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글씁니다 형님들 잘계셨는지요?
엊그제 특전사 요원들이 국회에 투입되고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할정도로 먹먹한 심정이었습니다.
저는 7공수여단 통신병으로 복무했습니다.
광주 518항쟁 당시 광주 시민들을 학살한 부대입니다.
문민 정부 이래로 이에 대한 특전사의 비판여론이
상당했기 때문에, 오랫동안 복무하신 간부님들 중에는
군생활 하면서 가장 큰 자존심으로 여기는 베레모를
야외에서는 쓰지 않았던 기간이 있었답니다.
제가 복무할때만 해도 전라남도쪽 고향인 친구들은
특별히 휴가에 사복을 입고 가도록 배려 해줬습니다.
검은 베레모에 날개달린 말이 새겨진 흉장마크를 보면
특히 광주나 전라남도쪽 어르신들이 기겁을 하고
쌍욕을 하거나 광주에 투입되었던 부대라는걸 알고
일부로 시비거는 민간인들도 많았기 때문에, 본인이
특전사 요원이라는걸 숨기고 살아야 했습니다.
때문에 대한민국 국군중에 가장 강인한 부대의 대명사는
해병대로 바뀌었습니다. 아직도 해병대와 특전사를
라이벌로 비교하는데, 특전사는 기본적으로 특수훈련을
4년이상 전문적으로 받는 부사관 팀단위 체계이기 때문에
병 체계인 해병대와 비교하는거 자체가 말이 안됩니다.
그래서 광주사태 이후로 특전사출신들은 엄청난
트라우마와 고통을 겪었습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전천후 엘리트 특수부대가 독재 정치권력 이용되어
수십년동안 쥐죽은듯이 살았으니까요
이를 분명히 어제 투입된 707특임대와 1공수여단
요원들도 알았을겁니다. 정치와 결부되어 불명예스러운
과거가 있었고, 여기서 자칫 잘못하면
역사가 기억할것이고, 본인들도 책임지지 못할
엄청난 사태가 일어날수도 있다고요
그래서 요원들끼리도 우왕좌왕하고 서로 혼란스러운
겁니다. 707특임대의 경우 특전사들 중에 가장
엘리트들을 선발해서 꾸려놓은 팀이기 때문에
국회 투입된 요원들이 국회 점령하고 당직자 당원들
제압하고 주요 정치인들 체포 검거 하는게 일도
아니었을겁니다. 근데 대다수 요원들이 엘리트
특수부대 답지 않게 어리버리하고 소극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오늘 PD수첩에서도 요원들의 무전 내용을 주변에
시민들이 들었을때, 계엄령이 해제 되었는데도
철수하라는 지휘관과 작전을 계속하라는 지휘관
무전이 동시에 들려서 한참 상황이 종료된 후에도
혼선을 빚었답니다.
전 이걸 보고도 굉장히 먹먹했습니다.
제가 병으로 근무했어도 작전팀들을 전투지원하는
보직이었기 때문에 그 친구들이 얼마나 고생하고
나라를 위해 일하는지 간접적으로 너무 잘 아는데
아직도 정치에 이용되어 손가락질 당하고
상급자 지휘관에 명령에 따라 적이 아닌 국민들에게
총부리를 겨눠야 하는 그들의 운명에 대해
너무나도 불쌍하고 속상했거든요
저도 그들과 같은 군생활을 한 입장에서
다시는 이런 비극이 벌어지지 않았으면하고
작전이 투입된 특전사요원들 보다는 그들의
지휘관이나 장성 혹은 장관과 계엄령을 내린
대통령에게 가장 큰 원죄가 있음을
꼭 기억해주시기 바람니다.
그리고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윤석열 탄핵되겠죠?
그인간 끌어내리고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