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턴 오브 더 태권V-1권(3)

NEOKIDS 작성일 07.02.09 11:5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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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부토 코우지가 나사의 연구실에서 퇴근한 건 늦은 저녁이었다. 우주에서의 기동전사 시스템의 동력부에 대한  테스트를 보고 받은 것 이외에, 그 외 다른 연구들에 몰두하다보니 퇴근 시간은 훌쩍 넘겨버린 지 오래였다. 또 저녁을 해놓고서는 삐져있을 사야카를 생각하니 벌써부터 두통이 밀려왔다.

 

운전대를 잡고서 아무도 달리지 않는 차도를 통해 집으로 향하다가, 잠시 차를 멈추고 코우지는 차에서 내렸다. 케이프 캐너배럴의 상쾌한 공기가 코우지의 폐 안으로 밀려들어왔다. 그만큼의 상념 또한 같이 밀려왔다.

 

이제 자신의 나이가 40을 넘어 50에 가까워지는 순간. 결혼도 하고 애도 가지고 있고, 나사의 합동연구로 살림살이도 남부럽지 않지만, 젊은 시절 오랫동안 헬박사의 기계수 군단과 싸워왔던 그 후유증은 아직도 몸에 남아서 펀치드렁크 증세가 있었다. 암흑대장군과의 전투 이후 건강을 되찾았지만, 나사의 연구를 하다가 다시 일본에 돌아와 그랜다이저와 함께 UFO군단까지 맞서는 상황에서는 더욱더 생사를 넘나드는 상황들을 겪었다.

 

사야카는 코우지에게 이제 전투는 그만 두라고 말했지만, 그 때까지도 코우지는 그만둘 수 없었다. 만약 또 헬박사나 미케네 제국, 그리고 UFO군단 같은 놈들이 나타난다면, 그 때는 더 많은 힘이 필요했고, 그 많은 힘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더 노력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유미 교수를 비롯한 수많은 선대의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다행히 듀크프리드라는 외계인 친구는 자기 종족의 별을 찾아 떠날 적에 그랜다이저에 탑재되어 있던 몇 개의 연구성과와 목록들을 건네주었다. 그 기술이 지금 모빌슈트, 기동전사의 기술로 빛을 발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며칠 전의 로봇기술 세미나에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일들 투성이였다. 분명히 태권브이라는 출중한 로봇을 개발한 한국에서, 왜 그런 일들이 벌어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결국 김훈은 그에 대한 해명만 짧게 하고 그 날의 세미나를 접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의 세미나 역시 황급하게 마친 채 귀국길에 올랐다. 코우지는 어릴 적 유미 교수와 김박사의 만남에서 어린 김훈을 처음 만났다. 자신도 한 성질은 한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김훈에게서는 어린 사람 못지않은 진중함과 힘이 배어있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그가 연마했다는 태권도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김훈에게서 본 태권도의 시범으로 느낀 건, 자신들의 무술인 유술 같은 경우는 흐름을 중시했지만, 태권도는 흐름과 함께 상대의 기술을 차단하는 기술과 날카로운 공격기를 동시에 가지고 있어 놀라운 힘을 발휘한다는 것. 그런 힘과 기술과 진중함을 가지고 정신을 연마하던 자가, 이제는 그런 조그만 공격에도 어쩔 수 없이 무너져야 하는 상황이란 코우지로써는 이해할 수 없었다. 따로 만난 자리에서 코우지는 김훈을 위로해주었지만, 그것도 어떻게 해줘야 할 지 몰라 어깨를 토닥여 준 것이 전부였다.

 

코우지는 앞으로 자신의 연구 결과에 의해 탐사와 실험을 하러 떠나게 될 우주왕복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강한 수십 개의 조명이 선체를 비추고 있는 그 장관을 바라보면서, 김훈을 차라리 나사로 불러볼까 하는 생각도 가지고 있었다. 만약 그가 전에 태권브이를 만들었던 김박사의 기술들을 재현하는 데 성공한다면, 코우지로서는 자신의 후임으로 배정을 해줘도 아깝지 않을 인물이었다.

 

거기까지 생각하고 있을 때, 강한 진동이 울려왔다. 지진과 비슷한 진동이 코우지의 몸과 차체를 살짝 뒤흔들어 놓았다. 뭔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느끼고 코우지는 차에 늘 가지고 다니던 몇 개의 계측기를 꺼내보았다. 그 계측기들의 바늘은 하나같이 강한 진동을 보이고 있었다.

자장계측기, 가이거계측기, 진도계측기, 그 외 많은 바늘들이 미친 듯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코우지는 다시 기계들을 원래 자리로 넣어 놓고는 운전석으로 앉았다. 이런 상황은 전에도 한 번 겪어본 적이 있었다. 전의 딱 한 번, BF단이 지구 최후의 날을 재현하려 했을 때였다.

 

사야카에게는 나중에 전화를 한 번 걸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코우지는 핸들을 급하게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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