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오
그저
한 사람에 대한 오해가 아니라오
당신을 안다는 것
그로 인해
어울리지 않는
낯선 정장을 거울에 비춰 보는
웬 쑥스러운 사내가
숨어서 들키지 않게 미소 띄우는
그것은 다른 이유가 없소
당신은
십 칠년동안 튕기지 않았던 기타 소리를 원하고
책갈피 꽂아둔 시집을 다시 꺼내도록 속삭이고
지도를 살펴 가본 적 없는 곳을 짚어주며
커피를 마실 때도 항상 두 잔을 주문해야 하는
그토록 항상 약속을 정한 사람처럼
이 세상 곱고 아름다운 시절의 가장 특별한 때
늘 거기에 그저 흔한 모습으로
기다려주오.
때때로
깨끗한 옷을 갈아 입고
덥수룩한 머리를 깍고
어질러진 집안을 정리하듯
아무리 추스려도
두려웠던 지난 날
욕된 삶을 살아온 건 나만이 아니라고
한없이 나약했던 어깨를 두드려 주오.
어느 추운 날
흐트러진 매무새
당신의 손길이 와닿고
너무 지쳐 쓰러져간 외로움 한 움쿰씩 흘리며
더 이상 아무도 아프지 않기를
단지 사랑하오.
어떤 여자분을 무척 좋아했는데 이제 포기할 때가 된 것 같네요.
이 나이에 포기라고 해봤자 연락안하는 것 밖엔 없겠죠.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