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업데이트를 마치고 예전에 썼던 작품을 다시 읽어볼겸 닉네임을 검색해봤다.
두가지 인생 - 01 13.12.04.
와...... 내일 모레면 딱 5년이 되네.
문득 비애감이 나를 덮쳤다.
여기까지 오는데 꼬박 5년이 걸렸다. 뒤를 돌아보면 진짜 많이 온 것 같은데
앞을 보면 답이 안나온다. 준비한 에피소드는 8개인데, 이제 막 4번째 에피소드의 세 번째 이야기를 적고 있었다.
그리고 이건 3부작이란 말이야.....ㅠㅠㅠㅠㅠㅠㅠ 단순히 계산하면 5년을 했는데 전체에 1/6밖에 못했다.
단순 계산하면, 난 이 모든 이야기를 다 쓰려면 25년이 더 필요하다.
이건 초고인데...... 아직 이렇다할 퇴고도 못했는데...... 집필 끝나고 퇴고도 끝나고 출판사 문을 두드리는게 더 빠를까
내가 환갑잔치를 맞이하는게 더 빠를까.
이렇게 생각하니 답도 안보인다.
베르세르크, 베가본드는 재미있기라도 하지 난 대체 뭐라고......
앞을 보니 착잡해서 뒤를 다시한번 뒤를 돌아봤다.
뒤를 돌아봐도 한숨나오긴 매한가지다.
한편한편 올려 보면서 느낀건 난 지독할 정도로 고독하게 이걸 써 왔구나 싶었다.
메아리 없는 산에서 소리를 지른다는 상투적인 표현보단, 내 식의 표현으로 하자면
방음재로 둘러싼 방안에서 소리를 5년 내내 질러왔다.
에휴...... 목도 안쉬나.
막힐때도 있고, 다른 즐거움을 찾느라 연재에 소홀한 적도 있었다.
뭐 어차피 답변도 없는거 뭐 어때?라고 생각했는데, 이전에 올린 글을 살펴보니 그것도 아니더라.
댓글이 없는데 조회수는 400, 500, 600...... 분명 뭐 한사람이 여러번 누른 것도 있겠지.
근데 더는 못쓰겠다고 도망가기엔 조회수의 압박이 심하긴 하더라.
마치 포커페이스인 면접관 앞에서 재롱잔치를 하는 기분이다. 그렇게 5년을 보내왔다.
여기서 재롱잔치를 멈추면 백프로 떨어진다. 뭔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게 합격하는 길이겠지 하면서 춤을 추는 기분이다.
확실히 오래했고, 지쳤고, 앞은 안보인다.
근데 나는 왜 아직도 못도망 가고 여전히 글을 쓰고 있는거지?
이건 백타 먹히는 글이니까, 이걸로 돈 벌어서 평생 놀고 먹어야지 ♥라는건 이미 허황된 생각이었다는건 눈치챈지 오랜데.
오기? 아니면 아직도 버리지 못한 희망?
진짜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건......
독자 여러분 그동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 앞으로도 잘 부탁해용 ♡