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랑의 노래 2화

춘s ID 작성일 07.08.09 20: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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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격돌!! 롤랑 세노우타 vs 올리비에 기느>



프랑크 왕립아카데미. 누구에게나 입학의 기회는 열려있지만 입학시험의 수준이 너무 높기 때문에 실상 입학을 하는 대부분의 학생은 어려서부터 정규교육을 받으며 자란 귀족의 자제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이곳에 입학을 한 평민이라면 대단한 천재이거나 엄청난 노력을 하는 사람이었다.

플로시마르는 평민으로 왕립아카데미에 입학을, 그것도 상위권의 성적으로 입학을 하였다. 검술실력은 형편없었지만 그 외 분야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었다.
플로시마르의 집안이 부호도 아닌 평범한 가정인 것으로 보아 노력도 노력이거니와 대단한 천재임이 분명했다.
그런 플로시마르가 학원 내 문제아인 롤랑을 대장으로 부르기 시작한 것은 입학하고 첫 학기에 롤랑이 자신을 도와주고 난 후부터였다.

사회 어느 곳에서나 그렇듯이 아카데미 내에서도 학생들간에 파벌이 나뉘고 세력 싸움이 있다. 물론 롤랑과 그 친구들 같이 그런 사소한(?) 것에는 신경쓰지 않고 자기하고 싶은대로 하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그들은 어디까지나 극히 일부이고 가문의 배경이 어마어마하기에 건들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학원 내 세력 중 특히 강한 곳은 귀족의 자제들로만 구성된 귀족파였다. 철저하게 전형적인 귀족우월주의로 뭉쳐진 그들의 사고는 평민은 물론 자기들보다 하급귀족들의 자제들을 무시하고 괴롭혔다.
그들의 수장은 바로 올리비에 기느. 프랑크왕국의 근위기사단장인 레그니에르 기느 백작의 외아들로 자신의 눈에 거슬리는 것을 무척 싫어했다.
그런 올리비에에게 평민으로, 그것도 상위성적으로 입학을 한 플로시마르는 눈 밖에 난 존재였다. 2학년 1학기. 1년이 지난 그 날도 어김없이 귀족무리들에게 구타를 당하며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

“오늘도 한번 롤랑 녀석한테 붙어서 도망가보시지? 왜 롤랑 그자식이 없이는 도망갈 용기도 없냐!?”

“크크크, 평민 나부랭이 주제에 여기가 어디라도 들어와서 깝쳐. 꼴에 공부는 좀 하나보지?”

퍽!퍽!

그들은 플로시마르를 둘러싸서 발로 차고 침을 뱉으며 모욕하였다. 발길질에 터진 입술과 코에선 피가 흘러나왔고 피와 침은 흙과 뒤엉켜 플로시마르의 몰골은 더 엉망이 되어갔다.

‘이대로는 살 수 없어. 한번 죽지 두 번 죽겠냐!!’

플로시마르는 용기를 내어 덤비기로 했다. 흙을 한 움큼 손에 쥐고 주위의 녀석들에게 뿌렸다.

“윽! 이녀석이!”

눈에 흙이 들어간 녀석들은 뒤로 주춤거리다가 더욱 화가 나서 다시 플로시마르에게 다가갔다.

“그만!”

뒤에서 앉아서 구타장면을 구경하면 올리비에가 인상을 찡그리며 일어났다. 그의 옷에는 흙이 묻어있었다.

“감히 천한 평민 녀석이 이 몸에 흙을 묻혀!!?”

올리비에는 검술을 수련하기위해 가지고 다니는 목도를 빼어들었다. 아무리 목도라지만 상당한 검술을 지닌 올리비에에게 맞는다면 플로시마르는 자칫하면 크게 다칠 수도 있었다. 내려치려는 순간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이. 그만들 좀 하지? 너넨 그렇게 할 일이 없냐?”

“쳇. 또 롤랑 네 녀석이냐. 리날도, 아스톨포까지. 참 귀족으로써 자질과 위치를 자각 못하는 한심한 녀석들이 단체로 납시었군.”

귀족파 녀석들은 롤랑들이 다가가자 플로시마르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졌다.

