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이것좀 들고 있어봐.."
...........
엠티를 마치고 버스에서 내리며 모두들 짐을 정리하느라 분주하다..
그녀는 내게... 가방을 건네며.. 어딘가로 가버렸다.
...........
"여자 소개 시켜줄까? 여자소개 시켜줄까? 여자 소개 시켜줄까?"
그녀의 이 한마디가 머리속을 떠나질 않는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나 좋아하는거 아니었었냐?
그냥.. 나혼자 삽질한거였어?
...........
"어이 봉구! 너 뭐해... 이거 빨리 들고 가.."
"네..."
몸에 힘이 하나도 없다..
이미 어제밤 이후로.. 삶에 의미를 잃어버린듯..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조용히 박스위에 앉아.. 한숨만 내쉬고 있었다.
"야... 봉구! 너 죽을래? "
"................"
왜이렇게 힘든것이냐...
"자.. 모두 수고 했고.. 가서 씻고 푹들 쉬어라.. 저녁에.. 뒷풀이 있는거 알지?"
"네~~~"
애들을 모아놓고 회장형이.. 마무리를 지었다..
근데 밤에 또먹냐?
무슨 술동아리도 아니고..
어째 끊이질 않는것이냐..
"자.. 그럼 해산!!!"
"수고 하셨습니다.." "수고했어요"
여기저기 수고했단말들과 함께.. 삼삼오오 모여 각자의 집으로들 향한다.
다들.. 지쳐보였지만..
그래도 즐거운 추억들 많이들 만들었는지
환한 웃음들이 가득한 얼굴들...
...........
그녀는 어딨지?
이눔의 가방하나 맡겨놓고 어딜가버린거야?
"봉구 넌 안가냐?"
회장형이.. 애들 가는거 확인한후 내게 묻는다..
그러고 보니.. 나만 떨렁 남아있었다..
"아.. 가야돼는데.. 윤경이가 가방을 맡겨놔서요.."
"그래? 그럼 형 먼저 가마... 수고했다.."
"네.. 들어가세요!!"
어디간거지?
벤치에 앉아버렸다..
그리곤... 생각에 잠겨본다..
................
나 혼자 오버한거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혼자 좋아해버리고 나혼자 착각해버리고.. 나혼자 실망해버린거다.
그녀가 날 좋아한다는 증거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생각해보니..
너무 쉽게.. 결말이 나버린다.
그리곤 좌절해버린다..
..............
그래..
나한테 관심도 없는 모양인데..
이제부터라도 오버하지 말자.
그냥..
편하게 오빠동생처럼 지내면 되지뭐...
괜히 무리해서..
이쁜 후배하나 잃을 필요 뭐있나..
...............
이런 생각까지 드니.. 제법 맘이 편해져 버린다..
약간의 쓰라림도 있긴 했지만...
"어디야?"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보았다..
"어.. 나 동아리 연합회에 왔어.. 환수선배가 결산정리 보고서좀 제출하라고 해서.."
..............
말이 짧아진 그녀..
"오빠?"
"어.. 왜?"
"다 끝났어?"
"어.. 다 갔다.. 기다리니까 빨리 끝내고 와.."
"아.. 알았어.. 조금만 기다려.."
...........
편해진건 좋은데...
그만큼 아파지는건 아닌지..
그녀의 가방...
...........
안에 뭐가든거야?
................
살짝 봐도 될런가?
.................
이미 손은 가방의 지퍼를 열고 있었다.
이런 기분으로도..
이런짓(?)이 가능하다니..
역시.. 내자신이 놀라울 따름이다..
화장품가방.. 빗.. 책2권... 티셔츠 한장...그리고 속옷이 들어있을 검정 봉지하나..
흐흐..
나도.. 검정 봉지에 고이 넣어놨는데....
물론.. 귀찮아서 갈아입진 않았다!
그녀는 갈아입었으려나?
.....................
상상에 빠져보려 하다가..
그녀가 올거란 생각에 후다닥 지퍼를 닫아버렸다.
"오빠!!!"
딱맞춰.. 그녀가 왔다..
.......
5초만 상상했어도.. 낭패였을뻔한 타이밍..
"왜이렇게 늦어.. 한참 기다렸잖아.."
"아.. 미안해.. 그쪽 대표가 점심 먹으러가서...."
"여기 가방.."
그녀에게 가방을 건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자..."
"오빠... 배 안고파?"
얘는 안그렇게 생겨가지고.. 뭔 식성이 이래?
때마다 다 챙겨먹는거 같은데도... 때가 아닌 시간에도 배고프다고 난리니..
