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식의 기준은 무엇일까
맞춤법을 보자.
낳과 낫, 되와 돼, 맨날과 만날.
이 정도는 대부분 아는 것이고 누군가 실수하거나 틀리면 바로 지적 들어간다. 그리고 마지막은 조소로 장식한다.
그런데 이렇게 맞춤법을 지적하는 사람의 다른 글 보기, 구글링을 해보면 본인 역시 잘못된 맞춤법을 쓰고 있다.
영어 단어를 보자.
fauna, pompous, querulous, savvy, sans, perks, rubble
처음 보면 어려운 단어일 수 있겠지만 외우면 쉽고 남들도 당연히 아는 것 같다.
외우고 나면 apple 수준이다. 단어도 짧다.
그럼 이걸 모르는 사람은 무식한 건가?
삼국지를 보자.
제갈공명, 허저, 동탁, 곽가, 조조, 하후연, 하후돈, 유비..
이것도 모르면 무식하다고 한다. 그런데 삼국지를 보지 않은 사람도 있고 여자들은 대부분 모른다.
삼국지를 보.지 않은 게 무식한 건가?
우리는 쉽게 내가 아주 당연스럽게 아는 걸 상대방이 모를 때 조소를 날린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한다. "어떻게 저걸 모를 수가 있지?ㅋㅋㅋ"
m57, m42, IC1396 드립을 치는데 어떤 사람이 이게 뭐임? 묻자 무식하다고 했다.
실제로 네이버 댓글에서 봤다.
각주구검 사자성어 안다고 남들 비꼬다가 누가 당지자기, 거안위사가 뭐냐고 물어보니 딴 얘기로 화제를 돌린다.
왜 사람들은 조금 안다고 그걸 가지고 과시하는 걸까.
토익, 토플게시판, 디씨갤러리, 네이버댓글 등등 수많은 게시판에서 남이 틀리면 항상 비방부터 하고 본다.
"A가 아니라 B에요"
이것도 아니다.
"A가 아니라 B에요 무식한 님아 ㅋㅋㅋㅋ", "A가 아니라 B라고 어휴.. 개멍청하네.."
이런 지적 댓글을 500번도 넘게 봤는데 정확히 493개의 댓글이 다 상대방을 무시하는 뉘앙스였다.
아 심지어 김연아 영어인터뷰 영상 때도 김연아 영어 못한다며 분개하던 인간들도 있었다.
아니 시발 김연아는 운동만 했는데 영어도 저렇게 유창하게 하면 칭찬해줘야지 발음 좀 틀렸다고 시누이에 빙의해서 지적질이나 하고 자빠진 꼰대색기들. 이런 놈들은 닭과 함께 난지도에 묻어버려여도 시원찮을 새끼들이다.
-결론-
1. 무식함의 기준이 모호함.
그저 내가 알고 있는 걸 상대방이 모를 때 무식하다고 함. 내가 알고 있는 건 남들도 알고 있어야 된다 생각.
2. 지식은 무한하기 때문에 겸손해야 되는데 얄팍한 지식 좀 얻었다고 상대방을 비방하는 사람들은 좃잡고 반성하자.
3. 여자친구나 친구가 어떤 것에 대해 모른다고 무시하거나 과시하면서 알려주지 마셈. 상대방도 내가 모르는 부분에 대해 많이 알고 있음.
4. 흡연실 부족한 거 아는데 사람들 많은 길에선 담배 좀 피우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