“이 곰팅아! 그러니깐 내가 검술수련 좀 열심히 하라고 그렇게 말했잖아!! 운동 좀 하라고! 상대가 안되면 도망치던가. 맨날 책만 보니깐 이 모양이잖아. 이 한심한 녀석아 맨날 맞기도 안지겹냐!!”

롤랑은 플로시마르를 일으키며 말했다. 플로시마르는 일어서려했지만 다리가 후들거려서 다시 주저앉고 말았다.

“미...미안”

“으이그. 리날도, 아스톨포 이 녀석 좀 데려가서 치료 좀 해주라. 난 이 기회에 올리비에 저 녀석들 손 좀 봐줘야 할꺼 같아.”

“이 장래의 총사령관이 되실 고귀한 아스톨포님께서 이런 일을 해야 하다니!! 플로시마르 너 영광인줄 알아라”

“아...플로시마르 너 때문에 저 녀석 병이 또 재발했나!! 내가 못 살아”

리날도와 아스톨포는 이렇게 궁시렁 거리면서도 다친 플로시마르를 조심스레 부축해서 기숙사로 옮겼다.

“자. 그럼 이젠 나와 한판 해볼까?”

롤랑은 연습용 목도를 들어 빙빙 돌리며 손목을 풀었다.

“롤랑 세노우타. 넌 귀족으로서 자각이 부족하단 말이야. 귀족이 저런 천한 평민 녀석이나 감싸고 말이야. 세노우타 백작님께서 한탄하시겠군. 아들이라는 것이 아카데미에 보내놨더니 평민 뒷바라지나 한다고 말이야.”

“뭐 아무렴. 우리 집안 내력인걸.”

“너 같은 녀석이 왕실의 피를 이어받았다니 말세군.”

“뭐 직계도 아닌데 신경쓸 일 있나? 샤를마뉴 삼촌이 워낙 뛰어나서 말이지.”

롤랑 세노우타. 밀론 세노우타와 베르테 카롤링거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로 베르테는 현 국왕인 필립2세의 딸이었다. 왕세자인 샤를마뉴 카롤링거는 왕자가 없던 피핀3세가 뒤늦게 얻은 아이로 조카인 롤랑보다 5살 많았다. 형제가 없던 샤를마뉴와 롤랑은 삼촌가 조카사이였지만 형제만큼이나 가까웠다. 참고로 아스톨포는 아프랑크 왕국의 재상 칼 마르텔 후작이 밀론 세노우타 백작의 여동생과 결혼하여 나은 자식이므로 롤랑과 아스톨포도 사촌간이었으며, 리날도는 프랑크왕국의 하나뿐인 아이몽 공작가의 후계자였다.

“한심한 녀석! 내가 네 녀석에게 귀족의 품위에 대해 알려주지”

“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우고 어서 덤벼라!”

롤랑과 올리비에는 서로에게 목검을 겨누었다. 아직 어리고 검을 배워가는 입장이지만 둘의 자세는 검술교수가 보았으면 칭찬했을 만큼 훌륭했다. 둘은 검을 주고받기 전에 신경전을 하는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슬금슬금.

“가네롱 끼어들지마!! 넌 귀족으로써의 자존심도 없는 것이냐. 이건 귀족으로써 명예가 걸린 1대1 결투다!!”

둘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귀족파 아이들 중 평소 자신에게 잘 보이려고 하던 가네롱이 롤랑에게 다가서자 소리쳤다. 가네롱은 순간 멈칫거리며 얼굴을 찡그렸지만 이내 다시 평소의 웃음을 머금으며 말했다.

“알겠어. 위험해지면 도와줄게”

“필요없다. 네 녀석에게 도움을 받을 만큼 난 약하지 않다!”

‘칫. 도와주려 했더니 잘난 척하긴. 내가 힘을 기르고 보자고.’

가네롱은 속으로 이를 갈며 아이들 속으로 다시 들어갔다.

“롤랑! 내가 먼저 간다!!”

가네롱이 비켜난 것을 확인 한 올리비에는 먼저 공격을 했다. 순식간에 거리를 좁히며 목검으로 롤랑의 가슴을 노리며 찌르기를 시도했다.

“그 정도로는 어림없지.”

롤랑은 옆으로 살짝 피하면서 찔러 들어오는 올리비에의 목검을 위로 올려쳤다. 목검이 위로 올라가면서 생긴 빈틈으로 롤랑은 연이어 목검을 옆으로 베어갔지만 올리비에도 예상을 했는지 공격이 실패함과 동시에 다시 뒤로 물러서며 피했다.