"안고픈데..."
"난 배고픈데..."
"근데?"
아..
나도 모르게.. 냉정한 말투..
실수해 버렸다..
"근데는 무슨.. 배고프니 밥먹어야지.."
??
말투가 꽤나 냉정했었을텐데..
못느끼는건가?
"난 배가 좀 부른데.. 어쩌냐.."
다소 부드러우면서도.. 너그러울법한 어조로 나의 의사를 전달해본다.
"그래? 그럼 나만 먹을께... 근데.. 오빠 집에서 밥해먹긴 하지?"
...............
"밥?"
"반찬많어?"
............
이건 무슨 뜻인거냐..
"뭐 밑반찬들 몇개야.."
"오케이..그럼.. 나 집에 짐풀러놓고 나올테니까.. 오빠집에서 밥먹자!!"
.............
뭐야..
누구 맘대로..
나만의 성지를..
침범한다는거야..
라고 하기엔 늦어버린건가?
이미 그녀는 저만치 앞서가고 있었다.
"잠깐 기다려.. 금방 나올께.."
...........
뭐야.. 바로 학교 앞이잖아..
후문 나오고 5분도 안걸은거 같은데 그녀의 집이란다.
흠...
좀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게..
바래다 주는 즐거움을 더해줄텐데..
라며 아쉬워 해본다.
"가자 오빠!"
...............
반바지... 컥..
너무 짧은.. 거 아니냐..
"뭘 그렇게 봐?"
...............
"아.. 아냐.. 가자!"
"오빠집 멀어?"
"어.. 한 20분 걸어야될껄? "
"에? 그렇게 멀어?"
"애들 안들일라고 일부러 좀 멀찌감치 잡았다."
사실.. 학교앞 방값은 너무 비쌌다.
싼것도 띄엄띄엄 있긴 했지만.. 워낙 시설이 낙후되서..
차라리 조금 멀더라도 그럴듯한 방을 찾다보니.. 꽤 먼곳까지 오게 된거였다.
한발짝정도 앞서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가는것도 꽤나 설레였다..
그녀의 늘씬한 다리..
여자는 가슴.. 이다! 라는게.. 내 여자관(?) 이었는데..
이거 이래서야원..
"오빠..."
"어"
"그만봐~"
...........
"뭘?"
시치미를 뗀다..
"내 다리.."
"안봤는데.."
썅.. 쪽팔리게 그런말을 하구 그러냐..
"저기로 다 보였어.."
"어?"
헉..
인도 끝자락에 떡하니 꽃혀있는 교통표지판용 되반사거울..
이게 왜 이런데 꽃혀있는것이냐..
"안봤어..."
"끝까지 오리발은.. "
...............
"근데 바지가 원래 그렇게 짧은거 밖에 없냐?"
"아니.. 긴것도 있긴한데.. 빨래할려구 빼놔서.. 이거밖에 없더라구.. 왜? 이상해?"
"아니. 뭐 이상하다기보단.. 넘 짧으니까.."
"흐흐.. 오빠야 뭐 좋지않아?"
..................
"아.. 그나저나 오빠방 진짜 궁금하다... 어떻게 생겼나.."
"뭐 별거도 없는데 궁금하긴..."
아...
그러고보니.. 방이 엉망일텐데..
냄새도 날테고...
속옷짱박아논것도 치워야될텐데..
그걸 생각 못했다..
가면.. 잠깐 기다리라고 해야겠군..
"남자방 처음 가보는거라... 궁금해.. "
"별거 없어... 근데 담배냄새가 제법 날거다.. 그건 각오해야돼!"
"여기서 잠깐 기다려.. 금방 정리좀 할테니.."
"엉"
방을 열고 들어서자 묵었던 쾌쾌한 냄새가 더 진동을 했다..
아... 이런 젠장..
이거 쉽게 빠질냄새도 아닌거 같은데..
후다닥 짱박아논 속옷들부터 정리하고..
헛...
벽에 걸려있는 사진들... 후다닥 띄어내서 침대 밑으로 쑤셔 넣었다..
창문 열어 환기시키고 빗자루로 쓸어내고..
아...
보통때 한시간걸려 치워야할 일을 단5분만에 해결하고 있는 내모습을 보니..
역시..
하면 되긴 된다는걸 깨달았다..
그동안 넘 게을리 살았군...
마무리를 짓고 마지막으로 방향제를 뿌리며...
방문을 열었다...
"들어와..."
"와... 그래도 제법 깨끗하네.."
