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가지 인생 - 04

갑과을 작성일 13.12.28 09: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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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1. 로키

 

토라가 건네준 의뢰 제안서에는 이스트 민스터 교구의 고아원에 ‘누구도 읽어서는 안 되는’ 금서가 흘러들어갔으니, 이것을 되찾아 주었으면 좋겠다고 적혀있었다. 덧붙여서 만일 그것을 읽은 사람이 있다면, 누구가 되었든 간에 반드시 제거하라고도 적혀있었다.

 

개인적인 사견이 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의뢰주가 대륙 최고의 거물이란 사실은 차치 하고서도 예의가 바른 사람이란 건 인정하고 싶다. 의뢰를 받아오면서, 두 통 연속해서 예의 바른 문체의 의뢰장을 보낸이는 여태껏 없었다. 처음엔 문서 형태로 의뢰를 했다지만, 그 이후에는 누군가를 빌어서 구두로 통보를 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서면 의뢰와 구두 의뢰의 차이라고 한다면 전자는 내가 인수란에 사인을 하지 않는다면 의뢰를 거부한 것으로 인정되게 된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나에게 거부할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나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점에서 나는 그를 인정하고, 그의 의뢰를 받고 싶다.

 

그는 나를 존중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렇기에, 나는 ‘우리’에게서는 약간 이례적인 행동을 한다. 나는 그만 의뢰 제안서를 덮고서 수임란에 사인을 한다.

 

“응? 오빠 벌써 사인을 하는 거야? 이것저것 묻지도 않고?”

“의뢰에 대한 것에 대해 묻는 것은 사인을 한 뒤에도 충분해. 난 처음부터 그의 의뢰를 받을 생각이었으니까.”

“호오라.......... 그 사람이 오빠 마음에 들었나보네? 이런 일은 처음인데 말이야.”

“됐고, 네가 알아온 내용이나 읊어봐. 타깃은 어떤 사람이지?”

“응? 그냥 문서만 탈취하면 되는 거 아니야?”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능청을 떠는 토라의 모습을 보니 감정을 억제하는 나라지만, 살짝은 얄밉다는 생각도 든다. 토라는 괜찮은 동료이지만 보이지 않게 사람을 시험하고 점수를 매긴다. 이번 경우도 그런 경우라. 나는 경계를 하며 그녀의 말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내가 아는 바에 의하면, 그녀의 모토는 ‘거짓말은 결코 하지 않지만, 깜박하고 진실중 하나를 말하는 걸 잊어버릴 수도 있다.’이다.

 

“문서가 괜히 그 고아원으로 흘러들어갔겠어? 누군가 그걸 읽을 사람이 있다는 거 아니야. 얼른 말해.”

“하하, 오빠는 역시 영리하단 말이야. 이건 추정치에 불과하지만, 아마 그곳의 원장 수녀에게 흘러들어 갔을 거야.”

“그녀의 프로필은?”

“이름은 토리스토아 테펠리나. 나이는 43세, 키는 160대 초반, 금욕 생활을 오래 했는지, 마른 편이래.”

“그녀의 행적은?”

“뭐........... 종교인이 그렇지 않겠냐만은, 어린 나이에 수녀원에서 수녀 서품을 받았어. 그 뒤로 고아원에 배속 받아서 그곳에서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있었고.”

 

그것만 놓고서 본다면, 금서가 그녀의 손에 들어갈 이유는 도저히 눈을 씻고서 찾아볼 수가 없다. 난 그녀에게 더 질문을 한다. 그녀가 ‘깜빡하고’ 말하지 못한 진실을 찾아야 한다.

 

“그 외에 더 특이사항은 없나?”

“음........... 그녀는 구마의식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하던데? 실제로 몇 번 구마 성사에 참여한 적이 있다나봐.”

“그럼, 그 문서는 구마성사와 관련된 문서인 모양이군.”

 

내가 생각에 골똘히 잠겨있는 동안, 토라는 약간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손톱을 깨문다.

 

“그런데 오빠.......... 정말 그 의뢰를 받을 생각이야? 잘 생각해 오빠. 이건 위험할 수도 있는 의뢰라고, 만약에 오빠가 불가항력에 의해서 그 문서를 읽기라도 하는 날에는 다음 타깃은 오빠가 되 수도 있는 거야.”

“상관없어. 읽지만 않으면 되는 일 아니야.”

 

토라는 내 말을 듣더니 한심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펜릴 오빠 말대로 되는 것 같네.”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성난 코뿔소 말이야. 이것저것 앞뒤 안 재고 달려드는 게 한 마리의 오롯한 성난 코뿔소인걸?”

“............뭐래?”

