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나와 그녀가 사랑하는법-12화-

니코리짱 작성일 11.02.15 15:3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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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

아~ 이 묘한 상황..

어쩜 좋단 말이냐..

"아..안녕하세요.."

당황한 그녀도 허둥지둥 일어나 엄마에게 인사를 한다.

"어..그래.. 근데 누구니? 봉구 여자친구?"

.................

"네? 아뇨.."

"아냐 엄마! 그냥 학교 후배야"

믿으시려나..

"그래? 엄마가 방해한건 아니지?"

....................

"아.. 아니에요.."

"아냐.. 그런건 아닌데.. 갑자기 웬일이야? 말도 없이?"

"갑자기라니.. 엊그제 오늘 온다고 했잖아.. 그런데 저건 뭐냐?"

헉..

모니터의 야동..

깜빡했다..

.............

"니들 둘이 앉아서 이거 보고 있었니?"

.......................

"아니.. 그게.."

아...

딱히 답변이 생각나질 않는다..

뭐라고 핑계대기에도.. 이건 뭐..

"네.. 어머니.. 죄송해요.. 제가 보고 싶다고 졸라서.. 오빠가 보여주던 중이었어요.."

?

얘가 뭐래는 거야?

지금 날 위해 희생해 준거야?

"그래? 이녀석.. 아직도 이것들 안버렸어?

그나저나 정리좀 해보자.. 왜이렇게 지저분하니.. 방꼬라지가.."

.......................

허겁지겁 그녀와 방을 치운다.

"이름이 뭐야 학생은?"

방에 앉으며 어머니가 그녀에게 묻는다.

"네.. 김윤경이라고 합니다."

뭐야 이 희안한 분위기는..

"그래.. 부모님은 뭐하시고?"

??

"네? 아.. 어머니는 안계시고 아버지는 경비일 하세요.."

"어머.. 내가 괜한걸 물었구나.."

....................

"아니에요.."

"엄마 뭐하는거야?"

"아니 그냥 물어보는거야.. 왜?"

"아니.. 말투가 무슨 결혼할사람한테 묻는거 같잖아.."

"어머 그랬나? 뭐 어때? 괜찮지 윤경양?"

"네... 괜찮아요.."

"이쁘게 생겼네 윤경양은.."

...................

"감사합니다.."

"이쁘긴.."

허걱..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말..

그녀의 표정이 살짝 날카로와진게 보였다..

슬그머니 눈을 피하고 만다..

아.. 이런 젠장..

"우리 봉구가 원래 좀 이래~ 윤경양.. 이뻐도 이쁘단말 안하고.. 좋아도 좋단말 못하고..

원래 좀 무뚝뚝하잖아.. 남자들이.."

"네.. 저도 알죠.. 히힛.. 봉구 오빠가 말은 저렇게 해도 절 얼마나 이뻐하는데요.."

"어머 그래? 이녀석이?"

"네.. 아주 잘해줘요.."

........................

그랬나?

잘해준 기억을 더듬어보지만..

그다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봉구야.. 엄마 목마른데.. 음료수 없니?"

"음료수? 물은 있는데.."

"음료수 마시고 싶어!"

...................

"어머.. 그럼 제가 사올께요..."

"아냐.. 손님을 보내면 안되지.. 봉구 니가 다녀와.. 오렌지 주스 알지?"

....................

음료수라곤 오렌지 주스밖에 모르는 울 어머니..

"알았어.."

지갑을 들고.. 가게로 향했다..

둘만 있으면 어색할텐데..

그녀가 부담느낄 생각하니.. 발걸음을 더 빨리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네.. 그러니까.. 막 안아버리는거 있죠..."

"어머.. 그래? 그녀석.. 너 많이 좋아하나보구나.."

"그런거 같죠?"

.......................

문앞에 도착하니 이런 대화가 오가고 있었다.. .

뭔 얘기야?

"자 여기 음료수 사왔어.. "

컵과 음료수를 건넨다..

"그래서?"

어머니는 음료수는 관심 없다는듯 그녀에게 말을 건넨다..

..................

그녀는 슬쩍 내 눈치를 한번 보더니...

이내 말을 이어갔다..

"한참 안고 있다가.. 갑자기 절 그윽하게 쳐다보는거 있죠..

전 뭔가 했더니... 갑자기 오빠가 눈을 감더라구요.."

헉...

엠티 이야기잖아..

