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설과 망상 - 3. 성교육

나이스맨. 작성일 10.11.17 22:5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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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여긴 어디지.”

 “여긴 너의 과거의 순간이지.”

 

 -한시간 전

 

 주인공은 어김없이 책상 앞에 앉아 멍하니 생각에 빠졌다. 그의 눈이 깜빡거림과 동시에 우주인이 반짝하고 나타났다.

 

 “오늘은 또 무슨 고민이니?”

 “고민 없어. 그냥 앉아 있는 거야.”

 “왜 그냥 앉아있지? 그 나이엔 공부라도 해야하는 게 당연한거 아닌가?”

 “닥쳐, 적당히 하고 쉬는 거야.”

 “너희 나라에선 십분이면 적당한 거였니?”

 “항상 궁금했던 건데, 혹시 우리 집에 몰래카메라 설치했냐.”

 “아니, 난 너에 대해 다 알 수 있지.”

 “어째서?”

 “그래서 오늘 고민은 학교에서 생물선생님이 말씀하신 성교육에 관한거구나?”

 ‘슈바.’

 “근데 넌 일주일에 세 번씩 야한 동영상을 꼬박꼬박 보면서 무슨 고민이지? 다 알잖아 성에 관해서.”

 “아, 몰라.”

 “왜 너희 부모님도 성관계를 가졌을까봐? 그딴 상상을 하냐? 미ㅊ놈아.”

 “ㅡㅡ”

 “그래 넌 아직 어리니깐 충분히 그럴 수 있지만. 생각해봐 너도 어른이 되면 똑같이 성관계를 가지고 애를 가질 거잖아?”

 “그래서?”

 “네가 낳은 아이가 지금의 너와 같은 생각을 한다면 어떨까?”

 “어떻긴 그냥 그런가보지 뭐.”

 “문제는 그게 아니야. 너는 속으로 그 모습이 부끄럽다고 생각하는 게 큰 문제지.”

 “부끄럽다고 생각 안 해. 당연한 건데 뭐.”

 “과연 그럴까? 그럼 당장 그 상상을 해보시지.”

 “아 시바. 시끄러 나 잘거야.”

 

 주인공은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이불로 얼굴까지 덮었다. 사실 부끄러워하고 있던 게 맞을 것이다.

 

 “거봐 넌 부끄러워하고 있어.”

 “뭐 어쩌라고.”

 “네가 매번 야동 보는 것도 부끄럽지? 걸리기 싫고?”

 “당연한 거 아니야?”

 “당연하다니? 네가 몽정하는 것과 자위를 하는 것 중 어떤 게 부끄럽지?”

 “둘 다 부끄럽다.”

 “그건 당연한 일이야. 너 여자애들이 생리한다고 놀려본 적 있어?”

 “하지만 걔들도 스스로를 부끄러워 할 거야.”

 “논점을 흐리지 마. 넌 성이란 걸 부끄럽게 생각한다는 거야. 인간의 본능인데도 말이지. 항상 난 아니야 라고 변명만 하고 합리화 시키려하지. 그런데도 꼬박꼬박 야동을 보며 사정을 하지. 넌 이중인격자야. 너의 정자들에게 미안 하지도 않니?”

 “시끄러. 거기서 왜 정자이야기가 나와.”

 “아무튼. 성교육을 넌 제대로 받지 않았어. 내가 우리나라에서 하듯이 성교육을 시켜줄게. 한번 배울 때 똑바로 배워.”

 “아 난 모르는 게 없다고.”

 “헐. 자랑이다.”

 “아씨.”

 

 우주인은 사라졌다. 주인공은 이불을 얼굴까지 덮은 채 누워 있었다. 오분쯤 지났을까? 주인공이 막 잠에 들려던 찰나, 쿵쾅쿵쾅 벽을 치는 소리가 들렸다. 쿵쾅쿵쾅 쿵쿵 쾅쾅 쿵쾅쿵 쾅쿵쾅. 소리는 사라질 기미가 안 보였다.

