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옹이는 본래 그냥이의 새끼로 태어났다. 나이는 현재 6개월이 넘었고, 아직까지도 독립하지 않은 채 그냥이 가족의 일원으로 살고 있다.
4마리의 새끼냥을 돌보는 보모냥 이옹이.
그냥이 가족 사이에서 이옹이는 보모냥 역할을 담당한다. 어미냥이 먹이를 구하러 가거나 아기냥을 남겨둔 채 자리를 비우면 이옹이는 어미냥을 대신해 4마리의 아기냥(4개월 반 정도 차이가 나는 동생들)을 돌본다.
보모냥 이옹이는 4마리의 새끼들을 돌보며 더러 짓궂은 장난도 치며 논다.
보통은 3개월을 전후해 길고양이는 분가 또는 독립을 시키지만, 이옹이의 경우는 매우 드문 사례다. 더러 신체적인 장애가 있는 경우 어미냥이 오래도록 끼고 사는 경우가 있다고는 하지만, 이옹이는 겉으로만 보아서는 참으로 멀쩡하고 잘 생긴 고양이로 문제가 없어 보인다.
어미냥과 아기냥 사이에 끼어 먹이를 먹고 있는 이옹이.
어찌됐든 녀석은 6개월이 넘도록 독립도 하지 않고, 최근 2개월 동안을 보모냥으로 살아왔다. 녀석이 태어난 지 한달 반이 약간 넘었을 때, 이런 일이 있었다. 어미냥인 그냥이는 이옹이를 집앞 텃밭가에 버려둔 채 2~3일을 찾으러 오지 않았다.
2~3개월령일 때만 해도 이옹이는 늘 꾀죄죄한 몰골이었는데, 이제는 제법 멋진 고양이로 성장했다.
아마도 그냥이는 그때 이옹이를 독립시키려 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이옹이는 이옹~이옹~ 하면서 2~3일 밤낮을 왔다갔다 하며 동네가 시끄럽게 울어대곤 했다. 녀석에게 이옹이라는 이름을 붙여준 건 그 때문이다.
어미인 그냥이와 함께 먹이 원정에 나선 이옹이.
결국 2~3일이 지나 그냥이는 다시금 이옹이를 데리고 사라졌다. 이후 여러 번 이옹이는 집앞으로 먹이 동냥을 오기도 했다. 2~3개월령 때만 해도 꾀죄죄하던 녀석이 지금은 말끔한 게 신수가 훤해졌다.
비맞은 모습의 이옹이(위)와 꽃과 나무 사이로 숨은 이옹이(아래)의 모습.
이옹이는 4마리의 새끼를 돌보는 동안 새끼들 옆에서 낮잠도 자고 가끔은 장난도 받아주고 장난을 걸기도 한다. 하지만 보모냥이면서도 먹이 앞에서는 잠시 보모냥으로서의 본분을 잊곤 한다. 늘 새끼들보다 먼저 먹이를 차지하곤 하는 것이다. 그러나 새끼들을 돌보고 보호하는 임무만큼은 이제껏 훌륭하게 수행해 왔다.
출처 구름과연어혹은우기의여인숙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