주장에 대한 논란이 어느정도 정리가 되니까, 탈원전에 대한 논란도 정리되었다고 생각하시는 듯 합니다.  뭐 저는 애초에 수명 80년에 관한 논쟁에는 별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 왈가왈부 할 생각은 별로 없습니다.

 

다만 소녀아님은 엔지니어다보니까 사안을 종합적, 총체적으로 보기보다 한가지의 이슈가 중심이 된다라고 판단이 되면 그것을 해결하면 모든게 다 끝난다는 식의 판단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아래에 130여개의 댓글이 달렸던 게시물에서, 님이 주로 폈던 논지의 중심은 '태양광의 패널가격 합산으로 계산한 설치비와 원전의 설치비를 비교했을때에 원전의 설치비가 훨씬 적고, 그 차이는 수년내에 극복이 불가능 할 것이므로, 전문가들이 2025년에 태양광 발전단가가 원전 단가보다 싸진다 라고 예측한 것은 틀린 것이다'라는 주장이었죠.

 

거기에 대해서 여러 사람들이 댓글을 달았는데, 주로 '발전 단가라는 것은 운영유지비, 사회적 비용, 사후 폐기물 관리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설치비만으로  단순하게 판단해선 안된다'라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그러자 님은 '그런 요소들은 우리가 계산할 수가 없고, 전문가의 말을 믿을 수 밖에 없는데, 전문가들도 각자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특정 전문가의 말만을 가지고 근거로 삼아서는 안된다. 나처럼 스스로 도출한 결과로  토론해야한다'라고 주장하셨죠.

 

 

하지만 님의 의견에 따르자면 일반인들의 토론은 무의미해지고 전문가들끼리의 토론만이 의미가 있는 것이죠. 스스로 계산할 수 있는 사람들만 토론해야 한다면, 결국 그런사람들은 전문가들 아니겠습니까? 님이 '80년 수명'에 대해서 자신의 전문 분야이기 때문에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말씀하실 수 있었던 것 처럼요.  

 

 그렇다면 결국  이런 게시판에서 비전문인들끼리 왈가왈부 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어지죠.

 

그러나 님이 아래의 '소고'에서 언급하였듯이, 민주국가의 운영은 국민들의 뜻에 따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비전문인들끼리의 토론이라 하더라도, 여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면에서 볼때, 님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서 토론하는 것은 잘못되었다'라는 식의 사고는 옳지 않다고 봅니다. 전문가의 의견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두고 서로 자신이 가진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서로 납득할 수 있도록 토론을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이고, 그런 과정에서 이해가 더욱 깊어지는 것이죠.

 

사실 님 역시 재생에너지에 대해서는 전혀 문외한임이 드러났죠. 님은 처음에 재생에너지가 아주 비중도 없고 미약하며 모든 것이 국가의 재정으로 설치되는 것처럼 오해하고 있었었죠? 제가 거기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증거를 여러차례 제시한바 있습니다. 

 

(그러자 님은 갑자기 논지를 바꿔서 재생에너지가 원전에 비해 얼마나 비싸고 수지가 안맞는지를 강조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님의 이러한 토론 태도는 잘못된 것이라고 제가 누차 지적하였죠. 왜냐하면 토론을 하던 중간에 그런 식으로 토론 주제를 바꿔버리면 결론을 내지 못하고 흐지부지되어버리고, 토론에 열심히 참여했던 사람들을 닭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로 만들어버리기 때문입니다. 

 

반면 님에게 '원전 수명 80년'을 가지고 논쟁을 했던 분들은 님과는 다른 태도를 보이죠. 님 자신도 '토론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된다'라고 만족했을 만큼, 80년 수명이라는 하나의 논지에 대해서 끝장을 보면서 토론을 하였습니다. 자신이 뱉은 말이 사실이 아님이 입증되거나 반박하기 힘든 논리에 부딫히면 아예 회피해버리고 답을 안해버리는 님과는 다른 태도이죠.)

 

 

자, 그럼 다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재생에너지는 전국적으로 이미 매우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있으며, 태양광발전의 경우 2015년에만 1500메가와트 이상의 용량이 설치 될 정도로 비중있는 에너지원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풍력의 경우 세계적으로 화석연료보다 낮은 단가 달성에 성공한 사례가 여러곳일 정도입니다. 

 

즉 재생에너지는 그 발전 속도를 미루어볼때 우리나라의 탈원전 로드맵인 40년 정도의 시간이라면 충분히 대안의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여기에 러시아산 천연가스 등 추가적인 에너지 대책도 추진되는 상황이죠. 

 

그렇다면 방사능 폐기물 처리와 사고시 수백만의 인명에 영향을 줄 위험이 있는 원전을 차츰 줄여나가는 시도를 충분히 해볼만 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이 게시판에서 원전을 축소하는 정책에 찬성하는 많은 사람들은 저와 비슷한 의견일 거라고 봅니다. 

 

그러나 님은 재생에너지의 가능성,  원전 폐기물 처리의 어려움에 대해 지나치게 축소하여 말씀하셨죠. 그러니 사람들이 반발이 나오는 겁니다. 

 

기계 설비는 문제의 원인을 해결하면 모든게 잘 돌아가죠. 하지만 사회는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가지 요인들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종합적, 총체적 판단을 해야 합니다. 또한 시간이 계속 흐르면서 변화하는 것도 고려해야하죠.

 

재생에너지 역시 환경문제, 에너지 독립, 전력산업의 세계적 추세, 신산업 육성 등 다양한 측면의 이유가 얽혀있습니다. 

 

그것에 대해 단순히 '발전단가가 원전보다 비싼데 왜 재화를 소모하느냐'는 식의 단순한 관점으로 대해서는 발전적이지 못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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