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기사를 보았는데, 이 기사에 의하면 사회과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 Social Science & Medicine 에 '메디컬 포퓰리즘'이라는 개념을 제시한 논문이 실렸다는 겁니다.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no=277066&utm_source=naver&utm_medium=mynews (기사 안에 논문 링크가 실렸음)
이 논문에 의하면, 2014년에 세계적으로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했을때, 트럼프가 이것을 이용하여 미국 대중들의 반이민 정서를 자극하고 대중의 분노를 끌어올리는 등, 의학 이슈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였다는 겁니다.
반면 이때 집권층이었던 오바마 행정부는 과학적, 국제적, 안보적 관점에서 접근하여 에볼라에 대한 대중들의 지나친 공포를 진정시키고, 서아프리카 지역에 군대를 파견하여 에볼라에 대한 국제 공조를 이끌기도 하는 등 합리적인 대응을 했죠.
결과적으로 미국은 에볼라 바이러스에 의한 피해가 없었지만, 트럼프가 이때 일으킨 반이민정서의 공공연한 표출 등의 대중적 분노 감정을 이용하여 대선에서 승리할수 집권을 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는 겁니다.
트럼프가 이때 트위터를 통해 선동한 내용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은 즉각 강력한 여행 제한 조치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에볼라가 미국 전역을 뒤덮을 것이다. (2014년 10월 1일)
미국은 즉각 에볼라에 감염된 나라들에서 오는 모든 비행기 운항을 금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염병은 우리의 '국경' 안으로 확산되기 시작할 것이다. (2014년 9월 2일)나는 지난 몇 주 동안 오바마 대통령에게 서아프리카에서 오는 비행기 운항을 금지하라고 말해왔다. 매우 간단하지만 그는 거절했다. 완전히 무능하다! (2014년 10월 24일).."
다시말하지만, 이때 미국에서는 에볼라 바이러스는 별다른 유행 없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즉 트럼프의 주장은 다 틀렸지만, 반대로 정치적 이익을 거두는데 성공하여, 트럼프가 집권한 것이죠.
그리고 미국사회는 스페니쉬나 동양인 등 소수자들에 대한 공공연한 인종차별등 사회적 갈등이 심각해졌죠.
어디서 많이 본 내용 아닙니까?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트럼프같은 결과를 내는 것일 겁니다.
하지만 기사 내용에도 나와 있듯이, 메디컬 포퓰리즘의 결과는 기존의 공중보건 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선동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사회적인 해악을 끼치게 됩니다. 아산 진천에서의 갈등 처럼, 애초에 반지성적이고 비합리적인 선동에 의해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과 대립을 유발합니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는 말 그대로 '신종'이기 때문에 이것을 정확히 진단 하는 진단 시스템의 구축을 밑바닥부터 시작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감염력은 감기처럼 빠르기 때문에, 엄청나게 빠른 대처를 필요로 합니다.
따라서 발생 초기에 대한민국의 공중보건 역량을 집중해서 올인하지 않으면 타이밍을 놓치게 되어 겉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겁니다.
그럴때에 이처럼 전염병을 정치적 이익을 위해 악용하는 세력이 등장할때, 그 역량이 분산이 되고 혼선이 생기게 되죠.
그래서 기사의 말미에 나온 문장처럼, 메디컬 포퓰리스트들은 시민 건강의 진정한 적이라고 봐야 하는 겁니다.
이 게시판에 오시는 분들 중에도 그런 분들이 계시다면, 자신이 하는 행위가 누군가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번 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