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6

NEOKIDS 작성일 13.12.25 21:5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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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 6

 

 

“여기는 팔콘1. 베이스 에이리어에 도착했다. 위치를 지정해달라.”

- 팔콘 1. 귀환을 환영한다. 5번 착륙장이 비어있다.

 

블랙호크 헬기 엔진의 무지막지한 소음 뒤로, 도로시는 헤드셋으로 들려오는 무전들을 들으며 안도했다. 이로서, 작전이 하나 더 끝난 것이다. 여자의 몸으로서는 견디기 힘든 태스크 포스의 작전, 그것을 끝내고 오는 길이었다.

 

이것으로서 도로시가 팀 리더가 되어 끝낸 작전은 총 20여 회. 그 중 서너 번의 작전은 위험한 순간들도 있었지만, 효과적으로 대응하며 끝냈다. 도로시의 팀에 들어가면 아무도 다치거나 죽지 않는다는 소문이 베이스 캠프 내에서는 이미 허다하게 퍼졌다. 


혹자들은 그것을 싸우지 않는 도로시 때문이라고 폄하하기도 했지만, 그녀의 타겟 선별능력과 상황대처 능력만큼은 누구도 뭐라고 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그녀가 이끈 모든 작전은 모두 임무를 성공적으로 달성했다.

 

하지만 지금 도로시의 감정은 그다지 평온하지 않았다.


“팀장. 돌아가면 정보팀 놈들 어떻게 해버릴까요?”


팀원 중에서 도로시를 백업해주는 잭이 말했다.


“별거 있겠어? 어차피 또 실수였다고 할 텐데.”

“아니, 어떻게 그 정도의 대규모 병력이 이동방향을 바꿨는데 그 정보를 알려주지 않고 마주칠 뻔 하게 만든 걸 실수라고 말할 수 있겠어요?”


그 말을 듣던 저격병 네이던도 끼어들었다.


“그 놈들 턱밑에다 권총 들이밀고 쏴버린 후 우리도 실수였다고 말하면 안 될까요?”

“되도 않는 소리 집어치워, 네이던.”

 

말은 그렇게 했지만 도로시로서도 그러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다. 오늘 같은 경우는 특히 위험했던 것이다. 적은 목측 25m 지점까지 다가왔었고, 어떤 정보도 적 게릴라의 대부대가 그 쪽으로 이동한다는 얘길 해준 적이 없었다.

 

무전 전파가 저 쪽에 들통날까봐 무전기까지 끈 채, 그들 팀은 적의 바로 옆에서 죽은 척 하고 엎드려 있어야 했다. 만약 네이던의 발견이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팀은 그대로 그들과 마주쳤을 것이고, 도로시 이하 팀원들은 모든 장비를 버리고 죽어라 달리다가 생을 마감해야 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냉정하고 침착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은, 히말라야 산맥 꼭대기 사이에 걸린 외줄을 타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그녀는 아직까지는 잘 해내고 있었다. 돌아가야 할 집, 돌아가야 할 장소가 있는 동안은.

 

블랙호크 헬기가 이제 천천히 속력과 고도를 낮춰 가고 있었다. 베이스 캠프는 눈에 보일 정도로 가까워졌다.

 

그 때, 뭔가 일이 틀어졌다.

 

갑자기 헬기가 크게 휘청이기 시작한 것이다.

 

“팔콘 1, 팔콘 1, 갑작스런 기류!”


헬기 바닥이 마치 롤러코스터처럼 흔들리며 위아래가 뒤집어 지는 와중에도 도로시는 팀원들을 살펴보려 애썼다. 하지만 이미 거의 다가 바깥의 낮아진 땅바닥으로 떨어진 뒤였다. 헬기가 완전히 뒤집히는 수준으로 기울어져 버린 바에야, 제대로 안전 고리를 걸고 있어도 자세를 보장할 수 없는 상황.

 

블랙호크의 후미 동체까지 부러지는 강한 돌풍이 휩쓸고 지나간 후, 급격하게 회전하는 동체 안에서 도로시는 안의 구조물은 무엇이던 잡히는 대로 단단히 붙잡았다. 사방의 광경이 이지러지고, 뱃속에서는 소화가 덜 된 전투식량이 입밖으로 언제든 튀어나오려 요동을 쳤다.

 

지면에 헬기가 충돌하는 그 순간, 도로시는 정신을 잃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도로시는 천천히 눈을 떴다. 헬기의 동체가 튼튼히 버텨준 것 같았다. 뒤이어 사지를 움직여 보았다. 천만다행으로, 조금의 찰과상과 타박상 외에는 어디 한 군데 부러진 곳도 없는 듯 했다. 도로시는 천천히, M4a1과 장비들을 몸에 매단 채로 기어 나왔다. 뱃속의 내용물이 쓰고 신 위액과 함께 식도로 기어올라 오면서, 도로시는 잠시 허리를 숙이고 모든 것을 쏟아냈다.

 

얼마만큼 게워 냈을까. 도로시는 천천히 주변을 돌아볼 수 있을 만큼 회복됐다. 먼저 돌아본 것은 조종석이었다. 조종사들은 즉사했고, 목들이 전부 부러져 있었다. 도로시는 천천히 매뉴얼대로 행하려고 자신의 장비 중에서 폭발물 몇 개를 꺼냈다. 헬기의 주요장비들이 적의 수중에 넘어가기 전에 폭파시켜야 한다는, 매뉴얼대로.


