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에게 더 중요한 건 월드컵보다 행복이었다.
18일(한국시간) 글로벌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메시는 아르헨티나와 2026 북중미 월드컵에 함께하는 데 집착하기보다 지금 선수 생활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지내는 걸 우선시한다고 말했다"라고 보도했다.
메시는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하나다. 2004년 17세에 1군에 데뷔해 일찌감치 재능을 드러냈고, 아르헨티나에서도 2005년에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훌륭한 선수였지만 자신의 잠재력을 온전히 펼치지는 못하다가 2008-2009시즌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만나면서 재능이 만개했다. 메시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바르셀로나 에이스로 활약하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회 우승 등 숱한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메시에게 유일한 약점은 국가대표 경력이었는데 2020년대 들어 이를 완벽히 타파했다. 이전까지 월드컵 1회 준우승, 코파 아메리카 2회 준우승 등으로 고배를 마셨는데 2021 코파 아메리카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A대표팀 우승의 혈을 뚫었다. 이후 메시는 아르헨티나와 함께 2022 카타르 월드컵, 2024 코파 아메리카에서 연달아 정상에 오르며 지금까지 자신에게 주어졌던 비판과 설움을 단숨에 타파했다. 월드컵 우승을 기점으로는 펠레, 디에고 마라도나와 함께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거론된다.
현재도 실력은 여전하다. 메시는 2023년 당시 최하위에 머물던 인터마이애미로 이적했고, 곧바로 팀에 미국·멕시코 리그컵(리그스컵) 우승을 안겼다. 이번 시즌에는 루이스 수아레스, 세르히오 부스케츠, 조르디 알바 등 옛 바르셀로나 동료들과 함께 인터마이애미를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정규시즌 우승팀으로 탈바꿈시켰다.
최근 A매치에서는 홀로 3골 2도움을 기록하며 볼리비아전 6-0 완승을 이끌었다. 37세라고는 믿기지 않는 활약으로 2년 뒤 있을 월드컵 승선에 대한 기대감도 한껏 끌어올렸다.
그러나 메시는 다음 월드컵 출전에 목매기보다 자신의 행복을 우선시하겠다는 소신을 밝혔다. 볼리비아전 이후 인터뷰를 통해 "이번 경기가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음을 안다"라며 "앞을 내다보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매일 즐기려고 노력한다. 좋아하는 일을 할 때 행복하다. 2026년 월드컵에 가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라며 월드컵에 진출하기 위해 불행할 정도로 힘쓰기보다 남은 선수 생활을 행복하게 보내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