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근 사교육 대책에 대해 글 남겼는데, 많은 분들이 교육과 입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아
부족한 지식이라도 나눠볼까 해서 글 남깁니다.
'우리 아이는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해야하는가? 학생부 교과전형으로 해야하는가? 정시 전형이 답일까?'
라는 질문은 제가 입시 교육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입니다.
이 질문이 끊이지 않고 나오는 이유는 사실상 해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학종이 옳은가? 교과가 옳은가?>
먼저, 학생의 목표, 목적이 어디에 있는가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크게 '전공'과 '학교'를 볼 수 있겠습니다.
크게 각 전형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습니다.
-학종
장점: 본인이 원하는 진로에 대한 학습을 고교과정에서부터 준비할 수 있음.
준비 정도에 따라서 본인의 내신 등급에 상회하는 학교에 입학이 가능함.
예시) 2023학년도 수시 입시에서 내신 2.0 등급의 평준화 일반고 학생이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합격
단점: 입시 과정이 전반적으로 불투명함. 합격 여부에 명확한 사유와, 불합격 사유를 알기 어려움.
혼자서 입시를 준비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음.
-교과
장점: 본인의 내신 성적에 맞춰서 일정한 정량적 기준이 있어 입시의 예측이 쉬움.
전과목 평가가 아니기 때문에 본인이 원하는 학교와 전공에 맞춰서 특정 과목 위주로 학습이 가능.
예시) 대부분 대학교 교과전형의 경우 인문사회계열 학과는 '국영수사' / 자연계열 학과는 '국영수과'를 반영
단점: 학교별 내신 기준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모든 학생들을 정량평가 하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한 학교에서는
오히려 내신 등급 따기가 어려움. 또한 자신의 내신을 등급으로만 평가받아야 하기 때문에 불리한 요소가 있음.
이런 장단점은 이제 워낙 오래된 이야기라 다들 잘 알고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전형을 선택해야 우리 아이에게 유리할 것인가?
정답은 앞서 말씀드린 목표 지점에 있습니다.
저희가 흔히 말하는 명문대 즉, 서울 상위 15개교의 경우
24학년도 기준으로 교과 11.3% / 종합 32.9% / 정시 39.6%를 선발합니다. [대교협 발표자료]
3~4년 전에 비해서 정시 비중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종합전형의 폐단이 발생됐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상위 학교는 대체 왜 교과보다 종합을 더 선호하는가?
가장 큰 이유는 학교의 내신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신뢰하지 못할 경우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지 못하겠죠. 많은 학부모님들께서 알아주셔야 하는 사실 중에 하나는
'대학은 교육기관 + 산업기관'의 형태라는 것입니다. 흔히 산학연계라고도 부르는데
대학은 우수한 학생을 선발해 자신들의 학교 명성을 높여야 하는 숙제도 가지기 때문에
고교의 내신을 신뢰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교과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을 꺼리게 됩니다.
그래서 보통 생활기록부와 내신을 정성평가하는 종합전형에 면접을 추가로 진행하는 학교가 많습니다.
최근 정시비중이 증가한 상황에서 수능을 쉽게 출제했을 때 생기는 부작용이 여기에 있습니다.
신뢰도가 떨어지면 대학은 자신들의 살 궁리를 위해 다른 입시 정책을 찾아야합니다.
대학은 교육부의 정책을 강제로 받아야하지는 않기 때문에 자체적인 입시제도를
고2 학생들 기준으로 매년 4월에 발표합니다. 만약 이번 수능이 정말 쉽게 출제될 경우
현재 고1 학생들에게는 내년 4월이 혹독한 입시정책을 만나게 되는 시간일 수도 있겠습니다.
이야기가 잠시 새버렸습니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서 그렇다면 종합이 유리한가? 교과가 유리한가?
인서울 상위 15개교에 입학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면 인원수나 내신 등급 차원에서 당연
종합전형이 유리합니다. 하지만 같은 내신등급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생활기록부 관리가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준비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예시) 내신 2.0등급 종합전형 준비생 =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내신 2.3등급 종합전형 준비생 = 경희대학교 자율전공학부
내신 1.9등급 교과전형 준비생 = 중앙대학교 하위학과
이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고 했을 때 시간투자에 대한 보상은 확실해 보입니다.
하지만 서울 상위 15개교까지는 바라지 않을 경우에는 교과 전형이 더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상위 15개교를 제외하고 다른 대학들은 교과 전형의 비율이 점차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전국 대학을 기준으로 본다면,
교과 44.8% / 종합 23% / 정시 19.3%를 선발하기 때문입니다. [대교협 발표자료]
이유는?
상위권 학교에서 종합으로 선발할 경우 내신 우수 / 생활기록부 우수 학생이 상위권대로 갑니다.
이후 학교들은 내신이라도 우수한 학생을 선발해야 하기 때문에 교과 전형을 늘리게 됩니다.
예시) A는 내신은 2.5이지만 생활기록부 정리가 미흡, B는 내신 2.5에 생활기록부 정리도 우수
하다고 한다면 자연스럽게 B가 상위권 대학에 지원하고 A는 상위권 대학에 진학을 못함.
이렇게 된거 교과로 한, 두 단계 낮은 학교에 가자!
결국 종합과 교과를 결정하실 때는
1) 학생의 목표를 확인
2) 현재 상황을 정확히 파악
종합 가능시에는 생활기록부 관리, 교과 가능시에는 원하는 학교와 학과에 맞춰서 특정과목에 All in 전략
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학교 전형 반드시 확인! 아주 보물같은 교전형을 가지고 있는 상위 15개교도 많습니다.^^
입시가 점점 복잡해집니다.
이 일을 한 지가 벌써 20년인데도 변화하는 추세를 따라잡기가 힘들 정도네요.
최근 '어차피 공부만 잘하면 되는 거 아닐까?'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내신이 1.0등급이더라도 서울대의 경우 모두 학생부 종합전형으로만 선발하기 때문에
생활기록부 관리 없이는 입학이 어려운 시대가 됐습니다.
최근에는 정시에서도 생활기록부를 확인하겠다고 하고요..
아이들이 행복한 사회가 돼야 하는데 아이들이 점점 힘든 사회가 되는 것 같아
어른으로서 미안함을 많이 느낍니다.
부디 카페 회원 분들의 자녀들은 큰 고민 없이 본인의 목표를 이루기를 바랍니다.
글이 길어졌는데, 가끔 들어와서 쓰다가 반응이 좋다 싶으면
다른 정보들도 공유하겠습니다.
쓸 데 없이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첨언: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 그 부작용에 대해서는 이미 고 김대중 대통령 정부 시절부터 예측된 바가 있습니다.
하지만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은 제도이기 때문에 계속 시행됐던 것들이죠. 실제로 학생들의 옆에서 보면
해당 제도가 꼭 나쁘다고는 볼 수가 없었습니다. 공정하게만 유지된다면..
고교학점제가 25학년도부터 시행인데, 이번 정부의 결정이 고교학점제와 잘 맞물리는 수능 정책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