“제법인데?”

롤랑은 한방 먹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올리비에가 쉽게 피해내자 감탄하였고 올리비에는 그 말이 거슬렸는지 인상을 쓰곤 다시 공격 자세를 잡으며 말했다.

“네깟 녀석의 검에 내가 당할 것 같았냐!”

“응.”

휘청

“개자식. 다신 내 앞에서 그 주둥이를 나불거리지 못하도록 만들어주지.”

올리비에는 다시 검을 겨누며 거리를 좁혀갔다.
사실 롤랑의 검술 실력은 나이에 비해 상당했다. 아니 아카데미 입학 전에 롤랑을 가르치던 검술 선생이 세우노타 백작에게 롤랑이 검술에 관한한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났다고 말했을 정도로 뛰어났다. 다만 올리비에도 검의 명가이자 근위기사단의 단장인 아버지를 둔 만큼 검술실력이 그에 못지않다는 것이었지만 말이다.
올리비에는 다시 가슴을 노리며 검을 수평으로 세워 찔러 들어갔다.

“내가 바본 줄 아냐. 똑같은 수를 두 번이나 쓰다니.”

롤랑은 좀 전과 마찬가지로 옆으로 피하면서 검을 쳐내려 하였다. 올리비에는 그 모습에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그리고는 달려가던 중 왼발을 축으로 몸을 회전시키며 무방비인 롤랑의 등 뒤로 목검을 그대로 휘둘렀다.

“헛.”

예상하지 못한 공격에 롤랑은 헛바람을 집어삼키며 급히 상체를 숙였고 머리카락을 스치며 목검이 지나갔다. 올리비에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바로 검을 내리쳤고 롤랑은 상체를 숙인 상태에서 앞으로 구르며 공격을 피했다.

“후훗. 땅바닥까지 구르면서 피하다니. 내가 그리 무섭더냐!!”

“아이고. 진짜 무서웠네. 무슨 몸이 그리 유연하냐.”

롤랑은 바닥을 구르면서 묻은 흙을 털어내며 투덜거렸다. 흙을 털어낸 롤랑은 두 손으로 목검을 고쳐 잡았다.

“이번에는 내가 먼저 간다. 초특급울트라 필살기다!!!”

두 손으로 목검을 쥐어들고 올리비에에게 접근하더니 공격하기 시작하였다.

탁! 탁! 탁! 탁! 탁!

“미친 새끼 이렇게 막무가내로!!”

“푸하하하. 내 필살기 무한난타다!!”

롤랑은 휘두르고 휘두르고 또 휘둘렀다. 올리비에는 처음에는 목검으로 하나하나 막아내었으나 처음 당해보는 무식한 방법에 자신의 페이스를 잃기 시작 결국 발이 꼬여 뒤로 넘어졌다.

“후훗 받아랏! 파이널 어택!!”

롤랑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올리비에를 향해 목검을 내리치려는 순간

“네 이 녀석들!! 뭐하는 짓이냐!!”

학생들에게 공포의 대명사로 불리는 학생주임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새됐다.’
‘죽었다.’

롤랑과 올리비에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다. 아카데미의 규율은 그리 엄격한 편이 아니지만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싸움은 철저하게 금지해왔다. 적발 시 처벌은 매우 혹독하다고 알려져 있었다.
언제들 도망갔는지 주위에는 귀족파 녀석들이 하나도 없었고 롤랑과 올리비에는 쓸쓸하게 학생주임의 사랑스러운 손길에 끌려갔다. 열흘간 그 누구도 그 둘을 본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열흘 뒤. 아카데미의 한 구석에 서로 등을 맞대고 눈의 초점이 풀려 한없이 웃고 있는 롤랑과 올리비에를 볼 수 있었는데 그 주위에는 생물이 체내에서 음식물을 섭취하고 남은 찌거기에서나 맞을 수 있는 구수한 향기가 진동하여 며칠간 아무도 접근을 못했다고 한다.

다만 2년 묶은 교내 정화조를 정화마법사를 불러 마법으로 청소하려 했던 행정실 직원만이 예산을 아꼈다며 미소 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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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 좀 그만 오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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