후후훗.. 물론 치우면 깨끗한게 당연한거 아니니..
"생각했던거 만큼 냄새도 안나고.."
오.. 방향제 효과가 제법 좋긴하군..
"뭐야.. 내방보다 좋잖아... 침대도 있고.. 컴퓨터도 있고.. 있을건 다있네..."
침대는.. 선배 군대간다고 해서 받은거고..
컴퓨터는 동아리에서 교체할때 후딱 챙겨온거란다..
"좋긴 뭐... 일단 앉아있어... 밥 얹혀놓고 올테니.."
그녀가 내방에 앉아있다..
어머니말고는 그누구도 와본적 없는 나의 방에..
처음으로 다른 사람이 앉아있는 것이다.
웬지 좋은일이 생길거 같은 느낌...
쌀도 웬만하면 대충씻어 얹혔지만..
그녀가 먹는 밥이란걸 생각하니...
정성껏 씻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정성껏... 깨끗하게.. 헹구고 또 헹구고..
흠... 이게 웬 지극 정성인지..
그녀는 알기나 할련가.. 에휴..
"오빠.. 근데 이 박스는 뭐야?"
밥을 얹히고 방으로 들어오니 그녀가 박스를 만지고 있었다..
헛...
안돼..
그 박스는..
"아.. 암것도 아냐.. 그냥 이것저것 쑤셔넣은거야.."
"서양.동양.한국 뭐 이런거 써있던데..."
...............
"혹시 그거야?"
.........................
"그거라니?"
"야한거.."
.....................................
"별거 아니니 신경 쓰지말고 빨리 자리에 놔둬.."
"근데 이 로리라고 써논것들은 뭐야?"
아... 이거 참...
구분하기 쉽게 나름대로 이쁘게 정렬해논건데..
이런 낭패를 볼줄이야..
..................
"걍 좋아하는 배우 이름이야.. 언능 넣어놔.."
살짝 신경질까지 났다..
하긴... 내 보물 1호가 그녀의 손에서 마음껏 주물러진다는게..
아무리 그녀라 해도 쉽게 용납될순 없었다...
"알았어... 와... 근데 정말 많다.. 이거 도대체 몇개야?"
"얼마 안돼..."
정확하게 425개다...
씨디값으로만 몇십만원이 들었다는거...
차마 자랑할순 없었다..
"오빠.. 나 이거 틀어줘!!"
..............
"한번 보고싶다.. 로리라는 여자.."
............................
"오빠가 따로 구분해서 보관하는 여잔데.. 얼마나 이쁜지 궁금하네..흐흐"
......................................
얘는 진짜 몰라서 그러는건가?
......
하긴 모를법도 하겠다..
뭐.. 나도 첨엔 얘처럼 여배우 이름인줄 알았으니...
...................
그나저나 딴거면 몰라도..이건 좀..
"딴거봐.. 이건 재미 없어!!"
"싫어.. 이거 보고 싶어.. 잠깐만 보고 딴거 보면 되지.."
.................
뭐야 이 황당한 상황은...
당황해서 잠깐 생각못했는데..
남자집 와서 야동을 보겠다고 떼쓰고 있다..
참 어이가 없는 상황속에서...
방긋 웃으며 씨디를 내게 건내는 그녀..
.............................
컴터를 켰다..
"에? 흐흐흐"
헛...
바탕화면.. 신경 못썼다...
"상당한 글래머네..... 흐흣.."
"달력있는걸로 찾다보니.. 요거뿐이라.. 이걸로 쓰는거야..."
라며.. 되지도 않은 핑계를 대본다..
씨디를 넣고.. 영상을 튼후..
담배를 물었다..
"야.. 나 담배나 피고올테니까.. 후딱 봐..."
차마..
같이 있을수 없었다..
혼자보기도 민망한건데...
어찌...
"오빠... 꽤 어리네.. 로리라는애.."
......................
방을 들어서자 그녀가 말한다..
아...
이거.. 설명을 제대로 해줘야돼는건가?
이런걸 설명한다는거 자체가 넘 쪽팔린건데..
얘는 뭐 이런거에 이렇게 관심이 많은건지..
참 답답한 노릇이다..
"야.. 솔직히 로리라는거 여자 이름이 아니고..
거 뭐냐.. 그.. 어.. 그거 있잖냐.. 좀 꼬맹이들..
그러니까.. 어............"
말을 차마 잇기가 힘들었다..
이거 제법 그럴듯하게 사전적인 용어로 설명해보려 했다지만..
결국은 나이 어린 여자애들 나오는 야동이라는거 아닌가..
