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가장 인상 깊었던 경기 직관 이야기...

산왕공고 작성일 20.06.09 11: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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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특별히 언급할 기록이나 이런 부분이 많지 않은 것 같아 제 인상적이었던 직관 후기를 좀 남겨볼까 합니다.

 

아마도 곧 10년이 되는 이야기가 될 듯하네요.

 

때는 201073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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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LG vs 롯데의 경기였고, 구장은 잠실이었습니다.

선발은 롯데는 당시 신예로서 주목받던 이재곤, LG는 좌완 필 더마트레였네요.

 

롯데는 당시 김주찬과 홍성흔, 조성환, 이대호, 카림 가르시아, 강민호 등 핵타선으로 유명했고, 황재균 트레이드 전이니 김민성도 그 때는 롯데서 뛰고 있었네요. 당시 쏠쏠했던 박종윤, 지금은 핵심인 전준우와 손아섭도 있었고요.

 

그날 라인업을 찾아보니 김주찬-조성환-홍성흔-이대호-가르시아-강민호-전준우-김민성-박종윤이네요. 지금 타선이랑은 확연히 다른 엄청난 강타선이네요. 당시에는 손아섭이 플래툰으로 빠지는 경기가 꽤 있었습니다. 

 

LG는 박용택-이대형-이진영-이병규(9)-이택근-정성훈-조인성-오지환-권용관이었네요. 좌타자들 전진배치한 것 보니 사이드암 이재곤을 공략하겠다는 생각이 강했었군요.

 

나름 두 팀 다 타선이 강한 팀들이다 보니 초반부터 난리가 났습니다.

1회부터 이대호의 홈런포가 터지면서 롯데가 쉽게 앞서가나 싶으나 이재곤이 볼질과 이병규의 안타로 2점을 추가해서 따라옵니다. 이후에 롯데가 추가점을 냈지만, LG가 이대호의 실책과 오지환의 3루타로 4회에 뒤집습니다.

 

4회말 LG가 점수를 낸 후 4회말부터 8회초까지 단 한 이닝도 점수가 안 난 이닝이 없었습니다.

9회말을 13-12 롯데의 리드로 시작했는데, LG가 이택근의 적시타로 끝내 동점을 만들더군요.

10회가 무득점으로 그나마 소강상태였는데, 11회초에 손아섭의 희생플라이로 롯데가 리드를 깼고 11회말에 이진영의 짧은 안타에 김태군이 무리한 주루플레이로 아웃되면서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결국 정성훈의 중견수 플라이로 경기는 마무리되었죠.

 

기록이 어마어마하게 쏟아졌습니다. 점수가 무려 16개의 이닝에서 나왔으며, 조성환은 2루타만 4개를 쳤고, 투수는 양 팀 합쳐 무려 16명이 등판했고, 양 팀 합쳐 41안타가 쏟아졌죠.

 

이날 제가 롯데 응원석 쪽에 있었는데, 부산갈매기만 최소 5번은 불렀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 시즌에 롯데 경기 직관 많이 했었는데, 유독 기억에 남습니다. 옛날에 샤다라빠 카툰에 이 경기 묘사가 있는데 직관러들 마음이 딱 제 맘이더군요.

 

그리고 두 명의 지인이 이 경기 후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

지인 중에 롯데 팬이면서 에너지 넘치고 긍정적이신 분이 하시는 말씀 와 오늘 X나게 진이 빠지네라고 말씀하시는거 보니 경기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느껴졌습니다.

 

또 다른 롯데 팬 누님. “이대에서 롯데 유니폼 입은 두 여성팬을 봤는데 얼굴부터 구김상에 진이 다 빠져있더라.

오늘 경기 어땠는지 안 봐도 비디오네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집에 가서 하이라이트 길이보고 더 경악했다고 합니다.

(이 경기 하이라이트가 무려 16분입니다) 

 

그리고 제 전 직장에 LG팬 후배가 하나 들어왔었는데, 이 경기 직관했었다고 합니다. 그 경기 제가 직관했다니까.  

그 경기 끝나고 죽는 줄 알았어요라고 말했던 기억도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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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 작가님 그림인데, 진짜 딱 공감되는 장면입니다.) 

 

참고로 롯데 엘지 경기가 예전부터 막장경기가 많았는데, 본격적으로 이후로 엘꼴라시코라 불리기 시작합니다.

워낙 어감이 찰져서 저도 자주 씁니다. 물론 일부 롯데 팬분들이 싫어하기는 하는데, 전 어감이 찰져서 외려 좋아하는 단어입니다 ㅎㅎㅎ 이 경기 이야기하니까 또 다른 아는 형님께서 "아 엘꼴라시코?"이렇게 답하시기도 하시더라는...

 

마침 이번 주말 잠실서 LG 롯데 경기가 있는데 과연 조용히 넘어갈지 궁금합니다.  

이 두 팀 경기는 ESPN 방송을 타는게 좋을텐데 ESPN 방송은 아니더군요.

 

오늘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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