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예단문제로 글 썼던 사람입니다.

gjkdjl 작성일 15.10.09 08:16:54
댓글 11조회 4,003추천 13

진심어린 댓글들 잘 보았습니다.

 

어제 제가 먼저 장모님을 만나자고 했습니다. 흔쾌히 보자고 하시더군요. 

 

까페에 자리를 잡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섭섭하시다네요 ㅎㅎ

주변에서도 그렇고 본인도 그렇고..다들 예단비만큼 받았지? 더 얹어받았지? 하시는 통에 화가 나시더랍니다.

솔직히 그 주변사람들이란 분들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ㅎㅎ

앞서 글에도 썼지만 전세집을 얻었습니다. 주변 반응은 당연히 제가 집 사서 왔을 것이고 나이차 많은 그것도 9살 어린 신부 데려가면서 좀 제대로 데려가는거지? 이런 분위기랍니다.

그리고 하시는 말씀이 마음을 표현하는 것은 금액으로 표현이 간접적으로 되는건데 돌려받은 금액을 보고 내 딸이 이런대접을 받나..싶으시더랍니다.

평소에 예비신부도 저희집에 자주 들렀고 이쁨도 많이 받은지라 집에 가서도 얘기를 했나봐요. 시부모님들이 자신을 많이 이뻐해주신다고. 그런데 장모님 말씀이 말과 행동이 다른것 같다며 섭섭하시답니다. 말로는 이뻐하시는데 마음은 그렇지 않은거 같다고..(물론 그건 오해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만..)

 

한참 본인얘기 하시더니 제 얘기를 하시더군요.

인성이 좋아서 허락한거다. 나이차 9살이길래 반대할려고 했는데 만나서 보니 사람이 되서 남들 뭐라해도 그냥 허락했다.

결혼얘기에 '결'자도 안꺼내던 아이가 결혼하고 싶다길래 어떤사람인가 했더니 그럴만 하구나 해서 허락하셨다면서..경제력 얘기를 하시네요..ㅎㅎ 경제력은 이렇지만 인성이 좋아서..이 얘기를 대화도중 한 예닐곱번은 들은것 같습니다.

 

중간에서 제가 양가 눈치 보고 눈치껏(?) 했어야 되는데 그렇게 못한거 같다 죄송하다고 그냥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모셔다 드리고 잠깐 여자친구 보고 돌아가는 길에 여자친구 전화가 오더군요.

결혼 못하겠다고..자신도 없고 제가 장남인데 다 못해낼거 같다고..

 

장모님이 봉채비 받으신거 불만족스러운 부분을 여자친구에게 '니가 그 집가서 행실이 어쨌길래 어른들이 이러시냐'고 그랬다네요. 여자친구는 사람만 보자고 했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본인 어머니 속상해하시고 화내는 모습보니까 뭔가 잘못된것 같다면서 그러네요. 본인이 가졌던 불안함과 두려움 이런것들이 있긴 있었을텐데 이 일을 계기로 빵 터진것같은 느낌입니다. 이 얘기 나오기 전까지만해도 불과 사흘전만해도 만나서 데이트 하면서 예쁘게 살자 잘살자 앞으로 이렇게 하고 싶다 하던 여자친구였습니다.

 

갑자기 이러면 어떡하느냐. 너는 너 나름대로 생각해서 이런말을 하는걸테지만 나는 갑자기 통보 받은거다.

나도 생각할 시간을 좀 주고..너도 다시 생각 해 볼 수 없겠느냐..

얘기를 꺼내면서 그냥 나 믿고 따라와줄 수는 없느냐? 니 입장 곤란하지 않게 내가 중간에서 처리하겠다. 라고 얘기 해줬습니다.

 

장모님과의 얘기는 그래도 그나마..잘 분위기 좋게(?) 끝났습니다.

장모님도 섭섭한 마음은 다 없어진건 아니지만 이건 어른들 문제고 저라는 사람과 상관없는거라고 하셨구요.

정말 느낌이 본인 답답함 툭 털어놓고 편해지신 느낌이었습니다.(물론 본인만 그러신거죠..저는...)

 

여자친구와 통화후 장모님께 그냥 제 마음이 이렇다는거 알아주시고 도와달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알겠다고 하시네요.

(여자친구가 결혼 안한다고 말한것도 말씀드렸습니다.)

 

일단 일은 이렇게 진행되었습니다. 청첩장도 어제 나왔는데 ㅋㅋㅋ 좀 웃기네요 상황이..

밤새 이생각 저생각 많았습니다.

지켜보고..정 안되겠다 싶으면 결혼 다시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우선 제가 할 수 있는데까지는 해보고요. 후회없게..

 

내일이 제 생일입니다. 이번 생일은 참 기억에 남을거 같네요..

댓글 달아주신 분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제 생각 정리 할 기회가 되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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