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좋은 의견과 반응도 주셨는데
반대로 당시 국회에 투입된 707 특임대와 1공수 요원들에 대해
반란군들이라고 호되게 질책 하시더라고요, 분명히 심정은 이해합니다만
전 절대 그게 아니라고, 너무 속상해서 글을 올렸는데 아직도 반대로
이해하시는 분들이 많아 한번 더 끄적여 봄니다.
특전사는 팀 단위로 편제가 되어있고 훈련이나 유사시에 같이 움직이고
생활합니다. 보통 육군 보병 부대 분대 수준을 특전사에서는 중대로 주로
팀이라고 부르고 12명의 인원으로 팀장(대위) 부팀장(중위 or 선임담당관)를
필두로 밑에 중사 하사들로 편성 되어있습니다.
이들은 복무 기간 수 년 동안 계속해서 같이 생활하고 훈련하는 팀이기 때문에
굉장히 끈끈한 유대관계를 가지고 그만큼 자부심도 큽니다.
모든 군부대가 그렇듯이 특수 부대의 경우 상관의 명령이 떨어지면
스위치 on/off 하듯이 바로 총을 들고 표적이나 적을 사살 할 수 있도록 훈련 받습니다.
이들은 명령에 대해 자의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집단이 아닙니다.
전시에는 지휘관의 명령에 죽고 살아야 싸워서 이기는 군대로 만들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군대에서는 항명죄가 있는 겁니다. 물론 박정훈 대령처럼 불의한
명령에 항명죄를 적용시키는건 절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특수부대는 더더욱, 그렇다고 "상관이 시민들 다 쏴죽이라고 명령하면
그걸 따라야 하는게 당연하냐?" 이걸 옹호 하는 것도 아니지만
상명하복에 따를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군부대의 성격에 대해 말씀 드리는 겁니다.
만약에 명령이 떨어져서, 팀장 부팀장 그리고 밑에 하사 중사 병력들까지
본인이 하사 중사의 계급 위치에서 대통령과 장관 여단장 지역대장이
어디 어디로 출동을 명령하는데, 그걸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거부 할 수 있는
군인이 몇 이나 될까요? 전 그런 분들은 정말 용기 있고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팀단위로 12명이서 365일 영외 훈련을 받은 팀 식구들끼리
“난 이런 내란 행위에 동참 할 수 없습니다”라고 혼자서 쏙 빠질수 있는 군인이
과연 있을까요?
또한 몇몇 지휘관들도 밝히길,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국회로 투입된 병력도 있었고
특임대의 경우 북한 관련 작전이라고 지시 받고 움직였다고 합니다. 특전사 병력
대부분이 상급 지휘관들을 제외하고, 작전 내용을 전혀 몰랐던 겁니다.
국회에 도착해서, 여당 대표 야당 대표 신변확보하고 체포 하라는 직접적인 명령을
받았답니다. 근데 특임대 요원들은 왜 이렇게 무능력한 모습을 보였을까요?
제가 특수전사령관이라고 가정하고, 이 계엄령을 성공시키려면
2. 국회 출입구에서 출입을 막고 있는 시민들과 당직자들을 향해서 공포탄 삽탄후
지향 사격을 하면, 공포탄의 폭음으로 놀라서 삽시간에 도망가고 아우라장이 될 겁니다.
그럼 대다수가 도망가고, 나머지 인원들을 제압하고 편하게 문 열어서 진입 하면 됩니다.
3. 역시 국회 내부에서도 막고 있는 인원들을 공포탄으로 위협하고 나머지 인원들 진압하고
국회 본회의장에 문 따고 들어가면 역시 정부 요인들을 체포해서 연행 가능합니다.
아예 국회 전원을 모두 차단해서 야시경으로 작전도 가능했고, 헬기 레펠로 국회 지붕에서
접근 하는 방법도 있고, 707특임대는 밥 먹고 체력 운동하고 건물 CQB 훈련 하는게
이 친구들 일상이라 작전 짜고 국회를 점령하고 진입 하는 거 아무것도 아닙니다.
실제로 70년대 계엄령을 경험한 김갑수 평론가도 TV 생중계를 보며, 수십 수백명의 유혈사태가
벌어질수도 있겠구나, 하고 지켜봤는데 군인들이 되게 멍청하게 행동해서 의아했다고 합니다.
특전사 요원들은 왜 이렇게 무능력한 모습을 보였을까요? 앞서 말했 듯이 상관의 명령에는 따르지만
책임으로써는 최대한 면피하기 위해 그들의 입장에서는 소극적으로 액션만 취한 겁니다.
명령에 불복종 하면 명령불복종 죄이자 항명이고, 분명 광주 518에 대한 트라우마를
선배들 통해 익히 알고 있고 그들도 역사를 배웠으니까, 최소한 정의와 불의에 대해서는
구분 가능하니까 여기서 잘못 행동 했다가는 어마어마한 댓가를 치르게 될 것이고,
또 다시 특전사의 불명예 기록이 역사에 남을 수도 있으니까, 굉장히 신중히 행동한 겁니다.
총을 뒤로 메고, 대다수 병력들이 시민과 당직자들에게 폭행도 많이 당했답니다.
이들은 대다수가 아무런 무력을 쓰지 않았습니다.
(물론 국회 창문을 깨고 들어간 지휘관과 안귀령 대변인에게 총구를 겨눈 요원은
발본색원해서 일부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부대 복귀 이후 대다수 특임대 요원들이 정신적 충격과 죄책감으로 힘들어 한답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내란 사태의 책임은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 계엄 사령관 그리고
작전에 투입된 특전사 상급지휘관들 특수전사령관 특임대장 여단장 각 지역대장들 에게
있습니다.
물론 국회앞을 용감히 지킨 당직자들과 시민들의 공이 가장 크고
재빨리 국회로 집결해서 표결에 참여한 수많은 의원님들
그 다음으로 상관의 명령에 소극적으로 행동하고 시민들에게 최대한 아무런 피해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한 특전사 요원분들이 있었기에 이번 계엄령은 조기에 종결 될 수 있었다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글이 정말 길었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분들 정말 감사드림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