"호호.. 눈을? 이녀석.. 응큼했네.. 그래서?"

둘의 대화가.. 너무 진지해져버렸다..

껴들어서 중단시켜야돼는데..

"엄마 음료수 마셔.."

"시끄러워.. 거기에 놔둬.."

......................

"저도 분위기에 휩쓸려서 어찌해야될지 모르다가.. 그냥 에이 모르겠다.. 그냥 가만히

있었더니.."

"그랬더니?"

..........................

뭐야.. 지금 이야기 너무 오버된거잖아?

내가 언제 눈을 감어?

"하필 그때 사람들이 우릴 찾으러 딱 오드라구여.."

"어머.. 참 드라마틱하네.. 하필 그순간에.."

"그쵸? 그런데도 오빠는.. 급한나머지.. 저를 막.."

.........................

으...

소설을 쓰는구나..

"어이구 이녀석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젠 웃음만 나온다..

설마 믿을까..

"엄마 설마 믿는거 아니지?"

"헤헤.. 어머니.. 그냥 농담이에요.."

"홍홍홍.. 알지.. 윤경양 너무 재밌네.. 울 봉구가 푹 빠질만 하겠어"

...................

누가 푹빠져?

나를 앞에두고 이 뻔뻔한 대화들은 뭐야 도대체?

"어머니도 너무 재밌으세요.. 전 다른 어머니들은 조금 불편하던데..

어머니는 너무 편하세요.히힛.."

......................

둘의 분위기가 넘 좋은데..

이거 좋은거지?

어머니와 그녀가 친해진다는건..

나중에 고부간의 갈등도 많이 없어진다는거?

너무 앞서간건가?

....................

"밥은 먹었니?"

이제 나는 안중에도 없나보다..

그녀에게만 묻는 어머니..

"아뇨.. 아직 안먹었어요.."

"어머 그래? 잘 됐네.. 모처럼 봉구 고기좀 먹일려고 했는데.. 같이 먹고 가.. 알았지?"

"정말요? 저야 좋죠.."

...................

어머니와 그녀가 사이..

왜이리 급진전 된거지?

.........................

뭐 그래도 기분은 좋다..

그녀가 어머니랑 친해지면.. 나야 좋은거지..흐흐..

"봉구야.. 엄마 나가서 장보고 올테니까.. 방청소좀 해놓고.."

"어.."

"어머니 저도 갈께요.. 같이 가도 돼죠?"

헐...

붙임성이 지나칠정도로 좋은거 아냐?

"그럴까?"

"네... 히힛.."

라며.. 팔짱을 끼는 그녀..

누가보면 엄마하고 딸인줄 알겠네...

..................

설마 같이 다녀오면서 내 험담하고 오는건 아니겠지?

웬지 불안타...

"오빠 청소 깨끗히 해놔.. 다녀오께.."

웃으며 엄마와 팔짱을끼고 가는 그녀를 보니..

흐뭇함이 절로난다..

엄마가 아주 좋은 타이밍에 와주셨구나... 흐흐..

이거 분위기 넘좋은거 아닌가?



모처럼 구석구석 방도 치우고.. 버너를 꺼내어..

삼겹살 만찬을 준비한다..

보통때 같으면 대충 먹고 끝냈었다지만..

이번엔 그녀도 함께 아닌가..

생전 안쓰던.. 방석들도 꺼냈다...


"어.. 다 준비해놨네? 어머니 상추하고 마늘하고 주세요.. 제가 씻을께요.."

"그래.. 여기.."

뭘 그리 많이 샀는지.. 두손 가득 들고 오시는 그녀와 엄마!

"뭘 그리 샀어?"

"니 반찬.. 이녀석아.. 냉장고에 반찬두 다 떨어졌을거 아냐.."

"아직 남았어.."

"밥 집에서 안먹어? 왜 그게 여태 남아?"

...................

"어머니.. 걱정 마세요.. 이제 제가 오빠 집에서 밥먹게 만들어 놓을께요.."

상추와 마늘을 들고 들어오며 그녀가 말한다..

"에구.. 그래.. 니가 좀 그렇게 해줘.. 얘가 원체 밥도 재때 못찾아 먹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잘됐구나.."

................



즐거운 삼겹살 만찬..

눈물 나게 행복하다..

이건 완전.. 어머니가 놀러온 신혼집 분위기 아닌가..

흑..

그녀의 의도를 당최 알수가 없긴 했지만..