그것에 도폭선을 감으면서, 도로시는 주변의 광경들을 더 돌아보았다. 일단 이상한 점은, 헬기가 사막지대를 날고 있었는데 갑자기 울창한 삼림지대로 와버렸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이상하다고 생각된 점은, 뭔가 주변에 널려 있는 괴물들 같은 것이었다. 하나같이 날개가 달려 있고, 머리는 까마귀 모양에 몸통은 하이에나의 모습, 다리와 발톱은 공룡 비슷한 것들이 달려있는 괴상한 동물들이 사지가 박살난 채 여러 마리 널려 있었다. 


그 괴상한 모습의 것들을 관찰하느라 미처 뇌관을 끼우는 것을 까먹을 뻔 했지만, 도로시는 침착하게 작업을 끝까지 마무리 한 후 폭탄을 조종석에 던져 넣고, 그들의 시신에 잠깐의 묵념을 했다.

 

폭탄이 터지자, 헬기는 이상하게 갑자기 화염에 휩싸였다. 동체가 부러져 그만큼의 연료가 남아있지 않을 것인데도, 헬기는 마치 장작불에 불을 붙인 듯 활활 타들어갔다. 폭발로부터 피한 도로시가 헬기 상태를 보러 나갔다가 불길의 서슬에 뒷걸음질쳐서 물러났을 때, 그녀의 눈은 화염 속에서 중간이 부러진 헬기 날개의 끝에 무언가가 걸쳐져 있는 것을 보았다.

 

그것만큼은 사지가 달린 인간의 모습이었다. 마치 이브닝 드레스나, 정장 파티의 깊이 파인 드레스 같은 것을 입은, 어떤 여자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팔다리가 조금씩 버둥대는 것 같았다. 절대 로터의 화염 때문에 움직이는 것 같지 않은, 아직 살아있는 모습!

 

그걸 본 순간 도로시는 급히 자신의 캐멀백을 벗어 나이프로 한 곳을 주욱 찢고는 앞뒤 볼 것 없이 그 몸체 쪽으로 남아있는 물을 단번에 뿌렸다.

 

그런데 그것이, 그 부상자에게는 재앙이 되었다.

 

그 물을 맞은 여자는 미친 듯이 비명을 질러댔다.


“끼아아아아악!!!!!!”


물을 맞은 몸이 마치 마그네슘마냥 군데군데 폭발하기 시작했다. 눈과 귀, 입 등의 구멍은 마치 전구를 박은 것마냥 빛들이 새어나왔다. 구하러 들어가던 도로시가 되려 물러나야 할 정도로 그 폭발의 연쇄는 강렬했다.

 

그렇게 불꽃이 좀먹어가던 몸체는 갑자기 C4라도 터뜨린 것처럼 사방을 강렬하게 울리며 충격파를 날렸다. 짐승들의 시체와 주변의 나무, 도로시까지 포함해 모든 것들이 그 폭발로부터 밀려나가며 쓰러졌다. 도로시가 터뜨린 폭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위력이었다.

 

폐허 속에서 도로시는 다시 일어났다. 알 수 없는 공간, 알 수 없는 생물, 알 수 없는 죽음 때문에 도로시는 잠시 얼이 나간 것처럼, 지금 일어난 일들을 냉정히 돌아볼 수가 없었다.

 

고개를 흔들며 멍하니 주변을 휘적휘적 걷고 있는 도로시의 팔을 누군가 갑자기 잡아 끌어 숲의 나무 틈바구니로 밀어 넣고 머리를 눌렀다.


“조용히!”


도로시가 나이프를 꺼내 대응하려는 순간, 자신을 구하려는 듯한 그 목소리를 들으며 도로시는 반사적으로 움직임을 참았다. 그리고, 하늘로부터 거대한 먹구름 같은 것이 몰려왔다.

 

먹구름은 마치 삼각형처럼 생겨서 그 뾰족한 모서리가 폭발이 일어난 이쪽을 향해 쇄도하고 있었다. 그 일부가 떨어져 땅으로 내려오고 있는 광경을 보며 도로시를 숨긴 자는 몸을 도로시의 위로 덮었다. 도로시의 등뒤로 올라타 엎드린 꼴이 되었지만 도로시는 거북함을 느끼지 못했다. 싱그런 풀과 나뭇잎의 냄새가 도로시를 감쌌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아예 그 몸에서 뿌리까지 급격히 자라나와 도로시를 완전히 덮어 조금도 보이지 않도록 단단히 둘러쌌다.

 

그것은 먹구름이 아니라 많은 수의 괴물 떼였으며, 앞장선 모서리에는 폭발한 여자와 같은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있었다. 화염이 타오르고 있는 속에서 그녀는 손에 무엇인가를 주워들었다. 그것은 누군가가 신고 있던 킬힐이었다.

 

그녀는 급히 품속에서 수정구를 꺼내들었다. 그리고는 마치 수정구의 여기저기를 눌러댔다. 그러자 수정구에서 뭔가 희끄무레한 형체가 비춰나왔다. 하얀 망토로 온몸을 감싸고 머리만 내어놓은, 또다른 여자였다.

 

“12번 에이리어에 이상 발생. 초계중이던 2053번 마녀가 사망.”

“원인은?”

“인간들의 것으로 보이는 거대한 날 것 때문인 것으로......”

“인간들?”


하얀 망토가 갑자기 움찔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 근처를 샅샅이 수색하고, 만약 살아남은 인간이 있다면 산채로 끌고 와라.”

“라져.”


보고한 여자가 손짓을 하자 괴물 짐승들이 전부 하늘에서부터 내려오기 시작했다. 그 일대를 수색하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그 광경을 보던 정체불명자는 도로시의 위에서 아주 살짝만 몸을 일으킨 채 도로시를 잡아 끌었다.


“이동할 시간이다, 인간.”



-end-



버닝중 님의 오즈 특수분견대 그림을 보고 뭔가 계속 구상이 ㅋㅋㅋㅋ

오즈의 마법사 밀리터리 버젼이에용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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