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대면
시내에 있는 술집에 도착
다소 시끄러운 분위기가 하루종일 피시방에서 소음에
시달리는 나로써 짜증이 났지만 내 앞에서 해맑에 웃고
있는 그녀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
"가볍게 소주나 한잔 할까요?"
라고 웃으면서 말한다.
'가볍게 소주라니.'
그러곤 자기맘대로 맑은린 두병과 돼지고기 두루치기를 시켰다.
안주가 나오기도 전에 술이 먼저 나와버려서
첫잔은 안주없이 입속으로 털어 버렸다
그리고 이런저런 별 의미 없는 대화가 이어졌다
그러다가 내가 용기를 내어 속마음을 서서히 드러냈다
-"혹시 남자친구 있으십니까?"
"아니요 헤어졌어요"
-"아..죄송합니다. 그런줄도 모르고..."
이런 낭패였다. 괜히 아픈구석을 찔러서 그녀를 슬프게 하다니
그녀의 표정이 슬퍼 보였다.
"괜찮아요. 좀 된일인데요 뭘.."
나는 재빨리 대화의 흐름을 바꾸려고 노력하였으나
그게 쉽지 않았다.
그녀는 슬픈표정으로 연거푸 술을 털어 넣었고
나는 옆에서 계속 위로만 해주고 있었는데
원래 술을 잘 못먹는지 금세 얼굴이 홍씨처럼 달아 올라있었다.
"나쁜놈 나쁜자식"...
이란말만 반복하며 계속 울고 있는 그녀
그렇게 한참을 그 남자를 욕하더니 취기가 온몸에 돌았는지
잠시 화장실에 다녀온사이 대화를 받아주는 사람이 없어서
그랬는지 잠이 들어있다.
갑자기 머릿속에 수만가지 생각이 교차하고 있었다.
'쿵쾅쿵쾅'
6부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