그녀도 우리 어머니에게 잘보이려는 모습 만큼은 분명 느낄수 있었다..

그렇다는건?

"오빠..아~"

???

뭐하는거냐?

갑자기 그러면?

...............

상추를 싸서 내게 먹여주려는 그녀...

순간 당황해서 나도모르게.. 얼굴을 돌려버렸다..

"어? 뭐야?"

헉..

내가 방금 뭔 짓한거냐..

"봉구 뭐해? 윤경이가 정성스럽게 싸주는데 안받아먹고.."

"아.. 미안 갑자기 그러니까.."

"히힛.. 오빠 뭘 그렇게 부끄러워하냐.."

"아니.. 난.."

아.. 오늘 무지 긴장한다..

늘 그녀와 있을땐 다소 긴장을 하는데..

오늘은 유독 심하다..

엄마 때문인가?

"어머.. 니들 날 잡아야겠다.. "

"무슨날?"

..................

설마?

"봉구 군대 가기전에 빨리 치러야겠네..."

흐흐...

"그럴까요? 근데 봉구 오빠 군대 가있는동안 전 심심해서 어떡해요?"

.............................

뭐야..? 진심이야?



그나저나.... 군대....

잊고 있었구나..

뭐..

아직 많이 남았으니..

괜찮으려나?

그런데.. 정말 그녀하고 사귀면..

군대때문에 생이별을?

아~~

그런건가?

갑자기 이런생각이 드니.. 서글퍼진다..

"오빤 어때?"

??

뭔소리야?

정말 하잔거야?

"나? 난 뭐 별로.."

...................

내가 말해놓고도 참..

이런 상황 같이 즐기지 못하는 내자신이 한심스러울뿐이다.

"봉구야.. 고기좀 팍팍 얹어봐.. 윤경인 이거 더먹고.. 자~"

으...

이거 누가 자식인지..



"냉장고에 반찬들 놔뒀으니까.. 잘 챙겨먹고.. 윤경양이 이녀석좀 잘 챙겨줘.. 알았지?"

"네~♡ 걱정 마세요~"

버스를 타기전에 어머니는 그녀의 손을 꽉잡으며 당부를하고 있다.

남들이 보면.. 며느리에게 자식 맡겨논 시어머니인듯한 이 광경..

흐...

참...

희안하게 돌아간다.

"걱정말고 가~ 내가 애야? 모레쯤 용돈넣는거 잊지말고~"

"알았다 이녀석아.. 그럼 애미 간다.. 윤경양도 잘 지내고~"

"네.. 어머니.. 조심해서 가세요.."

나보다 더 반갑게 어머니를 배웅하는 그녀..

................

천사가 따로없다..

하루만에... 이렇게 친해질수도 있는거야?

둘의 짝짝궁이 왜그리 잘맞는거야?

슬쩍..

그녀와 단방에 친해져버린 엄마에게..

질투가 난다..

바보처럼..


"어머니 좋은분이네.. 넘 재밌으셔.."

"그러냐?"

"응.. 너무 편해! 나 엄마없이 지낸지 오래되서 그런가 오빠네 엄마가 막 내 엄마같고 그런다.."

..................

"뭐?"

"크크.. 아냐.. "

.......................

가엾은 그녀..

그동안은 너무 밝은 모습만 봐서.. 그녀의 이런 안타까움을 몰라주고 있었다.

얼마나 외로웠을까..

어머니의 품이.. 얼마나 그리웠을까..

항상 내앞에서.. 힘든 내색 안하고.. 꿋꿋히 웃던 너였는데...

아..

갑자기 그녀를 꽉 안아주고 싶었다.

그녀의 어머니 품 만큼은 안되겠지만..

그녀가..

누군가의 품속에서..

모든 외로움을 떨쳐버릴수만 있다면..

그게 내 품속이었으면 좋겠다..


살짝..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뭐야?"

제법 놀란듯.. 그녀가 나를 쳐다보며 말한다..

......................

아... 젠장.. 민망하게..

후다닥 손을 내리고 만다.

"아.. 그냥.. 힘내라고.."

"뭘?"

"아니.. 뭐.. 그냥 다.. 힘내라는거지.."

"어깨에 팔 올리고 싶어?"

.........................

"그럼 1분만 얹어~ 자.."

라며 내 팔을 그녀의 어깨로 끌어가는 그녀다..

