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Fantasy] 회귀 4

sexyjoon 작성일 07.02.04 15: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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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좀 쉴려고만 하면 이 난리구만!!!”

딜런을 어깨에 맨 남자는 진절머리가 난다는 듯 고개를 가로 저었다.
타닥 타닥 불붙는 소리가 이곳 저곳에서 들리기 시작했다.
디아나는 갑옷을 챙겨 입었지만 무얼 해야할지 모른체 문쪽을 응시하며 말했다.

“내…내려갈까?”
“아니… 이미 아래문은 봉쇄되었을꺼야. 방심했어. 이상한 놈들이 보였지만 설마 마을 사람들이 몰려올 줄은…”
긴머리의 남자는 침통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으으으…”
어깨에 맨 딜런이 신음소리를 내었다.
“쥬…쥰… 내…내려줘 그리고 도…도망…쳐라…”
“흥! 다 죽어가니까 이젠 반말이냐? 아주 못된 놈이구만”
긴머리의 남자는 얄밉다는 듯 딜런을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

“디아나 칼을 챙겨. 그리고 따라와라 뒤쳐지지 않게…”
쥰이라 불리운 남자는 오른손으로는 딜런을 안고, 왼손을 서서히 들었다. 다시 한 번 손에 힘을 주었고 그 손에 바람이 빨려들어가듯 불었다.
아래층은 이미 불이 붙은 듯 나무바닥사이로 검은 연기가 들어왔고 그 연기마저 그의 손으로 휘감겨 올라갔다.
부들부들 떨리는 그의 손아귀에는 마치 검은 공처럼 말려올라간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조금 더… 조금만 더…”
이제 불기운이 바닥에 어른거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긴머리의 남자는 움직일 줄 몰랐다. 땀이 뚝뚝 떨어지고 팔은 부르르 떨리고 있었지만 남자는 바닥과 바깥을 살피며 버티고 있었다.

“다…당신은 도대체???”
디아나는 그 모습을 보며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입막어. 그리고 내옆에 꼭 붙어라! 날 놓치지마!”
이윽고 마룻바닥 사이로 불길이 올라오자 긴머리의 남자는 외쳤다.

“간다!!!”
남자는 바닥을 향해 손을 내리쳤고 바닥은 커다란 망치에 맞은 듯 쩌저적 소리를 내며 무너져 내렸다.

“쿠쿵~”
마을 사람들은 건물이 무너지는 소리에 놀라 물러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놀란 건 무너지는 소리와 함께 매섭게 몰아치는 검은 돌풍 때문이었다.

“으아~ 불이 번진다 모두 피해!!”
불에 탄 검은 연기가 사방으로 퍼져나갔고 그에 따라 몰려있던 사람들이 입을 막으며 물러나기 시작했다.

그 때!
한 검은 인영이 무서운 속도로 인파들을 헤치고 뛰어나갔다.
“저… 저것 잡아!!!”
가슴에 원형표시가 그려진 망토를 쓴 사내가 인파 사이에서 소리쳤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퍽! 퍽!”
검은 연기사이로 사람들이 치고받는 소리가 들렸지만 다들 연기에 콜록이며 정신을 쓰지 못했다.
잠시 후 연기가 걷히고 나서야 쓰러진 사람들의 모습이 그들이 어느쪽으로 도망갔는가를 알려줄 뿐이었다.



“헉! 헉!”

쥰이라 불리운 긴머리의 남자는 헐떡였다. 검은 머리는 땀에 젖어 등뒤에 어지럽게 뒤덥혀있었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듯 제대로 걷지 못했다.
오른 어깨엔 딜런, 왼쪽 어깨엔 디아나가 매달려 있었다.

“내…내려줘…”
숨이 가쁜든 디아나가 말했다.
쥰은 사방을 둘러본 뒤 둘을 풀위에 내려 놓았다.

“하..하아~~~” 디아나는 가슴에 손을 올려놓고 연신 심호흡을 했다.
“다..당신 어떻게 한거지?”
쥰은 대답하지 않고 바닥에 털부턱 앉더니 이윽고 뒤로 누워버렸다.
디아나는 할 말이 많았지만 차마 말하지 못하고 가쁜 숨을 고르고 있었다.
한 참을 그러고 나서야 진정된 듯 입을 때었다.
“이제 벗어난걸까?” 디아나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 아직이야. 점점 포위망을 넓혀가며 찾고 있을꺼야.”
쥰이라 불리운 사내는 계속 누운채로 숨을 고르며 말했다.