 

 

 

 

 

 

 

Channel 2. 아이리스

 

해돋이의 장관이 안겨준 깊은 여운을 곱씹으며, 전 식당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아이들을 모두 학교로 보낸 뒤라 그런지, 식당은 제법 한산하네요. 저는 식사를 하고있던 자매님들과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에, 배식을 받습니다. 오늘 아침은 밀로 된 떡으로 만든 스프입니다. 멸치와 고기로 육수를 내고, 떡을 담근 다음 펄펄 끓여낸 이 스프에는 구수한 냄새가 납니다.

 

저는 활기찬 하루를 위해 스프를 잔뜩 덜어갑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아침은 황제처럼, 점심은 왕자처럼, 저녁은 거지처럼 먹어야 한다고요.

 

“아이리스 자매님은 역시 먹성이 좋네요.”

“하하, 제가 건강해야 아이들도 행복할 것 같아서요.”

 

뒤이어서 온 마르다 자매님과 인사를 나누고, 저는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합니다. 그녀는 저와 달리 ‘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라나 수녀원으로 오신 분입니다. 처음엔 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힘이 드셨지만, 3년이 지난 지금은 ‘우리 공동체’의 훌륭한 일원으로 거듭나셨답니다. 게다가 천성이 따뜻하셔서 누구에게나 친절한 태도를 견지하셨기에 평판도 좋죠.

이런 따뜻한 사람과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저 역시 마음 푸근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답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원장 수녀님 앞으로 소포가 와 있던데요?”

“아, 그래요?”

“그런데 그 소포가 좀.......... 특이했어요.”

“특이하다고요? 무슨 점에서요?”

“일단, 정상적인 방법으로 뜯어내기가 어려울 만큼 덕지덕지 포장이 되어있었거든요. 게다가, 수취인만 써 있었을 뿐, 발신인에 대한 것은 전혀 적혀있지 않았고요.”

“흐음............ 뭔가 수상쩍은데요?”

“그리고 수위 아저씨가 그러시는데 수수께끼가 적힌 쪽지가 동봉되어있었대요. 그걸 푸는 사람만이 이 소포를 원장 수녀님께 전달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네요.”

“들어보면 들어볼수록 수상한 냄새가 물큰 풍기는데요?”

“그래도, 적어도 그걸 보낸 사람은 꽤나 재미있는 사람일 것 같아요. 모든 점에서 수상쩍긴 하지만.........”

“그래서 그 수수께끼가 뭐에요?”

“음........... 좀 길고 복잡해서, 직접 가보셔서 푸는게 나을 거에요. 안 그래도 자매님 몇 분이 그 문제를 놓고 머리를 싸매고 계시더라구요.”

 

전 조금은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식사를 마친 뒤에 마르다 수녀님과 수위실로 향합니다. 마르다 수녀님은 아침 업무 때문에 망설이긴 하셨지만, 제가 조른 것도 있고 수녀님 당신도 호기심이 들어서인지 심지어는 앞장을 서가면서 수위실로 향하더라고요.

 

수위실로 가보니, 정말 마르다 수녀님 말씀대로 꽤나 많은 수녀님들이 숙직실 앞에서 모여계시더라고요. 아마, 제가 아는 한 이렇게 숙직실 앞이 북적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숙직실 앞의 게시판에는 소포에서 나왔을 수수께끼가 대문짝 만하게 옮겨적혀있었답니다. 아마도 수위실 아저씨는 별 수상쩍은 소포 때문에 생긴, 때아닌 장사진에 완전히 질려버리신 모양이에요.

 

팻말 옆에는 문제의 소포가 놓여져 있었고, 수녀님들 몇분은 그 위에 손을 얹고는 무언가를 속삭이다가.........낙담한 얼굴로 돌아서기를 반복합니다. 이 무슨 홰괴한 풍경인가 싶어, 먼저 줄을 선 수녀님에게 왜 이러는지 그 곡절을 물어봅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저 소포에 손을 대고서 정답을 이야기하면 저 소포가 정답 여부를 알려준다고 하는데요?”

 

........17세기에 도대체 무슨 마법같은 이야기인가 하는데, 생각해보면 우리 수녀원의 수녀님들도 기도력으로 사람을 치유하는 기적을 일으키는 걸 보면 이 또한 완전 말이 안되는 소린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찌 됐든 여기까지 온 김에 저도 문제를 풀어봐야겠죠. 팻말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적혀있었습니다.

 

이것은 동물이다. 머리는 3개가 달려있고, 각각의 머리에 눈이 여섯 개가 달려있다. 목에는 털이 돋아나 있지만, 몸은 비늘로 덮여있다. 6개의 다리에는 날카로운 발톱이 돋아나있고 각각에는 강한 산성의 독액이 흘러나온다. 그 누구도 이것과 대적해 이긴 바가 없다. 누구도 이것의 완전한 모습을 본 바가 없다. 워낙 거대하기 때문이다. 등에 돋친 날개를 펴면 세상의 동편 끝에서 서편 끝에 다다른다. 그것이 하늘에 날아오르면 해를 가리게 된다. 이것은 무엇일까?