허.. 뜻하지 않게 찾아온 행운!

가슴이 또 콩닥콩닥 뛰기 시작한다..

"뭐하는거냐?"

"아.. 좋네.. 오빠.. 우리 이렇게 다니면 나중에 소문 쫙날텐데.. 그치?"

...........................

"그.. 그렇겠지.."

떨려서 말도 잘 안나온다..

왜 목이 메이는것이냐...

"그럼.. 나 좋아하던 남자들 다 어떡해? 충격먹을텐데..."

........................

갑자기 웬 공주병증세냐..

뭐.. 하루이틀도 아니긴 하다만..

유독 심한거 같다.. 오늘은..

"좋아하는 남자가 있긴 하냐?"

많다는걸 안다..

하지만 그녀에게 그 사실을 말해주고 싶지 않았다.

절대~ 부인하고 싶었다..

"왜 없어? 다들 날 얼마나 좋아하는데.. 막 난리야.."

"뭔 난리?"

"알잖아.. 나 교문뜨면.. 시선 집중되는거.. 오빠도 봤지?"

...........................

"아니 못봤는데.."

이거 .. 중단시켜야돼는데..

"남자 애들끼리 막 싸우고 그런데.. 나땜에.."

헐..

"그러냐?"

"어..맨날 러브레터 주고.. 커피한잔 하자고 하고.. 피곤해 죽겠어.."

"그래?"

"응"

"민망하지? 니가 말하고도?"

"흐흐.. 좀 민망하네.."

아.. 좀 더 받아줄걸 그랬나?

설마 이런걸로 의기소침해지는거 아니겠지?

"에이 재미없어 오빠! 농담도 안통하고.."

.....................

"1분 지났어.. 팔 내려.. 누가 맘대로 팔 올리래?"

윽...

뭐야.. 자기가 올려놓고..

...........................

살짝 삐진듯한 그녀의 뾰루퉁한 표정.. 귀여워 죽겠다..

"아참.. 오빠.. 나랑 안경점에 잠깐 가자.."

"왜?"

"아.. 안경 새로좀 맞추려고.. 요즘 시력이 더 낮아졌나봐.. 잘 안보여.."

"눈 그렇게 안좋아?"

"응..안경에 문제가 있는건지.. 날이 갈수록 안좋아지네.. 결정적으로 오빠가 잘 생겨보여.."

..................

"그럼 눈은 더 좋아진거 같은데?"

"훗.. 오빠 지금 농담 한거야?"

......................

"재미없냐? 내가 농담하면 원래 좀 이래.. 흐"

"아냐.. 크크.. 재밌었어.. 빨리 가자.."



"오빠.. 잠깐만.."

길거리에서 파는 조그마한 어항들 앞에서 멈춘 그녀..

"와.. 이거 이쁘다.."

.............

"아저씨 이거 얼마에요?"

금붕어 2마리가 든 알라딘의 램프 모양의 어항을 가리키며 그녀가 묻는다.

"네.. 만원이에요.."

"어머.. 비싸네.. 좀 깍아주시면 안되요?"

"안돼~"

매정한 아저씨...

좀 깍아주시징..

"아이.. 천원만 깍아주세요.. 네?"

후아..

물건 깍는 모습을 옆에서 보는것도 쉬운게 아니구나..

왜 내가 민망해지는지원..

"안돼 학생.. 이거 원래 2만원짜린데.. 싸게 주는거야.."

"치... 이왕 싸게 주는거 천원만 더 빼주세요.."

...................

아.. 내가 천원 보태주고 싶다..

그냥 사징..

"아.. 안돼는데.. 이거 정말.."

"아저씨잉~~~"

헛.. 애교..

설마 천원 깍으려고 저런 앙증맞은 애교를?

"으이그.. 알았어! 그럼 9천원에 가져가.. 내 특별히 학생 이뻐서 천원빼준거야.."

"네~~ ♡ 고마워요 아저씨.. 여기요.."

.....................

"이쁘지 오빠?"

"어.. 이쁘네.. 근데 금붕어 좋아했냐?"

"아니.. 그냥 갑자기 이뻐보여서.."

"그래? 근데 잘깍더라.. 좀만 더 했으면.. *로도 받겠든데?"

"흐흐.. 한 오천원까지 깍아볼껄 그랬나?"

...................

"자.. 이거 오빠주는거야.. 선물!"

잉?

"뭐? 이거 나줄라고 산거야?"

