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 - #9 거짓말.

생갈비전문 작성일 06.05.01 17:4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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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그녀는 알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녀와 나는 많이 닮았다.
속이 시원하게 비치지 않는 유리처럼
언제나 불투명하다.
겉으로는 굉장히 솔직한 듯 보이지만
정작 속을 알 길은 없다.
그래서 우린 늘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에
참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미 그녀가 알고 있듯이
나는 거짓말을 밥먹듯이 한다.
사소한 장난이라는 명분아래
입만 열면 거짓투성이인 나.
거짓말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
항상 아예 입을 다물어버리는 그녀.
어쩌면 우린 의외로 잘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녀덕분에
그동안 수많은 거짓말들로
스스로를 포장하며 살아왔던 내 자신을 많이 돌아보게 된다.
사실 그녀앞에서만큼은
그 어떤 수식어로도 나를 치장하고 싶지 않다.
멋있는 말로 쿨하게 보이게 한다거나
능숙한 거짓말로 내 자신을 방어하는 일 따윈 이제 하지 않겠다.

물론, 오직 그녀에게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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