변태가 즐기는 거란 결론의 뉘앙스가 그녀에게 비쳐질까..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아.. 애들 나오는거? 언젠가 들어본거 같당.. 로리타.. "
......................
이런...
"뭐 그냥 그런게 있어.. 나도 뭐 별로 관심은 없고.. 그냥 모으다 보니.."
또 핑계...
내가 가장 아끼는 것들 아닌가..
에휴...
"흐흐.. 알았어 알았어.. 그럼 딴거 봐야지.. 룰루~ ♬"
그러면서 내 보물1호 박스를 맘대로 열어제낀다..
........................
"노모? 오빠 노모는 뭐야?"
....................
"할머니인가?"
....................................
"노 모자이크"
"노 모자이크? 그게 뭔데?"
어흑...
이런거 이렇게 계속 설명해줘야돼나?
"아... 뭔줄 알겠다... 히히.. 그게 노모였구낭..."
.............................
뭐야... 많이 들어본듯한 그 말투는..
"이거 봐야겠다.."
그러면서 이젠 자기맘대로 씨디를 꽂아 버리는 그녀..
...............................
이거원..
내방에서 맘대로 있지도 못하겠다.
왜...
내가 이렇게 당황해하며 안절부절 못하고 있어야 돼는거냐..
으...
"오빠~"
"어"
"그냥 옆에 앉아라.."
"어?"
"뭐 그렇게 왔다갔다 안절부절 하고 그래? 내가 이런거 봐서 그래?"
.................
그래..
너때문에 이러고 있잖니..
"어.. 솔직히 좀.. 그렇네.."
"아.. 그렇구낭.."
좀 기분이 나뻤으려나? 걍 보게 놔둘걸 그랬나?
"그래도 그냥 오빠가 이해해.. 나 오빠네 집 아니면 이런거 언제보냐?"
.......................................
"그냥 나 없다고 생각하고 평소하던대로 해!!"
..........................................
뭐야... 이 배려라곤 전혀없는 대답은..
그러면서 그녀는 다시 모니터를 주시하기 시작했다..
"야.. 볼륨좀 줄여.."
아직 초보라 그런지.. 감이 없는 그녀다
볼륨 최소는 기본 아닌가..
옆집 사람이라도 듣게될까 두려웠다.. 흐...
"오빠... 근데 집에 이렇게 재밌는거 많은데 링고는 뭐하러 그렇게 와?"
........................
"여깄는거는 이제 재미없어서.."
말하고도 민망하다..
뭐... 이제는 그녀가 날 어찌 생각하는지따윈 무감각해진지 오래다..
"링고 사장님이 그러는데.. 오빠한테 구해준 테잎도 꽤 된다며?"
......................
도대체 그형은 무슨얘기를 한거야..
"그건 다 어딨어?"
얜 뭔놈의 호기심이 이리도 많냐..
"니 아래.."
라며.. 침대 아래를 가리켰다.
"여기?"
손을 침대아래로 넣으며 여기저기 뒤지는 그녀..
"에? 이건 또 뭐야..."
나의 보물 3호.. 나체 사진들..
허겁지겁 짱박아논 나체 사진들 수십장이.. 또 그녀에게 드러나버렸다..
휴....
이젠 제법 익숙해졌는지..
더이상 당황하지도..
부끄러워 하지도 않았다..
"많기도 하다.. 흐흐"
"좀 더있어.. 저기에.. 볼래?"
이젠 아예 자랑까지 해버릴 맘이 생겨버렸다..
.....................
앗차.. 내가 지금 뭐라는거냐..
잠시 이성적 판단을 하지 못한 내 자신을 추스렸다..
"아냐.. 나중에 볼께.. 일단은... 으..차.."
침대 깊숙히서 또하나의 박스를 꺼내는 그녀였다..
내 보물 2호.. 비디오 테잎들..
"와... 여기도 많네... "
......................
적나라하게 나의 모든것들이 드러나 버리고 있었다..
방바닥엔 온통 나의 보물들이 널려져 있었고..
그녀와 난...
이런 황당하고 어색해야할 상황에서.. 아무 거리낌 없이.. 마주하고 있었다.
"어머.. 이거 나도 본건데.."
엠마뉴X 시리즈..
................
너도 본거니? 이거참...
"봤냐? 이걸?"
"어.. 이거 근데 되게 많네.. 시리즈였나봐? 내가 본건 뭔지 모르겠다.."
"무슨 내용인데?"
알려주고 싶어졌다..
.....................
아...안돼!!
나 왜이러고 있는건지..