 

마르다 수녀님도 막상 이 배배꼬인 문제를 보니 머리가 지끈거리는 모양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다른 수녀님들도 별반 다를바 없는 생각을 했는지 비슷한 표정을 짓고있습니다. 이미 여러차례 퇴짜를 받은 수녀님들은 화를 삭이면서 새로운 정답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말을 하면 참 건방지다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지만, 이 문제가 딱히 어려울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저는 마르다 수녀님 보다 앞서서 소포에 손을 얹고 제가 생각한 답을 말해 봅니다. 제가 생각한 정답은.........

 

“혹시 이 문제의 답이..........”

 

 

 

 

 

 

 

Channel 1. 로키

 

토라는 이것 저것 따지는 성격이긴 하지만, 일단 의뢰를 하기로 결정한 이상 더는 토를 달지 않고 적극적으로 팔을 걷어부치고 나서는 사람이다. 단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믿을만한 동료임은 분명하다. 그녀는 내가 의뢰 제안서에 사인을 한지 두 시간도 되지 않아서 이번 의뢰에 필요한 인물들을 섭외해서 이곳 응접실로 불러들인다. 이중 몇몇은 나와도 구면인 사이다.

 

지금 멋들어진 콧수염을 하고 있는 사람은 로타네브라고 하는 무기 브로커다. 별볼일 없는 배경을 가진 인물이었지만, 친인척으로부터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은 뒤 일약 벼락부자로 출세했다. 원래 이재에 밝은 터라, 상속받은 무기산업을 크게 키웠다. 그 이후로는 대륙 곳곳에 일어나는 알력에 개입해서 양쪽에 무기를 팔아먹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쪽 계열에서는 로타네브라는 이름보다는 ‘죽음의 상인’이라는 별명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편이다. 우리에게는 ‘적군’의 무기와 같은 질의 무기를 공급해준다. 때로는 그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고안한 새로운 무기를 우리에게 제공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옆에 터질 것 같은 서류가방을 들고 온 여자는 우리가 통칭 ‘파티플래너’라고 부르는 여자다. 아르니람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알다시피 이 도시에서는 잘 찾아보기 어려운 이국적인 이름이다. 프로하기온 출신의 이주민 부모 슬하에서 자라났다고하니 그녀는 이주 2세대인 셈이다. 핏줄로 치자면 프로하기온 태생이지만, 사고방식과 생활양식은 라스알게티 토박이라, 사춘기때 정체성에 혼란을 가졌다고 한다. 그리고 그 피나는 고민의 결과 자신을 ‘라스알게티 인’으로 규정해서 아르니람이라는 이름 보다는, 파티플래너로 불리길 원하는 모양이다.

 

“어라? 오늘은 찰리군이 오지 않았네?”

“아무래도 이번에는 빠져야 할 것 같애요. 타깃이 있는 장소가 제법 협소해서 인원을 최소화 해야 할 필요가 있거든요.”

“음.......... 아쉬운걸? 난 찰리군 보는 재미로 이곳에 온단 말이야.”

 

파티플래너와 로타네브 모두 아쉽다는 표정으로 입을 쩝쩝 다신다. 파티플래너는 가방에서 잔뜩 찌그러진 롤케익을 꺼낸다. 우리는 자리에 앉아 롤케익을 먹는다.

 

“일단, 언니는 파티 플랜을 어떻게 짜셨어요?”

 

토라는 입안에 한가득 롤케익을 집어넣고는 입을 우물거리며 질문을 던진다.

 

“두 가지를 짜 봤어. 컨셉을 말해볼 테니까 잘 듣고 선택해봐. 하나는 ‘우지직 쾅!! 후두두두 꺄악!!’이고, 나머지 하나는 ‘아니, 어떻게 이럴 수가! 이건 말도 안되 니가 어떻게 내게........꺄악!!’이야.”

 

꽤 오랫동안 그녀를 봐 왔고, 그녀의 작업 스타일을 잘 알고 있으며, 그 스타일을 존중해보려 노력해 봤지만, 그녀가 이런 말을 할 때마다 어색한 침묵이 흐르는건 어쩔 수가 없다. 그리고 그럴 때면 파티플래너는 ‘역시 범인들이란 어쩔 수 없네.’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젓고는 한다. 혹자가 그러던가, 현자가 달을 가리킬 때, 머저리들은 현자의 손가락을 바라본다고 하지만 잠시 시간을 빌어 내 울분을 토로하자면, 이쯤되면 머저리들의 머리보단 현자의 손가락에 더 큰 하자가 있는게 아닐까?

