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을 앓고 난 이후로 변해버린 삶...

푸른시냇물 작성일 13.09.02 10:5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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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4월 봄 저에겐 지옥같은 순간이었습니다.

아내와 전 주말부부로 아내는 용인에 전 부산에 직업때문에 떨어져 지내고 있었습니다.

부산 아웃소싱관련무역업체에서 일하고 있던터라 혼자서 회사에서 알려준 원룸에 기거

하고 있었죠.  정확하게 4월 7일에서 8일로 넘어가는 새벽 뜻하지 않게 잠에 깨버린 전

갑자기 밀려오는 복부통증에 침대에서 일어나자 마자 바닥에 굴렀죠.  구르자 마자 등에

심각하게 밀려오는 통증을 느끼고 나서 서랍에 있던 소화제와 게x린을 먹고 병원으로 어

거지로 운전해서 도착했는데 당시엔 인턴만 있던 차라. 진통제 주사를 맞고 아침까지 기

다렸죠.  전 그냥 탈이 난줄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날이 밝아오고 담당전문의가 진찰한

결과 췌장에 심각한 염증이 생겼다라고 그러더군요.  이후 내시경검사와 CT검사를 한다

음 무려 4주나 수액을 맞으며 금식치료에 들어갔습니다. 6주째 되는날 퇴원을 하고 나서

 

2주에 한 번씩 검사를 하고 다니는데 문제는 이후에 생겼습니다.  해외출장과 해외바이어

들을 만나는 직업을 가지다 보니 술과 장거리여행 육류 야근은 필수적으로 따라왔는데..

그것을 못하게 된겁니다.  한 마디로 손과 발이 묶여버린 결과를 초래했고 내근직으로 변

경되면서 점차 직장에서 설 자리를 잃어갔죠.  결국 전에 짱공글터에 글을 남기고 나서

많은 분들의 옳은 말을 해주셔서 가족에게 알리고 부모님께 알리고 나서 직장은 그만두어

야 했습니다.  당시에 위에서도 문제가 생겨서 다시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가장 슬펐던 말은 아버지께서 저에게 "이젠 누구하고 소주 마시면서 삽겹살을 먹나?"란 말

이었습니다.  췌장과 위문제때문에 저의 모습도 변해갔죠.  전에 고교유도선수를 지낸적

이 있어서 덩치가 산만하다란 말을 들었던 저였고 그 모습을 아내도 맘에 들었다고 했고

딸들도 제 배에서 잠이 드는등 그런 모습을 지녔던 제가 점점 살이 빠지는 거였습니다.

177에 90kg에서 현재 64kg로 떨어졌습니다.  안보였던 쇄골과 갈비뼈가 보이기 시작했죠.

이런 모습에 제 딸들도 낮설어 했구요.

 

결국 아내와 전 부모님이 계신 시골로 내려왔고 모은 돈으로 작은 슈퍼를 운영하고 주말엔

아버지의 과수원을 도와드리고 있죠.  주말엔 아내가 슈퍼를 봅니다.  시골에 내려오니 작은

애 건강도 좋아졌고 저도 많이 좋아졌는데 살은 안오르네요.  한때 61kg로 떨어진적도 있었

습니다.   여전히 한 달에 한 번씩 지옥같은 검사를 받으러 서울로 올라가지만 아픔뒤에 행

복이 온다고 혼자 부산에서 지내야 했던 것보다 가족과 함께 지내는게 좋더군요. 아내는

좀 싫을지 몰라도 말이죠.  용인에서 활발하게 지냈으니까요.  늘 미안한 마음입니다.

 

한 번 크게 아픔으로써 인생이 이렇게도 변할 수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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