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아줌마가 이걸 전해주고 가셨어요..."
“저기.. 어떤 아주머니가 이걸 전해주고 가셨는데 말입니다.....”
정문 입초 근무를 하던 공익요원이 한손에 박스를 들고 머리를 긁적이며 사무실로 들어왔습니다. “뭔데??” 별 생각없이 박스를 열어본 저는 깜짝 놀라 소리쳤죠. “아니.. 이, 이게 뭐야 대체?!!” 박스 안에 들어있던 건 놀랍게도..
공익요원에게 자초지종을 들으니 한 아주머니께서 주변을 지나다 주웠다며 가지고 오셨다는데, 다리를 다쳐 날지도 못하고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괴로워하는 올빼미를 발견하고 시청에 연락을 했더니 ‘습득물이니 경찰서에 가져다주면 된다’고 했다고 하네요.
올빼미도 습득물인가?? 잠시 고민하던 우리는 아무튼 이 가엾은 아이부터 살리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러 기관에 전화를 했지만 우리 소관이 아니다, 인력이 없어서 지금 당장은 도와줄 수가 없다, 유기동물은 보호하지만 새는 안된다.. 도와주기 어렵다는 답변만 들려왔습니다.
“어떻하지? 우선 물이라도 먹여볼까? 소세지라도 사 먹여야하는거 아니야? 기운없어 곧 죽을거 같애” 박스 안에 찌그러진듯 기대 누워 가쁜 숨을 내쉬는 올빼미를 바라보며 우리들은 발만 동동구르며 안타까워 했습니다.
바로 그때 “찾았어요! 한시간 뒤에 올 수 있대요!” 여기저기 분주하게 전화하던 허순경이 소리쳤습니다.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라는 곳에서 올빼미를 데려가겠다고 연락을 주었고, 부상당한 올빼미는 경찰서에 온 지 세시간만에 생명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 녀석의 정체는.....
“어디보자,, 요녀석 발목을 다쳤네요. 솜털이 보송보송한게 아직 새끼예요, 소쩍새 새끼”
박스에서 새를 꺼내어 여기저기 살펴보시던 직원분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네에? 올빼미가 아니구요?!!” 우리들은 깜짝 놀라 소리쳤습니다.
그림책에서 본 올빼미랑 똑같이 생겼는데... 당황하는 저희들을 보며 직원분은 소쩍새도 올빼미과에 속하는데 이 새는 ‘소쩍새’로 천연기념물 324-6호로 지정되어 있다고 알려주시더군요.
이 녀석은 이제 치료센터로 옮겨져 부상 부위를 치료 받은 뒤 상처가 다 나으면 다시 숲속으로 보내진다고 합니다.
어미를 잃고 부상당한 채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신음하고 있던 불쌍한 소쩍새는 그렇게 아빠 같은 조류전문가의 품으로 안전하게 인계되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우리들도 왠지 모르게 뿌듯,,ㅎㅎ
소쩍새야~ 앞으로는 다치지 말고 건강하게 잘 살아라~~^^
"이 이야기는 부천오정경찰서에서 어제 있었던 일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