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느껴보는 비통함

스피드러너 작성일 22.03.10 20:50:52 수정일 22.03.10 20:5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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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젊었을때는 민주당 지지자였고

나이를 먹어갈수록 중도진보

더 먹을 수록 중도로 변숙되는 삶을 살고 있다.

 

물론 완전한 중도는 없다고 보는게 나의 견해이다.

어느쪽으로든 어떤식으로든 약간은 쏠려 있을테니까.

 

이재명!

예전 성남시장 1선때부터 이재명을 알기 시작했고

그가 하나하나씩 자기만의 행정을 하며 당시로서는 생소한 정책을 펼치는걸 보고

저게 될까? 싶다가.. 하나하나 야무지게 정착되는걸 보고 적잔히 놀라기도 하였지.

 

물론 나도 그당시에 상당히 거친 사람이구나.

굉장이 언사가 강하고 대쪽 같은 사람이구나.

라며 긍정과 부정이 교차하기도 하고 어쩔땐 괜찮은 사람일까?

어쩔땐 좀 무서운 사람일까? 라는 생각도 들었었지.

 

그런 와중 19대 정부가 들어서고 모두가 민주당을 외칠때 물론 나도 지지를 했다지만

총선이 다가오며 민주당에 몰표가 간다면 국민으로서는 손해다! 라고 생각하여 균형이 맞춰 지길 바랬다.

솔직히 그때 야당후보에게 선거를 하였다. 레알 균형을 맞추고 양측 모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물론 내 한표가 얼마나 영향력이 있겠느냐만은 적어도 나의 한표는 그렇게 행사되었고 나름 의미 있었다고 본다.

 

그렇게 180석은 폭주를 할줄 알았는데 그런 걱정은 기우였다.

무슨 히마리 없는 아메마들 처럼 자리만 지키며 희희락락 하는 모습으로 비춰졌다.

무엇을 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가 없어 보였고, 오히려 아집으로 뭉쳐 또다른 기득권을 형성하고자 하는 모습뿐.

 

그 무리에서 이재명을 다시 보았다.

그리고 그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았다.

민선 시장과 도지사를 거치며 느끼지 못했던 중압감과 차원이 다른 세계를 보았으리라.

그 자리를 탐하기 위해 자신의 성질을 무던히도 바꾸고자 몸부림 치는 그를 보았다.

 

‘아 이작자다. 내가 오늘부터 다시 눈여겨 보아야 할 인간은 치졸한 민주당 무리가 아닌 이작자다!’

 

그렇게 그를 지지했고 응원했고 진심으로 좋아 했고 길가다가 유세현장에서 인사를 할 일이 있다면 꼭 안아 주고 싶었다.

 

나는 그의 정책을 진심으로 좋아 했고 무섭기도 했다. 나에게 불리한 공약들도 무수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정책에 앞서 그의 인간적인 면모와 솔직함 그리고 합리적인 시장주의가 마음에 무척이나 들었다.

개중에는 나에게 불리한 정책도 있을테지만 이인간이라면 전체적으로 봤을때 나에게 이득이다 라고 생각했지.

 

아마 민주당에서 다른 후보가, 그리고 국민의힘에서 홍준표가 나왔으면 어쩌면 난 홍준표를 지지했을지도 모른다.

이재명의 정부를 한번 보고 싶었다. 그 난사람!! 그사람이 이끌어 가는 정부를 정말 한번 보고 싶었다.

 

그래서 윤석렬의 정부가 탄생한 것에 대한 비통함 보다는 영영 그가 이끌어 가는 정부를 못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비통함이 땅을 파고 든다. 하루 종일 아무 일도 못하겠다. 내가 이토록 정치병을 가지고 있던 존재인가 싶을 정도로

그 무엇도 손에 잡히지가 않는다.

 

보잘것 없는 민초의 생각이 뭐가 그리 큰 대수더냐. 세상은 그래도 정해진 길로 흘러 흘러 갈텐데.

윤석렬을 응원한다. 진심으로. 그가 보여줬던 실망스러운 모습이 의외의 모습으로 “짜쟌!!” 하고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던 자들의 불안을 불식 시켜주길 바란다.

 

그래서 응원한다. 제발 과거의 우리가 봐오던 마음 아픈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고

역사에 훌륭히 기록될 욕심으로 다른 사심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그자를 지지한자들, 이자를 지지한자들!

마음만은 매한가지 아니겠는가?

우리가 잘되길 바라고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가 망가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

생각이 다르고 철학이 다를 뿐이지 마음만은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승자는 패자를 격려해주고

패자는 승자를 축하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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