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지지 않는 꿈.

와타쿤타 작성일 13.05.07 12:5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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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은 역시 장 자끄 상뻬의 삽화입니다.

 

안녕하세요.

벌써 여기에만 4번째 글을 쓰네요. 이번에는 얼마전 꾼 꿈 때문이에요.

꿈이 너무 생생한데다가 도저히 잊혀지지가 않아서요.

내용은 그냥 흔한 내용이에요.

 

꿈 속에서 저는 제가 다닌 대학교 전공 강의실에 앉아 있습니다.

친구들과 즐겁게 얘기를 나누고 있죠. 다들 처음 보는 얼굴들이네요.

 창밖은 5월은 햇살이 창문에 부딪혀 무지개색으로 나뉘고 있습니다.

수업은 이미 끝난 것 같네요. 무슨 내용의 이야기인지 몰라도 친구들 얼굴에 장난기가 가득하네요.

다들 서로를 마주보며 행복하게 웃고 있습니다. 그 때 한 친구가 말을 합니다.

"밥이나 먹으러 가자"

대충 가방을 둘러 메고 친구들과 복도로 걸어 갑니다. 늦봄의 서늘한 복도 공기, 그리고 향기가 느껴지네요.

강의실은 4층이었습니다. 끊이지 않는 이야기와 웃음소리. 그리고 투박한 걸음 소리가 건물내에서 울립니다.

이내 내려온 1층. 유리문을 열고 건물 밖으로 빠져 나갑니다. 문 왼쪽에 있는 자판기에서 쿵 소리 나네요.

인문대까지 걸어오느라 흘린 땀을 닦으며 한 청년이 자판기에서 음료를 꺼내고 있습니다. 청량한 파열음을 내며

캔을 딴 그 청년은 시원하게 음료를 목으로 넘기네요.

그 모습을 멍하니 보는 사이에 친구들은 식당으로 향하네요. 백록관까지는 금방입니다. 도로만 하나 건너면 돼요.

친구들을 따라잡으려 짧을 거리를 달립니다. 봄바람이 머리를 가르네요. 그늘을 벗어나자 봄의 따뜻함이 햇살을 타고

눈을 간지럽힙니다. 잠시 눈을 감아보니 검은 색상 도화지에 형형 색색 프리즘이 비치는 듯 하네요.

다시 눈을 뜨고 친구들을 찾습니다. 벌써 시야에서 사라진 친구들을 찾아 백록관 안 매표대로 바쁜 발걸음을 옮깁니다.

친구들은 이미 표를 사고 익살스런 표정을 지으며 각각의 배식대로 움직입니다. 저도 표를 사고 식당안을 둘러 봤어요.

그때. 그녀가 보였습니다.

긴머리에 투명할 정도로 하얀 피부를 가진 여자아이입니다. 마치 피부 안에서 하얀 전등이라도 켜져 있는 듯 합니다.

전 왠지모를 이유로 그녀에게 뛰어 갑니다. 그리고는 제가 말했죠.

"진짜 미안해... 아직도 화났어?"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단지 꼭 그렇게 말해야 할 것 같았어요. 그러자 그녀는 콧방귀를 끼고는 저를 피해 갑니다.

"일부러 그런거 아니란거 너도 알잖아... 진짜 미안해."

가는 그녀의 얇고 따뜻한 손목을 억지로 잡고 그녀에게 말했습니다. 그녀의 맥박이 느껴진것 같습니다. 

"됐어. 나중에 얘기해."

뾰로통한 목소리로 그녀가 내게 대답합니다. 귀여운 목소리네요. 가게안의 사탕을 본 아이가 어머니에게 사달라고 했다가

막 거절당한 듯한, 약간은 수줍고, 조금은 미안한, 하지만 살짝 삐친 목소리였습니다.

그녀가 걸어갑니다. 저는 그녀 뒷 모습만 바라 봅니다. 그때 친구들이 달려 오더니 걸어가던 여자의 앞을 막아서네요.

당황한 그녀는 어쩔줄 몰라하며 뒤로 돌아 걷습니다. 창피한 듯 발걸음도 빨라지네요. 하얗던 얼굴은 살짝 홍조가 띄고

있습니다. 저를 피해 걷던 그녀의 앞에 다른 친구가 길을 막아섭니다. 저는 길이 막힌 그녀에가 다가 갑니다.

"진짜. 진짜. 미안해... 이해해줘"

그녀가 저를 쳐다 봅니다. 그러더니 피식 웃네요.

"알았어!. 진짜 짜증나.... 내가 참아야지."

그러더니 내손을 덥석 잡습니다. 처음 느껴본 그녀의 손이지만 초등학교때 부터 써온 몽당연필을 잡은 듯 편안하네요.

"오빠. 그럼 오늘은 어디가지 말고 수업 끝나고 연락해! 꼭! 알았지?"

그녀의 말을 듣자 마자 갑자기 주체할 수 없는 슬픔이 들이닥쳤습니다. 지금 이순간이 지나면 다시 못 볼 사이 라는게

본능처럼 느껴졌습니다. 마치 얼마 뒤 내가 죽을거란걸 아는 사람 처럼 말이죠.

눈물이 났습니다. 정말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생긴 것 처럼 마음이 시리고 아팠습니다. 그녀를 다시 볼 수 없다는게

너무 슬펐습니다. 그녀 손을 꼭 잡고 계속 엉엉 울었습니다. 울면 울수록 더 서글퍼서 울음을 그칠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잠에서 깨보니 손은 허공에 있었고 저는 엉엉 울고 있었습니다. 꿈에서 깬지 한참이 지나도 슬픔이 가시질 않았습니다.

가슴이 너무 먹먹해서 다시 잠도 안들더군요. 눈을 감으면 흐릿한 그녀의 실루엣이 눈앞에 맴돌았습니다.

그러기를 얼마나 했는지 모르게지만 어느순간 잠에 들었고, 눈을 떴을땐 아침이었죠.

근데 이 꿈이 정말 잊혀지지 않습니다. 방금 겪은 일 처럼 생생해요. 그리고 마치 그 꿈이 현실이었다면....  하는 생각도

가끔 합니다. 꿈에서 저는 정말 행복했었거든요.

그리고 방금 글쑤시게 에서 꿈에 대한 글을 봤는데... 정말 꿈속은 또하나의 내가 존재하는 세상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대학교때 프로이드와 에릭슨의 책을 읽으면서 꿈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많이 매달렸었는데....

이런 꿈을 꾸고 나니 꿈이란 건 정말 신기한 다른 세상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

아직도 저 꿈을 생각 하면 가슴이 먹먹합니다.

저런 꿈은 도대체 뭘까요?

전에 여자후배 얘기도 이곳에 써서 많은 도움 받았었는데...

이번에도 제 꿈에대한 짱공 여러분에 대한 고견이 궁금합니다.

저... 무슨 정신병 같은건 아니겠죠?????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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