"어.. 오빠방.. 너무 음산해서.. 싫어.. 이런거 하나 있어야 방분위기좀 살지.."

...............

그런거였냐?

"암튼 고맙다.."

"고맙긴 뭘.. 흐흐 사실 나 오빠 어머님한테 더 비싼거 선물 받았지롱.."

......................

"뭐?"

"쨔잔.."

라며.. 그녀는 팔을 걷어부쳤다..

"팔지?"

"응.. 아까 시장보면서 지나가다가 팔길래.. 그냥 구경만 하려고 했더니..

어머님이 맘에드는거 하나 사주신다고 골르라잖아.. 그래서 이걸로 골랐어.."

"비싼거냐?"

"만원! 근데 오빠 어머닌 나보다 더 잘깍으시던데 뭘..흐흐..

이거 만오천원인데 어머니가 막 깍더니 만원에 사주셨어.."

"그러냐? 역시 엄마답다.. 암튼 좋겠네.."

"응... 선물 하도 오랫만에 받아보는거라.. 넘 좋아.."

...................

그랬냐?

그동안 선물줄 사람이 없었던거냐?

아..

또 마음 한구석이 메어져 온다..

그래..

기억해두마..

앞으론..

너 이런말 절대 나오지 않게..

많은 선물 해주마..


"근데.. 오빠 금붕어 두마린데.. 이름 지어주자.."

.................

"뭔 이름? 그냥 금붕어라고 하면 돼지"

"에이.. 빨리 생각해봐.. 난 한마린 생각해놨어.."

"응? 뭔데?"

"이거 한마리는 암컷.. 한마리는 수컷이겠지?"

"글쎄다.. 그거 구분되냐?"

"몰라.. 그냥 그렇다구 치구.. 수컷은 봉돌이로 하자.. 요기 꼬리 검정거.. 있지?

그게 좀 커보이니까 수컷.. 봉돌이.. 오케이?"

.............................

"흐.. 설마 내 이름 딴거냐?"

"응.. 어때 귀엽지? 봉돌이...크크.."

"그럼.. 암컷은 윤자 하자.."

"싫어.. 윤자가 뭐야.. 암컷은 좀 세련되게 져야지.. 유니어때?"

"야.. 수컷은 봉돌인데 왜 암컷만 세련되?"

"시끄러.. 내가 사준거니까.. 그냥 내가 하자는대로 해.. 봉돌이하고 유니.. 됐지?"

...............................

뭐 사실 금붕어의 이름따위야 어떻게 짓든 관심 없었다..

내게 중요한건.. 그녀와 나 사이에..

이 봉돌이와 유니가 있다는거다.

앞으로 그녀는 이 봉돌이와 유니를 보러 내방엘 더 자주 드나들것이고..

그렇다는건.... 흐흐..

"알았다.. 봉돌이.. 유니.. 귀엽네 요놈들.."

"근데 밥은 뭐주냐? 사야돼나?"

"그러게.. 어디서 팔지?"

"근처에 금붕어 파는집 본적 있어?"

"아니.."

"일단 이거 오빠방에 놓고 찾아보자.."

"그럴까?"



그녀와의 뜻하지 않던 데이트가 밤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웬지 이젠 그녀와 사귀잔 말을 하지 않아도..

내 여자친구같은 행동을 할수 있을거 같았다..

지나친 자신감이려나?

그녀의 행동들.. 그녀의 말들..

따져보면 모두.. 남자친구한테나 할수 있는 것들 아닌가..

그녀도 분명 나를 좋아하고 있을것이다..

확신이 든다..

하지만..

고백할 자신은 없다.

고백해서 잘못됬을때의 파장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

지금 이대로도 좋기 때문인걸까..

그냥 지금처럼..

꼭 연인이란 타이틀이 아니더라도..

서로의 느낌만을 가진채..

매 순간 행복할수만 있다면..

그게 더 좋은거겠지?

하지만.. 연인이 되면..

자연스럽게 손도잡고.. 키스도 하고.. xx도 하고..

...............

아.. 머리아프다..

어떡해야 하나?

 

 


"오빠~ 저기 있네.."

멀찌감치 수족관을 발견한 그녀가.. 활짝 웃으며 나를 끌고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그래..

그냥 이대로도 좋은거겠지?

내가 말하지 않아도..

넌 내마음 잘 알고 있는거겠지?

그런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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