“어떻게? 우리만큼 빨리 뛸 순 없어. 다…”
디아나는 무언가 말하려다 멈추고 쥰을 보았다. 잠시 마른 침을 삼킨 후 다시 말을 이었다.
“도망치는 도중에 나까지 업고는 마치 날아다니듯 뛰었어. 나와 딜런의 몸무게는 아예 없다는 듯…”
“그렇게 빨리 움직여 본 건… 내가 와이번(비룡)에 탔을 때 빼고는 처음이야. 사람이라면…
아니 당신의 정체는 뭐지?”

쥰은 어느 정도 숨을 고른듯 허리를 일으키며 말했다.

“난 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야. 그것보다 포위망이 좁혀지고 있다.”

“??”
“놀랄것 없어. 우리와 마찬가지로 놈들의 속도도 빨랐다. 더욱이 넓게 퍼졌던 것이 우리를 중심으로 좁혀지고 있어.”

디아나는 혼란스러운 듯 머리를 흔들며 일어섰다.

“뭐지 오늘밤은?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되는거야?”



“몰라도 돼! 어차피 너희에게는 오늘밤이 마지막이니까!!”

팟! 팟! 팟!
목소리와 함께 사방에서 검은 인영들이 튀어나왔다. 5명의 망토를 입은 사내들이었다.
가슴에는 원문양과 함께 X표시가 선명하게 세겨져 있었다.

놀란 디아나는 쥰옆에 바싹 붙었다. 쥰은 사방을 둘러보고는 툭툭 바지를 털며 일어났다.
“어떤 신호탄이나 함성도 없이 이곳으로 동시에 모여들다니…너희들 인간이 아니구나.”

“우린 로키신에게 모든걸 바친 몸. 인간이 아니라고 본다면 그렇다고 할 수 있겠지.”

쥰은 딜런을 쳐다보더니 디아나에게 무언가 속삭였다. 그리고 삐딱하게 서서는 그들에게 말했다.
“로키…로키신이라… 너희들 그 로키가 어떤 놈인지 알고나 하는 이야기냐?”

“노…놈? 이… 이 미친놈이 신의 사랑을 거부한 것도 모자라 그런 불경스런 말을 입에 담다니!!”
검은 망토를 쓴 사내들은 분노를 참지 못하겠다는 듯 부르르 떨었다.
“어이 어이~ 너무 떨지마. 이제부터 하나씩 처리해야하는데 그러면 마음이 약해지잖아~”
쥰은 자세를 잡으며 비아냥거렸다.

“주..죽어랏!!!”
이윽고 참지 못한 2명의 인영이 앞에서 덤벼들고 뒤에서는 3명이 뛰어들었다.

쥰은 약간 웅크리더니 마치 빗자루로 쓸 듯 한 손으로 바닥을 쓸며 앞으로 내 뻗었다.
퓻!

“크아악!”
앞에서 돌진해오던 2명 중 한 명이 안면에 무언가 맞은듯 고통스러워 하며 고꾸라졌다.
다른 한 명이 품속에서 단도를 꺼내는 순간 이번에는 쥰의 발차기가 목을 강타했다.
“끄윽”

그리고 뒤에서 연이어 비명이 들렸다.

“크아아악”
뒤에서 덤벼들던 3명 중 한 명은 옆구리를 잡고 쓰러져 있었고, 한 명은 등에 긴 칼이 박힌 채 엎어져 있었다.
딜런. 쓰러져 있었던 그가 순식간에 일어나며 두 명을 해치운 것이다.

“헉… 헉… 이..놈들 내 발을 이 모양으로 만들고 성할 듯 싶었냐?”
등까지 뚤려 엎어진 사내 밑에서 딜런이 기어 나오며 말했다. 무척 고통스러운 듯 나오자 마자 다시 바닥에 쓰러지듯 누었다.

다른 한 명의 망토인은 뛰어오다 말고 멍하니 서서 디아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잡았어요.”

디아나는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얼굴을 감싸고 있던 다른 한 명마저 처리한 쥰은 디아나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휴우… 그럼 심문을 시작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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