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뜨기 전 일행 중 한 명과 먼저 출발해 어제 그 산을 다시 올랐습니다.
캄캄한 산을 오르기 쉽진 않았지만 어제만큼 힘들진 않았네요.
아마도 어젠 체력이 방전되어서 그런 것 같네요^^;;
물론 산에 올랐을 때도 아직 해가 뜨진 않았습니다.
오늘은 이동중에 찍은 사진이 많지 않아서 어제 사진을 재탕;;;; 죄송합니다ㅠㅠ
산을 내려와 작은 마을을 지나치며 본 벽화입니다.
어느 집의 담에 그려져 있었는데 일행이 한국에서 본 책에서도 봤다고 하더군요.
부르고스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워낙 대도시다 보니 다른 일행들과 약속했던 알베르게를 찾지 못해 헤매고 있는데 친절한 부자父子가 직접 그 앞까지 안내해 줬습니다.
근데 우리보다 늦게 출발한 일행이 먼저 와 있네요.
알고보니 중간에 길을 잘못들어 한참을 돌아왔는데 우리는 그것도 모르고 도시 입구에서 기다리다 늦었네요^^;;
부르고스 대성당입니다.
규모가 어마어마하네요...
알베르게에서 나와 걸어서 2~3분 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에 있습니다.
일요일이었기에 미사 시간을 확인하기 위함과 관광 목적으로 미리 한바퀴 둘러 보았습니다.
부르고스 가운데로 강이 흐리고 터미널이 있는 반대쪽에서 다리를 건너면 요런 문이 나옵니다.
위 사진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뒤에 바로 대성당이 있답니다.
대성당 뒷쪽에서 봤던 것 같은데 벌써 2년 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ㅅ-ㅋㅋ
이날이 도시 축제였던 것 같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작은 텐트에서 갖가지 물건을 팔고, 사람들은 전통 의상을 입고 돌아다닙니다. 물론 거의 어린아이들만 입었지만요^^;;
다양한 중세시대의 검에서부터 악세서리, 군것질, 생필품 등... 한 마디로 시장이 열렸어요~
축제는 밤까지 이어졌습니다.
어차피 오늘이 일행과 마지막이고 저녁 미사 시간도 겹쳐 함께 저녁식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금전적인 여유가 없음에도 한 끼 정도는 함께할 수 있었지만 어차피 헤어질 인연 구태여 작별인사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더군요.
늦은 오후에 홀로 나가 빵으로 간단히 끼니를 때우고 미사 후 알베르게로 돌아오는 길에 유일하게 영업하는 슈퍼마켓을 발견해서 와인을 사왔습니다^^;;;(이 나라는 일요일에 문 연 가게가 거의 없어서-_-;;;)
내일부터는 혼자네요...
시원섭섭한 밤이었던 것 같아요^^;;;
부르고스로 오는 길에 일행이 제게 말하더군요.
인생에도 이곳에서처럼 노란 화살표가 방향을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그러면 인생이 너무 재미없지 않을까. 매 순간 길을 알려준다면 난 걷는 것 밖에 안 하잖아... 조금 힘들더라도 내 화살표는 직접 만들며 걷고 싶어...
이미 성인인 그 친구의 생각을 바꿀 의도 없이 단순한 제 생각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솔직히 적지 않은 나이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생각으로 호주 행을 결정했고, 주변에서 많은 손가락질을 받고 있습니다^^;;
아마도 한국 사회가 제시한 노란화살표와 다르게 걷고 있으니 그렇겠죠.
2011년 9월 20일에 출발해서 13일을 걸어 부르고스에 도착하며 여러 마을을 지나쳤던 것처럼 이번 호주행도 제 인생의 순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후로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남아있지만 언제고 다시 올리게 될 날을 위해 스포일러는 하지 않겠습니다.
댓글로 늘 응원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리며 잘 다녀오겠습니다^_^(내일 출국입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