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턴 오브 더 태권V-1권(5)

NEOKIDS 작성일 07.02.16 06:3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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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토, 뭐하는 건가.”

 

“에?”

 

 

고토 키이치는 담배를 문 채 뒤를 돌아보았다. 자신을 부른 사람은 자신과 같이 사고현장에 날아온 나카가미 에구치였다. 키

 

이치는 담배를 입에서 떼고 일어나서 경례를 했다.

 

 

“뭐하냐고 묻고 있는 거다.”

 

“그게 말이죠.....”

 

 

고토는 배의 난간에 설치해 둔 자신의 낚싯대와 가방을 굳이 숨기려고도 하지 않았다. 고토보다 나이는 훨씬 어린 에구치의

 

날카로운 눈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지만, 고토는 약간 멍해 보이는 눈매로 에구치를 바라보며 태평한 말투를 이을 뿐이었다.

 

 

“현장 공해상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그 뭐랄까.....소일거리가 없어서.”

 

“도대체 자네가 나와 같이 온 이유를 모르겠군. 아무리 특차2과 쪽에서 세운 공들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뭐 그렇다고 하더라도, 진급엔 한계가 있는 몸입죠.”

 

“이 자식!”

 

에구치는 고토의 멱살을 휘어잡았다. 하지만 고토보다 작은 키 때문에 그 모습은 되려 우습게 보일 뿐이었다.

 

“내가 엘리트 출신이라고 해서 비꼬는 건가? 군민 합동의 조사라고는 하지만 이 공해상에서조차도 나는 자네의 상관이야! 이

 

주먹으로 말버릇을 고쳐줄까?”

 

“아닙니다~!”

 

 

고토의 눈매가 처진 눈이 에구치가 아닌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에구치는 고토를 한 대 치려는 듯 팔을 공중으로 들어 올리

 

다가, 창백한 얼굴이 되어 이내 손을 풀고는 난간 쪽으로 다가갔다. 깊게 숙인 그의 입에서 토사물이 쏟아지기 시작하자, 고토

 

는 한숨을 내쉬고는 에구치에게 다가갔다.

 

 

“네 놈 따위는, 이 배멀미만 아니라면!”

 

 

에구치가 분함을 이기지 못하는 듯 그 힘든 와중에도 말을 했지만 고토는 그저 등만 쓸어주고 있을 뿐이었다. 그 때 배의

 

함장이 다가와 말했다.

 

 

“이제 곧 위치에 다가갑니다. 경시청 여러분도 준비해 주십시오.”

 

 

고토는 고개를 돌려 그 에너지 반응이 일어났다는 바다 위를 보았다. 이미 여러 국가의 선박들로 인해 북새통이 되어 버리고

 

있었다. 특히 미국 같은 경우는 무슨 시위라도 벌이듯 항공모함까지 보내왔다. 고토는 쓴웃음을 지었다.

 

 

 

일본자위대 소속 이지스함 키리시마2에 실어온 군용 수중탐사 레이버 ‘넵튠’이 크레인으로부터 수중으로 내려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기진맥진한 에구치와 고토가 함장과 함께 내려다보고 있었다.

 

 

-수심 100, 계속 내려갑니다. 별다른 반응 체계는 없습니다.

 

 

레이버의 조종사가 보고를 보내오는 것이 고토가 쓴 헤드셋으로 울리고 있었다. 그 헤드셋은 모두가 쓰고 있었다. 고토는 그

 

런 보고의 소리를 들으며 생각에 잠겼다.

 

 

‘왜 지금 이런 일이 생겨난 걸까? 이 반응은 전에 BF단의 짓거리와 비슷한 에너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런 걸 일으

 

켜 피해를 보려면 분명 도심지 같은 곳이나 최소한 육지에서 했어야 했다. 그럼에도 그러지 않은 것을 보면....’

 

 

고토는 자기 나름대로 적의 입장이 되어 위험한 발상을 머릿속에서 성립하기 시작했다. 그 발상은 자신이 해놓고도 엄청나게

 

무서운 발상이었다. 만약 그 생각대로라면, 전 세계는 다시 자신이 청소년일 적의 그 무서운 시대로 돌아가 버릴 지도 모른다

 

고 생각했다. 언제나 경보가 울리고 거대로봇들과 괴수들이 자신의 터전을 공격해오던 그 때로.

 

 

그 발상이 제발 틀리기를 바라면서, 고토는 계속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 때 헤드셋의 수신부에서 지직거리는 방해음이

 

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끊기는 목소리가 전송되어 들려왔다.

 

 

-이 곳.....에너지.....아무 것도.....다만 뭔...빛....이상......다가.....

 

 

“함장님! 레이버의 반응이 레이더에서 소멸되고 있습니다!”

 

“다시 소나로 색적하라!”

 

“안됩니다! 소나도 먹통입니다! 에너지파가 오고 있습니다! 물리력까지 동반! 도달까지 3초 전!”

 

 

바다 밑으로부터 거대한 파장이 전달되었다. 파도가 일면서 그 일대의 함정들과 연구선들이 모두 일거에 큰 흔들림을 보이기

 

시작했다. 함장의 다급한 목소리가 함교에 울렸다.

 

 

“자세제어에 신경 써라! 배의 기울기는?”

 

“위험하지 않습니다. 넵튠은 계속 연락두절!”