그녀의 페이스에 말려들어간다..
"몰라.. 기억은 잘 안나.. 하도 옛날에 봐서.."
..............
니 나이가 몇이라고 하도 옛날이냐..
언제 봤길래?
"암튼 진짜 많이도 모았다... 씨디에 사진에 비디오테잎에.. 정말 매니아 같어.."
....................
칭찬해줄라고 하는말 같은데..
전혀 기쁘지 않은건..
역시나..
에휴..
"쓸데없는 얘기 그만하고 얼른치워라.."
"알았어.. 이거 보고 치우께.. 근데 밥 아직 안됬어? 배고파 죽겠넹.."
모니터에서 나오는 일본 영상을 다시 감상하는 그녀...
"다 되면... 삐~ 소리날꺼다. 좀만 참어.."
후....
어느순간부턴지.. 이제 그녀와 함께 이런걸 보고 있는게.. 어색해지지 않았다..
뭐 수시로 떠들던 그녀의 말들 때문 이었나보다..
근데.. 어색함이 사라지니..
그녀의 누워있는 모습이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
내 침대에..
요염하게 누워 있는 그녀...
...................
그녀는 모르겠지만..
지금 그녀의 누워 있는 자세는..
이미 내 보물들 속에서 수백번도 넘게 본 자세다..
....................
옷만 조금 더 걸친것일뿐..
보물들 속에서 본 여자들의 모습이 그녀에게서 아른거리기 시작했다..
허...
안된다..
라며 다짐해보지만..
그래도 힐끔힐끔 시선이 그녀로 향하는건 주체할수가 없었다..
너무 깊이 영상에 몰입한 그녀..
내가 힐끔거리는걸 모르는지.. 아무 반응이 없다..
"오빠..."
헉...
들켰나?
"어.. 왜?"
"아냐.."
..................
뭐야.. 뭔말할려고?
"왜? 말해놓고 아니라긴.."
"아냐.. 그냥.."
아.. 갑자기 그녀가 날 부른 이유가 너무 궁금해져 버렸다..
왜지?
혹시 나랑 같은 생각(?) ?
아... 설마?
"뭔데... 말해봐"
집요하게 그녀의 대답을 구걸했다..
웬지 나와 같은 생각이란 가능성에..
나도 모르게 집착을 해버리고 있었다..
"아.. 그냥... 기분이 이상해서.. 왜 이러지?"
헉..
....................
그거..
설마.....
..............................
정말 나랑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거니?
정말로?
그녀를 쳐다봤다..
그녀도 나를 쳐다보고 있다..
눈이 마주쳤고... 그녀는 내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왜 그렇게 쳐다보는거니?
내 시선을 피하지 않는다는건... 설마 너도?
조용히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갔다..
이 분위기...
아... 이 분위기...
뭔가 될거 같은 이 분위기...
정말 되는거야?
아...
아무런 거부의 반응이 없어보이는 그녀의 눈빛과 태도..
이거 정말 나랑 똑같은 생각인거 맞는거지?
나혼자 착각하고 이러는거 아니겠지?
"오빠.."
그렇게 자신감 넘쳐보이고 콧대 쎄보이던 그녀도 천상 여자인듯...
속삭이며 나를 부른다..
"응.. 왜?"
분위기 깨지지 않게... 아주 조용히.. 묻는다.
"무슨 소리 안들려? 누구 온거 같은데.."
뭐야? 갑자기 겁나는거니?
이런 분위기까지 됬는데..
이제 거의 너의 마음... 확신했는데..
두려운거야?
괜찮아... 오빠 믿으면 됀단다..
"올 사람 없어.. 엄마 말고는 우리집 아는사람 아무도 없어.."
많이 두려운 모양이다..
아... 안된다..
여기서 분위기 깨지면.. 어색함은 물론이고.. 앞으로 이런일 생길지 누가 안단 말인가..
"걱정마.. 아무도 안와.."
분위기에 취해... 아무 생각없는 말들이 쏟아져 나온다...
"누구 온거 같은데..."
라며 살짝 떨고 있는 그녀..
살며시 그녀의 몸위로 올라서 버렸다..
이젠 본능에 맞기기로 하고 이성은 접어버렸다...
그녀의 말들.. 이미 들리지 않은지도 오래되버렸다..
나..
그녀를 드디어 내 여자로 만들수 있는것이다..
똑 ! 똑! 똑!
"봉구야..... "
헉...................
"엄마 왔다..............."
노크와 동시에 문을 열어버리던 어머니는
눈앞에 이런 묘한 광경을 맞이하셔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