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의 연습장 22 - 잘려진 역사

너구리오총사 작성일 10.06.14 21:3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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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공기를 가르고
폐부를 울리는 쇳소리.

그 소리와 함께 역사가
하나둘 잘려져 나간다.

 

시초부터 거기에 서서
자리를 지켜온 역사가

하루아침의 쇳소리와
더불어 잘려져 나간다.

 

기나긴 시간을 보내며
버텨온 역사가 그렇게

한순간 차가운 소리에
허무히 떨어져 내린다.

 

떨어진 역사의 조각이
어디론가 실려 나간다.

순간의 불꽃이 되려고,
불꽃의 먹이가 되려고.

 

잘려진 역사에 남은 건
앙상한 헐벗은 모습뿐.

잘려진 역사는 그렇게
초라히 남겨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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