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마등-1-

쌈바디쌈 작성일 06.10.06 03:5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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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슬리퍼를 살걸 그랬어

라고 민석이 생각하는 순간 그의 어머니는 용광로 처럼 펄펄 끓어 넘치는 냄비의 불을 껐다.

민석은 오늘 아침 학교를 가는 길이였다. 그 날의 햇빛은 너무 강하지도 않았고 바람도 너무 차지 않았으며 건조하지도 않았다.
모든 일이 순조로웠고 오늘은 왠지 기분이 좋구나 복권이나 살까 라고 생각하던 민석은 그만 개똥을 밢고 말았다.
그 똥은 민석이 살고 있는 구로3동의 장수 노인 김노인의 늙은개의 것임이 틀림없으리라 라고 민석은 미끄러지면서 생각했다.
반고리관에 모든 신경을 집중 시키고 민석의 몸은 안정적인 지반에 몸을 내던진다.한 쪽발이 땅에 닫고 똥이 묻은 발이 뒤따라 땅에 닫고 다시 미끄러지는 듯 하더니 나머지 한쪽 발이 다시 땅에 닿아 이래저래 균형을 잡았다.
민석은 균형을 잡자마자 그의 39000원 짜리 붉은색 컨버스 운동화에 대한 걱정부터 들었다. 똥묻은 신발을 신은채로 가야하는 2시간짜리 등교길은 그의 모든 것을 부정하고 만다.
민석은 그제서야 흐트러진 머리와 옷을 다듬는 척하면서 주위를 살폈다.
다행이 우선적으로 눈에 띄는 사람은 없다 하고 생각했을때 아뿔싸 왠 여자가 보고있다.
씨발년 넌 또 뭐야고 생각하는 순간 그녀가 눈을 돌린다. 못봤던 것일까 외면한 것일까?
땅바닥에 똥 묻은 운동화를 질질 끌면서 민석이 생각했다.하지만 지금의 민망함과 걱정보다 그는 지금부터 2시간짜리 등교길을 책임져야한다.
허리로 부터 반쯤 내려간 바지를 끌어올리며 민석은 생각했다. 이대로는 안된다고.
컨버스를 신고 갈 수는 없었다. 냄새가 난다 아니다 그건 중요하지가 않다 어떻게 닦던 똥묻은 신발을 신고 2시간짜리 등교길을 간다는 것 자체가 비인간적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똥이 보인다. 신발 발바닥 자국이 선명히 남아있는 반쯤 뭉개진 김노인의 개의 똥이 보인다.
민석은 똥 묻은 오른발을 다시한번 땅에 직 긋는다.신발에 묻은 똥이 하강폐곡선을 그린다.

교수님께 과제 내야되는데.

라고 민석이 생각하는 순간 그의 아버지는 지하철에서 반쯤 휘어진 그의 안경을 고쳐 썼다.

다행이다 신발가게가 문을 열었다.민석은 기쁜 마음과 무거운 발걸음.그리고 가게엔 들어갈 수 없었다. 아직 그의 발엔 똥이 묻어있다.
주인이 그의 신발을 확인 해볼지도 모른다. 물론 안할수도 있다 하지만. 똥묻은 신발을 신고 가게 들어가 누군과와 가까운 거리에서 대화를 거래를 커뮤니케이션 한다는 것은 상당히 비윤리적이라고 생각했다.
민석은 신발들이 정리되어있는 가게 문앞으로부터 6발자국의 거리로 부터 주인을 찾았다.
아저씨 아저씨 마지막 씨자가 다 마무리 되기도 전에 주인으로 보이는 아줌마가 보인다.
민석은 아저씨를 불렀는데 아줌마가 나온 상황에 대해 개인적이지만 유감스러운 기분이 들었다.하지만 곧 그런건 아무 의미도 없다는 기분이 들었다.
아줌마는 빼짝 비틀어진 몸매에 머리는 파마 그리고 어색한 눈썹문신을 가졌다. 그런 눈썹문신또한 민석에게 유감스러운 기분을 들게했다.
운동화를 살까 생각했다.눈을 천천히 돌렸다.아줌마는 문앞에서 민석을 처다본다. 민석은 아주머니의 시선을 넘기고 다른 진열대를 본다.그리고 그의 눈에 슬리퍼가 들어왔다.
민석의 발에는 아직 개똥이 묻어있다.

내가 그때 왜 맞었더라?

라고 민석이 생각하는 순간 최성국씨의 하얀색 엘란트라의 속도는 시속 40km로 떨어졌다.




계속...

재미있는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두고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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