 

 

고토는 배가 흔들리는 와중에도 갑자기 밖으로 뛰쳐나갔다. 에구치와 함장은 그의 영문 모를 행동에 놀라면서 같이 뛰어나갔

 

다. 고토는 겨우 배의 난간을 붙잡으며 자세를 잡고 있던 크레인 근처의 병사에게 소리를 질렀다.

 

 

“끌어 올려!”

 

“네?”

 

“레이버를 끌어올려! 조종사가 죽어가고 있다!”

 

“아니, 무슨...”

 

“시간이 없다고! 빨리 올려!”

 

“함장은 나입니다! 왜 그러십니까?”

 

 

함장이 고토의 등 뒤에서 말을 했다. 고토는 뒤를 돌아보면서 말을 이었다.

 

 

“먼저 빨리 레이버부터 올려주십시오. 설명은 나중에.”

 

 

 

 

다른 함정들 역시 모두 마찬가지였다. 건져 올려진 레이버 안의 조종사들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찢겨진 채 죽어있었

 

다. 거대한 충격파가, 기계가 꽉 들어찬데다 좁기까지 한 레이버의 조종석을 뒤흔들어 놓았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레

 

버는 신기할 정도로 멀쩡했다. 고토는 레이버 안을 청소하고 인양하는 작업의 와중에도 한동안 계속 수면을 바라보며 생각에

 

빠져 있었다. 에구치가 다가와 고토에게 말을 걸었다.

 

 

“자네는....조종사가 죽을 거란 것을 어떻게 알았나?”

 

“예전에, 이런 모습을 접해본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고토는 기지개를 한 번 키고는 에구치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른바 초극렬파라는 것이죠. 이전에, 자이언트 로보가 싸우던 BF단의 경우가 이런 초극렬파를 써서 모든 전기적 혹은 펄스

 

적 에너지의 반응을 붕괴시켰던 경우가 있었다는 건 지금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거기까지는 모두가 알고 있었고, 또 이번 반응이 보이는 게 유사하기도 했지만, 왜 그게 이 심해에서 나왔는지 알아야 하지

 

않겠나?”

 

“심해에서 나온 게 아닙니다. 그럴 리가 없지 않습니까.”

 

 

담배를 꺼내 물면서 고토는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미, 누군가 수중에서 실험을 했고, 도망친 상태입니다. 위성으로도 잡을 수 없었던 선박일 겁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받

 

은 충격파는 그 충격파가 심해에까지 도달한 후 반사되어 온 겁니다. 전쟁 중에도 이런 일이 있었죠. 공중에서 폭탄을 투하하

 

면 그 충격파가 대기권까지 갔다가 반사되어서 24시간 정도가 경과한 후에 다시 지상으로 되돌아왔던 현상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도착한 시간과 충격파의 시간을 검사해보면.....”

 

“놈들이 갈만한 반경을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것도 이미 소용이 없을지 모르죠. 여기는 태평양 한가운데니까, 이

 

곳을 중심으로 원으로 반경을 잡아도 어느 방향으로든 갈 수 있는데다가, 위성에 잡히지도 않는 정도의 선박이라면, 말 그대

 

로 이미 그들의 꼬리는 놓친 셈이 됩니다. 이미 BF단에 필적하는 초극렬파를 만들어 냈다면, 우리가 그들을 쉽사리 잡을 수

 

도 없을 거구요.”

 

 

그 때 하늘에서 뭔가가 굉음을 내면서 다가왔다. 거대한 선체가 드리우는 물보라와 그림자에 에구치와 고토는 동시에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저건.....자븡글 아닙니까?”

 

“아, 자븡글이 아니야. 저건 한국의 모조품이지.”

 

“모조품이요?”

 

“나름대로 한국의 기록을 좀 보고 있는데, 저기는 아직도 저렇게 거대로봇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않고 있더군. 저거 이전에는

 

마징가에게서 기술이전을 받은 게 있었는데, 이름이 태권브이였나....아마 저것도 그런 이름일 거야. 앞에 뭔가 그럴싸한 영어

 

단어를 붙인 것으로 기억하는데.....”

 

 

고토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 사실은 그에게는 남다른 흥미로움이었다. 

 

 

“하지만 저렇게 낡은 기체 따위로는.....”

 

 

에구치는 고토가 뱉은 독백을 이해한다는 듯 가만히 있었지만, 고토의 뜻은 그것이 아니었다. 이제는 자신도, 느긋하게 있을

 

처지가 아닌 것이다. 초극렬파 정도를 쓴다는 건 거대로봇 정도의 기체내구성과 크기가 아니면 불가능하고, 그렇다면 적은 지

 

금 거대로봇을 가지고 있다는 것까지 예측되었다. 아마 에구치도 거기까지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점점, 일이 자신의 소속인

 

경시청이 해결하기에는 힘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고토는 깨닫고 있었던 것이다.

 

 

담배를 끄면서 고토는 함장이 지금쯤 난리를 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안그래도 다른 국가의 함정들이 공해상에 이렇게

 

많이 모여 있는데 무슨 낡아빠진 거대로봇은 끌고 왔느냐고. 그리고 다른 함정들의 움직임도 마찬가지로 보였다. 다들 확성기

 

를 준비하고 있는 꼴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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