 

 “아 시끄러 뭐야 이 소리는!”

 

 주인공은 이불을 치우고 벌떡 상체를 들어 올렸다. 형광등 때문에 눈이 아파올 그때, 눈앞에 희귀한 광경이 펼쳐졌다.

 

 “어, 여긴 어디지.”

 “여긴 너의 과거의 순간이지.”

 “또 너냐? 꿈까지 나온 거냐?”

 “방금 일어나 놓고 꿈이라니? 병.신인증 하냐?”

 “아씨. 잘래.”

 “이미 넌 성교육을 신청했어.”

 “아 제발, 나 좀 피곤하게 하지마.”

 “넌 오늘 교육을 제대로 수료하면 원래의 삶으로 돌아가지만, 제대로 수료하지 못하면 그걸로 끝이야. 넌 사라지는 거지.”

 “무슨 소리야.”

 “주위를 둘러봐 여기가 어디라고 생각 하냐.”

 “여기? 주위가 온통 빨간데, 어디지?

 “고환이다.”

 “뭐?”

 “너의 아버지의 몸 안, 넌 지금 네가 태어나기 전에 도착해있다.”

 “아?”

 “빨리 정자에 탑승해라 네 앞에 보이는 저것. 너를 일억 사천 대 일의 경쟁률에서 구해준 정자다.”

 “아 시발. 또 뭔가 이상해.”

 “빨리 탑승해 곧 레이스가 시작된다.”

 “알았다고.”

 “아까 말했듯이 이 교육에서 일등을 해야 돼.”

 “근데 넌 왜 정자에 탑승하냐.”

 “너 운전 교육할 때 강사가 내려서 뛰는 거 본적 있냐?”

 “너가 강사?”

 “응 내가 강사다 지금은. 준비됐으면 음경으로 가자.”

 “알았다고.”

 “정자를 조종하긴 쉬울 거야. 지능이 없어도 가능하지.”

 “그래. 잘해볼게 시뱅아.”

 

 우주인과 주인공은 음경으로 갔다. 그곳에는 일억 사천대의 정자가 눈앞에 펼쳐졌다.

 

 “앞으로 가야 유리한 거 아니야?”

 “아니 오히려 귀두 근처는 앞서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지. 앞에 뭐가 있을지도 모르니깐. 이 정도가 적당해.”

 “그렇군.”

 “주위를 잘 살펴봐. 딱 봐도 굉장한 포스를 풍기는 녀석들이 있지? 너 대신 저 녀석들이 우승하면 우량아가 되겠지. 넌 저런 녀석들과 승부해서 이겨야만해. 저기 토익이 구백점인 녀석도 있군. 다들 스펙은 좋아 근데 창의성이 없지. 넌 그걸 이용해서 이겨야한다.”

 “도대체 무슨 소리냐.”

 “곧 시작되겠어. 피스톤 운동이 활발해지기 시작했어. 몸을 흐름에 맡겨라. 아마 엄청난 압력이 가해질 거야.”

 ‘이 새끼 왜 이런 거에 진지하지.’

 “출발한다!”

 

 엄청난 압력이 주인공을 밀쳐냈다.

 

 “어부버워버버”

 “정신차려! 지금 정신을 놓으면 끝이다.”

 “노무우 뽜왈라”

 

 우주인은 자신의 정자로 주인공에게 부딪혔다. 주인공은 조금 정신을 차렸다.

 

 “후 죽는 줄 알았네.”

 “빨리 다시 정면을 봐 너무 뒤쳐졌어.”

 “알았다고. 후. 어? 앞에 애들도 멈췄는데? 어. 어라. 충돌하겠다!!”

 “헉. 어떻게 된거지. 분명히 네가 태어났던 그때로 돌아갔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야!?”

 

 

 

 “앞에… 코, 콘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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