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고양이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와 진실
털이 몸 속 깊이 들어가 나쁜 영향을 준다?
불임 여성의 나팔관이 개털로 꽉 막혀 있었다거나, 아이가 갑자기 죽어 부검을 했더니 개털이 기도를 막고 있었다거나……하는 설에 대해 의사들은 이렇게 일축했다. “우리 몸은 그렇게 호락호락 허술하게 만들어진 게 아닙니다.”
그렇다. 자궁경부는 출산할 때 외에는 바늘구멍보다도 작게 닫혀 있으며 어떤 자극에도 쉽게 문을 열지 않는다. 동물의 털이 이 강력한 수비를 뚫고 나팔관까지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폐도 마찬가지. 어떤 물질이 폐까지 가기 위해서는 비강, 후두, 인두, 기관, 기관지등을 거쳐야 하는데, 눈으로 볼 수 있는 크기인 동물의 털은 콧속의 코털도 통과하기 어렵다.
운이 좋으면 다음 단계인 비강까지는 가겠지만 보통 여기서 최후를 맞이한다. 몸에 들어간 털은 점액과 버무려져 재채기와 함께 배출되거나, 식도로 넘어가 강력한 산성 위산에 갈갈이 찢기고 만다.
개나 고양이한테서 피부병이 옮는다?
개나 고양이에게 피부병을 일으키는 원인 미생물은 인간 피부의 두꺼운 각질층에서는 생존할 수 없다. 즉 인간과 동물은 피부 구조 자체가 달라 병 역시 종류가 다르다.
아주 드물게 길고양이나 유기견에게서 감염되는 피부병이 있을 수 있는데, 그건 우리 눈으로도 확인되는 것이니 적절하게 치료를 해주고 아기와의 직접 접촉을 막으면 된다.
즉 실내에서 키우는, 아무 증상 없는 반려동물에게서 피부병이 옮을까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반려동물을 키우면 아토피가 생기거나 더 심해진다?
아토피성 피부염의 원인과 악화 요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수십 가지다. 이렇게 원인이 많다는 것은 원인을 정확히 모른다는 말과 매한가지.
다만, 최근 폭발적인 기세로 늘어나는 것으로 보아 극심해진 대기오염과 화학물질, 식습관의 변화, 지나친 청결습관이 주요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반려동물은 그 수십 가지 요인 중 하나일 것이다.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이를 보는 것은 부모에게 있어 극심한 고통이다. ‘하나의 요인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하는 마음으로 동물을 버리고 싶은 유혹, 십분 이해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반려동물이 알레르기성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볼 수 있다.
2002년 미국 조지아대학 연구결과에 따르면 1세 이전에 개나 고양이와 일상적으로 접촉한 아이는 알레르기 피부검사 양성률이 15.4%로, 그렇지 않은 아이의 33.6%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아이에게 피부질환이 있는 상태에서 반려동물을 들이는 건 좋지 않다. 그러나 문제없이 함께 잘 지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알레르기가 생겼다고 해서 반려동물부터 없애기보다는 여러 의견을 조율, 숙고해서 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