 

파티 플래너도 성품이 모났다거나 한건 아니기에, 우리같은 범인과의 지적 수준에 탄식은 할지언정 소통을 포기하지는 않는다. 사람의 아들이 한낱 인간들에게 자신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신성을 내려놓고 육신을 입었듯이, 그녀도 자신의 의식 수준을 우리 수준에 맞춰서 컨셉을 설명해준다. 사람의 아들이 그러했듯이 언젠가는 우리 같은 범인이 그녀의 의식 수준으로 올라서길 바라면서 말이다.

 

그녀의 초인적인 언어에 담긴 범인적 의미는 다음과 같았다. 두 가지 컨셉 중 전자는 마치 특공대의 진압작전 같이 정예요원들이 기습을 하여 타깃을 제거하고 문서를 탈취하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고대 문학 중 트로이의 목마 이야기처럼 요원 하나가 잠입을 해서 타깃을 제거하고 문서를 탈취해 오는 것이다.

 

언제나 느끼는 바지만, 초인적인 언어에는 고도의 함축성이 내포된 모양이다.

 

 

 

 

 

 

 

Channel 2. 아이리스

 

“괴물 아니에요?”

 

각자 거리를 두며 혼자서 중얼거리면서 답을 생각하던 자매님들 모두 자신의 행동을 멈추고 저를 바라봅니다. 다들 이 간단한 단어를 생각하지 못한 모양입니다. 자매님들의 얼굴에는 ‘에이, 아무리 그래도 설마 답이 정말로 괴물이겠어?’라는 표정이 떠오릅니다.

 

“...........정답.”

“에에?!”

 

소포에서 다음과 같은 말이 흘러나옵니다. 모두들 한방 얻어맞았다는 표정이네요. 저는 수녀님들에게 머리숙여 인사를 하고서, 벙찐 표정을 하고계신 수위아저씨에게 소포를 받아서 챙겨듭니다. 이 기이하면서도 어색한 풍경을 지켜보던 마르다 수녀님은 배를 잡고 깔깔거리며 웃음을 터뜨립니다.

 

“세상에나 세상에나, 정답이 괴물이었다니 제가 지켜보니까 대부분의 자매님들은 성경에 나오는 기이한 생물들의 이름을 상기하느라 머리를 쥐어짜고 계셨던데. 이거 한방 먹었는걸요? 정말 별에 별 이름들이 나오더라구요. 커룹, 리바이어던, 666............ 그런데 세상에...... 푸하하하하하!!”

 

몇몇 자매님들이 눈살을 찌푸리시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그분들이 그 단어들을 떠올린 모양이 분명해 보입니다. 저는 결코 그럴 입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분들의 그런 눈빛에 왠지 모를 죄책감으로 주눅이 들어버립니다.

 

“어떻게 그걸 생각해 내신거에요?”

“그냥.......... 세상에 머리가 세 개가 달려있고, 눈이 여섯 개씩 달린 동물은 없을 거라고 생각을 하니, 딱 ‘괴물’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더라구요.”

“하아......... 마술의 비밀이란, 알고나면 언제나 허망하기 마련이네요. 그나저나, 옆에서 지켜보면서 느낀건데 아이리스 수녀님은 정말 자유로운 생각의 소유자인 것 같아요.”

“자유로운 영혼이라.......... 하하 그 말 칭찬인거 맞죠?”

 

마르다 수녀님은 여부가 있냐는 표정을 짓습니다.

 

“그럼요! 덧붙여서 아이같다고 말하려고도 했는걸요. 아시죠? 천국은 아이들의 것이라는거.”

“하하, 소포에 단어 한마디 말 했을 뿐인데, 천국의 주인으로 클래스가 올라간 거에요?”

 

장난스럽게 대꾸를 하려고 했는데, 의외로 마르다 수녀님의 표정을 보니 장난으로 넘겨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마르다 수녀님의 표정이 너무나......... 진지해 보이거든요.

 

“아이리스 수녀님은 정말 순진하고 무구해요. 어떠한 선입관이나 입장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이야기하잖아요. 이번만 해도 사람들이 다들 ‘성경’이라는 텍스트에 구속되어 생각의 날개를 펼치지 못할 때, 아이리스 수녀님만이 거기에서 벗어나 정답을 꿰뚫었어요. 그건 우리같은 사람들에겐 정말 필요한 재능이라고요.”

 

마르다 수녀님은 제 손을 꼭 붙잡습니다.

 

“난 수녀님이 언제까지나 그런 모습을 가지고 있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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